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봉사, 어느 나라 갈래? 생생나라 소개 제5편

축구선수 드록바의 조국으로 알려진 코트디부아르.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 코트디부아르 국민들의 삶에 대한 열정도 강렬하다. 내전의 아픔을 겪었지만 순수한 국민성과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으로 빛나는 나라로 함께 떠나보자.

 

아프리카의 로망 코트디부아르

 

서부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코트디부아르는 프랑스어로는 Cote d’Ivoire, 영어로는 Ivory Coast로 상아 해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기후는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고 수도는 두 곳으로, 경제수도인 아비장Abijan과 정치수도인 야무수쿠로Yamoussoukro가 있다. 1890년부터 67년간 프랑스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프랑스는 여러 식민지 국가 중 코트디부아르를 거점으로 삼아 교육적, 정치적으로 발전하는 데 힘을 썼다. 코트디부아르는 그때의 성장으로 아프리카 국가 중 문맹률이 낮은 편에 속한다. 또한 1960년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후 꾸준히 경제개발을 추진해 ‘아프리카의 기적’으로 불릴 만큼 성장했다. 서부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 중 유독 경제가 발달했으며 안정된 치안을 유지하고 있고, 주변 나라들에 비해 생활 수준이 높다. 또한 한국 개발 NGO가 교육 사업을 하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 19개국 중의 한 나라이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춤과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

한번은 어느 마을을 방문했는데 마침 근처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아침 일찍 시작한 결혼식이 해가 저무는 밤까지 계속되더니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끝났다. 너무 신기해서 물어봤더니 갑자기 비가 내리지 않는 한 지칠 때까지 축제를 즐긴다고 했다.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은 춤과 노래를 즐기기에 좋도록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소심한 나도 어느새 손뼉을 치며 춤을 추게 만드는 리듬감과 시원한 목소리, 푸근한 몸짓이 있으며 낯가림을 하는 성격도 흥을 마음껏 즐기도록 최적화되어 있다. 누군가 리듬을 타기 시작하면 불이 번지듯 순식간에 춤판이 벌어지는데, 교복을 입고 춤추는 학생들부터 요리하던 중에 국자를 들고 춤추는 여인들, 곤히 자는 아기를 등에 업고 엉덩이를 흔들며 흥겨움을 표출하는 아주머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만드는 데 함께한다. 오직 박수소리와 목소리만 있으면 어디서든 신명나는 장면을 만들어 내는 이들이 바로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인 것이다.

프랑스의 어느 작곡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춤이란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없어서는 안될 공기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에게 춤과 노래는 삶의 일부이고, 그들은 자신의 생활상을 언제든지 춤과 노래로 바꾸어 표현할 줄 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 ‘평화의 모후 바질리카’

코트디부아르에 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인 ‘평화의 모후 바질리카Basilica of Our Lady of Peace of Yamoussoukro’다. 높이 158미터, 넓이 3만 제곱미터의 규모이고 내부에 7천 석의 좌석이 있다. 이 성당은 코트디부아르 첫 번째 대통령인 우푸에 부아니Felix Houphouet-Boigny 재임 당시인 1989년에 완공되었고, 우푸에 부아니 대통령은 이 성당을 이탈리아 로마에 기부했다.

평화의 모후 바질리카를 설계한 건축가 피에르 파코우리Pierre Fakhoury는 이 성당을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을 모델로 하여 지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외형이 성 베드로 대성당과 흡사하다. 광활함을 자랑하는 외관 못지 않게 내부 또한 아주 화려한데, 당시 7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스테인드글라스가 프랑스에서 제작돼 코트디부아르까지 운송되었다고 하니 건축 규모가 상상이 안될 정도다.

특이하게도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예수와 그의 열두 제자들의 모습과 함께 우푸에 부아니 대통령과 피에르 파코우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대통령은 두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은 상태로 예수를 바라보고 있고, 건축가는 나무 뒤에서 마치 이러한 모습을 몰래 훔쳐 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상들도 아프리카 문화에 맞게 특별히 제작된 것들이다. 현재도 일요일마다 이 성당에 신도들이 찾와서 미사를 드리고 간다.

