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초등학생 10여 명과 함께 뉴욕을 한 달 간 여행한 적이 있다. 그 아이들과 지내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기저귀를 갈아 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마냥 참을 수만은 없어서, 여행 기간을 서로 좀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아이들에게 작은 ‘마음 훈련’을 시작했다. 특별한 것은 아니고, 단체생활에서 꼭 지켜야 할 일들을 설득력 있게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행동이 개선되면 칭찬하고 과자 등으로 보상했다.

지켜야 하는 일들은 예를 들면, ‘규칙1. 자기 쓰레기는 바로 휴지통에 버리되 분리 수거를 하자’ 등이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행동으로 나타난단다.”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해 주었다.

한번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고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첫 번째 휴게소에 들렀을 때, A라는 아이에게 차 안에 있는 쓰레기 봉지를 버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지켜보니 A는 쓰레기 봉지를 쓰레기통 주변에 두고 왔다. 다음 휴게소에서는 B에게 부탁했다. B는 쓰레기통에 가서 캔과 페트병과 휴지를 꼼꼼히 나누어서 버리고 왔다. 평소 성격이 A는 덜렁대고 B는 찬찬해서 그랬을까? 그렇지 않았다. 성격은 B가 더 산만한 편인데, 다만 내게 자주 들었던 잔소리(?)를 행동으로 옮겼던 것이다. B는 꽤 중요한 마음의 태도 하나를 몸에 익히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생각과 생활이 달라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아프리카의 어느 국립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배가 얼마 전 겪은 이야기이다. 한번은 선배가 다른 대학에 초청받아 마인드학에 관련된 강의를 하러갔다. 강의 시작 전에 화장실에 들렀다가 가려고 하자 자기를 안내하던 사람이 10분 가량이나 떨어진 총장실에 딸린 화장실로 안내했다는 것이다. 선배는 볼일을 보고 나오다가 마침 화장실에 들어온 총장님과 마주쳤다.

“앗! 교수님이 여기에 어떻게?”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니까 여기까지 안내해 주네요.”

“교수님, 멀리 오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선배는 왜 10분이나 걸어서 먼 곳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해야만 했을까? 학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배설물이 쌓여 있어서 외국인에게는 도저히 보여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모습은 학생들이 공용화장실을 사용하는 마음가짐이 부족한 결과이고, 좋지 않은 습관의 결과일 것이다. 어떻게든 자신의 시급한 문제만 풀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의 마지막도 그 화장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였던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사이언스Science>지에 기고한 ‘인간의 능력Energies of Men’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 본연의 잠재력에 비하면 우리는 반쯤 졸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개개인은 자기 한계에 훨씬 못 미치는 삶을 산다. 인간은 다양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우리 세대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간이 자기 마음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달라진다.”

많은 연구와 실증 사례들을 근거로 정리해 보면,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해 우리가 처음 시작해야 하는 것은 ‘생각(마음의 태도)’을 바꾸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여러 핑계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부담스러운 일앞에 서면 바로 그 핑계를 대고 빠져나간다. 즉, ‘난 재능도 없고 시간도 없어’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하지 않고, 혹은 행동했다가도 금방 그만둔다.

그런 태도가 습관이 되어 지속된다. 하루를, 한 달을, 1년을, 10년을, 그런 태도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인생을 새롭게 하는 것은 ‘그래, 이 정도는 할 수 있어’라고 생각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전에 나는 운동하려는 마음만 가득했지 실제로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생각을 바꾸었다. ‘무리하지 말고 10분만 운동해 보자. 10분 정도는 할 수 있어.’ 그리고 타이머를 10분에 맞추고 운동을 시작했다. 힘들었지만 10분은 참을 수 있었다. 매일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덧 운동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신기한 것은, 겨우 10분씩 운동했을 뿐인데 몸이 달라졌다. 복근이 생기고 힘이 좋아졌다. 자연히 마음이 즐거워졌다.

나는 이제 그렇게 10분 단위로 다른 일들도 한다. 명상 10분, 독서 10분, 어학 공부 10분 등등. 시간을 10분 단위로 사용하다 보니 내게 주어진 24시간이 얼마나 큰 보배인지도 새삼 발견한다.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10분의 반복된 행동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게만 해도 꽤 행복해진다.

 

고민석
<투머로우>의 애독자이기도 한 그는 현재 프랜차이즈 영어 사업을 하며,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고, 국내외 여러 곳에서 마인드강연으로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마음과 공부습관을 코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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