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정감사] 청소년,도박을 놀이처럼 인식 … 예방ㆍ치유 장치 없어 무방비 상태

청소년 도박 중독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상담사례 47건을 분석한 결과, 불법도박을 시작하게 된 계기의 87%(41건)가 친구, 아는 형 등 지인들을 통해서였다.
청소년 도박 중독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상담사례 47건을 분석한 결과, 불법도박을 시작하게 된 계기의 87%(41건)가 친구, 아는 형 등 지인들을 통해서였다.

국내 청소년들이 도박 문제로 전문상담을 요청한 건수가 3년 새 4.7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예방과 치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철규 의원(자유한국당)이 13일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도박 전문 상담을 받은 청소년이 2014년 64명에서 2016년 302명으로 3년 새 4.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만해도 8월까지 청소년 283명이 상담신청을 하는 등 청소년 도박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2015년 실시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를 보면, ‘중2~고2’재학 중 학생의 5.1%가 도박문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제주(10.8%) △울산(9.4%) △충남(8.2%) △광주·전남(7.9%) 순으로 위험군과 문제군의 학생이 많았으며,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불법스포츠’(54.2%), ‘불법인터넷 게임’(42.4%)을 통한 도박을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바카라, 경마 등 성인 도박게임과 유사한 게임에 중독되는 등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사채놀이를 하거나 폭력행사, 절도, 물품 사기 등 어른들의 범죄를 닮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47건의 실제 상담사례 분석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도박을 시작하게 된 계기의 87%가 친구, 아는 형 등 지인들을 통한 것이며, 페이스북 등 SNS광고, PC방 전단지 등을 통해서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도박으로 잃은 돈 역시 액수가 상당하다. 지금까지 잃은 돈이 1000만원~2000만원이라는 청소년이 가장 많았고, 최대 2000만원에서 4000만원까지 잃은 경험이 있는 학생이 17%를 차지하고 있다.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평균적으로 1100만원의 손실을 경험한 것이다.

사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홍보영상
사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홍보영상

 이러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청소년들은 2차 범죄에도 쉽게 빠져들고 있다. 중고 사이트에 허위매물을 올린 뒤 물품은 보내지 않은 채 입금된 돈을 획득하는 사기나 학교폭력을 통한 돈 갈취 등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도박게임을 하나의 놀이 정도로 인식하며 문제의식이나 죄의식 없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정부도 지난해말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게임 및 인터넷 과의존 및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대책을 발표 했지만, 실질적으로 도박에 쉽게 노출돼있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중독으로부터 치유하는 장치가 없이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철우 의원은 “청소년 도박 중독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돼 평생 겪어야 할 고통이 될 수 있으므로 예방과 치유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며 "도박문제를 적발할 특별사법경찰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특사경 문제는 법무부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교문위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