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후원국 미국 빈자리 채우는 일본, 분담금 무기로 영향력 행사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한국시간) 유네스코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한국시간) 유네스코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기구 유네스코(UNESCO·유엔국제문화기구)의 최대 후원국인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했다.

각국이 시대적인 상황과 정치적 입장에 따라 유네스코의 탈퇴와 재가입을 반복하지만, 미국의 이번 탈퇴 배경과 영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12일 성명을 내고 유네스코 탈퇴 공식 통보 사실을 알렸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탈퇴 이유 두고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유네스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등 여러 가지를 들긴했지만, 유네스코가 역사 유산과 관련된 문제에서 미국의 혈맹국인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반이스라엘편견이 계속된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이어 유네스코를 탈퇴를 밝힌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휴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미국의 결정을 용기 있고 도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총리는 “유네스코는 역사를 보전하기는커녕 왜곡하고 있다. 그곳은 어리석은 자들의 극장이 됐다”며 비판하고 있다. 총리는 외무부에 유네스코 탈퇴를 지시하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네스코 최대후원국 미국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 일본이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에 영향력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네스코 최대후원국 미국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 일본이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에 영향력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네스코 최대후원국인 미국의 탈퇴로 일본이 최대후원국이 됐다. 그동안 미국은 유네스코 예산의 22%를 분담했던 최대후원국이었고 일본이 9.7%로 2위, 중국이 7.9%로 3위로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다.

때문에 유네스코 최대후원국이 된 일본이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에 영향력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 2015년 중국의 ‘난징 대학살 자료’의 유네스코 등재 등 유네스코가 자국과 관련해 불리한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분담금 지급을 연기했다.

일본은 올해에도 34억 8000만원(약 350억원)의 분담금 지급을 보류한 상태로 알려진다. 이 같은 결정은 현재 한중일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 유산 등재 추진에 대한 압박이라고 해석된다.

현재 한국에서는 항일운동의 자료에 대한 유네스코 등재가 잇따라 추진되고 있고 지난 5월에 신청한 대구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도 이달말 결정을 앞두고 있다.

한편, 미국의 이번 탈퇴는 유네스코 규정에 따라 내년 12월 31일부터 효력을 발휘된다. 12일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하며 ‘유네스코가 진정으로 문화와 교육을 진흥하는 자리로 돌아온다면, 다른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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