굿뉴스코 스토리

누구나 한 번쯤 가고 싶은 청정 자연환경을 가진 뉴질랜드는 오랫동안 나의 로망이었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궁금했고, 과연 내가 어떤 봉사활동을 할지 부푼 마음을 안고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입국심사, 짐 찾기, 세관통과 과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들은 정성들여 싸온 내 짐을 이리저리 헤집어 하나하나 확인하고 질문하며 약 2시간 만에 겨우 통과되었다. 예상과 다르게 나에게 뉴질랜드의 첫인상은 까다로운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단원들은 봉사활동을 위해 먼 장소로 자주 이동해야 했는데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오래 걸을 수 없어 자주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위험하게 히치하이킹을 하냐’며 이상하게 쳐다봤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경과 달리 사람들은 딱딱하고 정이 없어 보였다.

하루는 아름다운 해변인 셰익스피어 비치를 간 적이 있다. 그곳은 조개가 살기에 좋은 환경이어서 물때를 잘 맞추면 조개를 쓸어 담듯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이곳 저곳에 펼쳐져 있는 조개를 보며 한껏 들떠 연신, ‘우와!’라고 외치며 조개를 잡아 20ℓ 큰 통에 가득 채웠다. 조개를 한 가득 담은 통을 들고 도로변으로 걸어 나오는데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경찰 두 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경찰은 우리에게 통을 바닥에 두고 멀리 떨어질 것을 명령한 뒤, 통에 담긴 조개를 바닥에 쏟아 갯수를 센 뒤 증거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사진을 찍었다. 영문도 모르고 서 있는 우리에게 다른 한 경찰이 길 가에 있던 작은 표지판을 가리켰다. 그 표지판에는 ‘조개채집은 한 사람당 50개까지 허용 - 셰익스피어 공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 세 명이 잡은 조개는 무려 997마리! 847마리나 더 잡은 것 이다. 그때부터 경찰은 우리를 한 명씩 취조했다.

우리는 ‘이곳에 봉사를 목적으로 왔고, 이곳의 법을 몰랐을 뿐, 나쁜 뜻은 없었다.’라며 설명을 했지만, 경찰은 냉정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매우 큰 죄로 여겼고, 자연을 훼손할 시 벌금형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구금형도 치를 정도로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했다. 우리는 겁에 질렸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깊은 걱정에 빠졌다. 최고의 추억은 한순간 최악의 기억이.

며칠 뒤, 우리가 머물고 있던 숙소로 각각 뉴질랜드 달러로 500달러씩, 총 1,500달러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봉사단원인 우리에게는 합해도 50달러도 없었기에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주변에 현지 친구들은 뉴질랜드가 법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나라라 이런 경우가 번복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방법이 없던 우리는 고민 끝에 뉴질랜드 정부를 대상으로 편지를 쓰기로 했다. “우선 조개를 많이 잡은 것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합니다. 법을 잘 몰랐고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봉사단원이고 단지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한 글자, 한 글자 솔직한 심정을 써내려갔고 부족한 영어실력이 그대로 담긴 편지를 보냈다. 며칠 후, 정부로부터 회신이 왔다. 떨리는 마음에 열어본 편지에는 기적적인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위법행위에 관한 당신의 설명을 검토해 보았습니다. 저희는 이번 경우에 벌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마치 1억을 탕감 받은 것처럼 뛸 듯이 기뻤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내가 뉴질랜드를 향해 잘못된 관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벌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긴 뉴질랜드 정부로부터의 회신
벌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긴 뉴질랜드 정부로부터의 회신

‘뉴질랜드 사람들은 딱딱하고 정이 없어’ 난 내가 만든 이미지를 가지고 사람들을 생각했지 직접 다가가서 내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개 사건을 통해 정부에 솔직하게 편지로 심정을 표현해보니, 그들은 내게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해주었다. 이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 뉴질랜드는 참 따뜻했다. 히치하이킹을 시도할 때면 위험할 까봐 걱정하며 우리를 원하는 곳까지 태워다 주셨던 분들, 지나갈 때면 날이 덥다며 시원한 물을 주시는 분들, 이전에 보지 못한 따뜻한 뉴질랜드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에 돌아온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개사건’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키위처럼 새콤 달콤한 뉴질랜드의 굿뉴스코 활동

 

1. 퍼시픽 페스티벌 참가

3월에 몇 만 명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뉴질랜드 퍼시픽 페스티벌이라는 남태평양 섬나라들의 큰 축제가 있다. 매년 굿뉴스코 해외봉사자들이 축제에 참가해서 공연도 하고 각 섬나라별 춤이나 음식 문화들을 한곳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많은 현지인들도 만나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2. 요양원 방문하기

뉴질랜드는 노령인구가 많기 때문에 요양원 같은 시설이 보편적이다. 그래서 봉사자들은 자주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같이 시간을 보낸다. 거동을 도와드리기도 하고,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가끔은 문화의 밤을 열어서 많은 어르신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손녀 손자처럼 가까워 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3. 한글학교 아카데미

굿뉴스코 단원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한국어 아카데미를 열어서 학생들을 위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자음 모음을 쓰는 것부터 시작해서 동물, 과일 등 낱말을 가르쳐주고 동요를 통해 한국말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더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가르쳐 주고 있다.

4. 굿뉴스코 홍보활동

남태평양 섬나라 축제 때 혹은 직접 섬나라에 가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굿뉴스코 활동을 소개하고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문화를 알리고 댄스와 노래를 가르치기도 하며 마인드 강연을 주최한다. 뿐만 아니라 단원들이 자신들의 전공과 관련된 분야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는 아카데미 시간도 가진다.

뉴질랜드는 남태평양, 유럽, 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모여 살고 있기 때문에 문화가 다양하다. 한국은 경쟁사회라서 모든 것들이 대부분 급하지만 뉴질랜드는 자연과 더불어 사람들 마음에 여유가 있고 평화롭다. 또한 주변에 섬나라가 많기 때문에 주위에 있는 많은 남태평양 섬들을 갈 수 있다. 이곳에서 굿뉴스코 해외봉사활동을 하는 단원들은 매일매일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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