 

코트디부아르의 유명한 먹거리

1. 아찌께attieke

카사바cassava 혹은 마니옥manioc이라고 불리는 식물의 뿌리를 발효시켜 만든 코트디부아르 고유의 음식이다. 한국인이 쌀을 먹듯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은 카사바를 주식으로 먹는다. 아찌께는 카사바 덩어리를 가루로 빻아서 말린 후 불순물을 제거하고 찜통에 넣어 찌면 완성된다. 주로 튀긴 생선과 잘게 썬 싱싱한 양파, 매콤한 고추와 함께 먹는다.

 

2. 알로꼬alloco

바난플라틴banane plantain이라는 식용바나나를 잘게 썰어 기름에 튀겨 만드는 알로꼬는 현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다. 쫄깃쫄깃한 식감과 달콤한 바나나의 향이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낸다.

 

3. 푸뚜foutou

삶은 바나나와 카사바를 함께 찧어 만드는 반죽이다. 찐득하고 탱탱하게 만들어진 반죽을 한 입 정도 떼어 소스에 찍어 먹으면 새콤하고 달달한 푸뚜만의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

 

4. 비쌉bissap

말린 비쌉 꽃잎을 끓여 만드는 코트디부아르 전통 음료이다. 꽃향기가 나는 진한 보라색의 이 음료는 몸속의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어 현지인들도 즐겨 마신다. 차가운 음료로 먹기도 하지만 얼려서 아이스크림처럼 먹기도 한다.

 

전쟁을 멈춘 사나이 드록바Didier Drogba

첼시FC 소속 디디에 드록바는 2006년과 2009년에 코트디부아르가 낳은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혔다. 특히 그는 코트디부아르를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로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며 2010년에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10위에 들기도 했다.

드록바는 뛰어난 축구실력으로 유명하지만 조국 코트디부아르의 내전 종결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이슈가 되었다. 이는 각 나라의 언론 매체들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2차 내전 시기인 2006년에 코트디부아르가 사상 처음으로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자 그는 경기를 생중계하는 TV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했다. “여러분, 단 1주일 만이라도 전쟁을 멈춰 주세요!”

그의 진심 어린 호소와 눈부신 활약으로 5년 동안 끌어오던 전쟁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이는 내전의 여세를 꺾어버리는 전환점이 되었고, 그는 자국 내에서 ‘검은 예수’라고 불리며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가 영웅인 이유는 단지 최고의 축구선수여서가 아니라 분열된 조국을 단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나가 되어 다시 일어난 코트디부아르

코트디부아르에는 두 차례의 내전이 있었다. 2000년도에 집권한 ‘게이 로베Robert Guei’ 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이때 대통령 자신이 생각하기를 ‘비록 쿠데타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지만 정확한 선거를 통해 이것이 나만의 원함이 아니라는 것을 보이고 싶다’며 선거를 실시했다. 그러나 그의 득표 수는 점점 하락세를 보였고 보다 못한 대통령은 방송하고 있는 중간에 전국으로 중계되던 있는 방송을 끊고 최종 선거결과로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고 발표했다. 실제 선거 결과로는 야당의 대표 ‘로랑 바그보Laurent Gbagbo’가 당선됐어야 했는데 현 대통령의 부정선거로 결과가 뒤집히자 야당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야당 간부 중에 ‘빌레구데’라는 청년지도자가 라디오를 통해 ‘젊은이들은 모두 나와라. 이 선거는 우리가 이겼다’라고 방송을 했고, 라디오 방송을 들은 모든 젊은이는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통령궁으로 모여들었다. 이를 제지하기 위해 대통령은 군대를 집합시켜 진압을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결국 군인들은 젊은이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팔과 다리가 떨어져나가는데도 총에 맞아가면서까지 대통령궁을 향해 돌진했다. 결국 게이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2004에는 또 한 번 내전이 일어난다. 당시 집권하던 ‘바론’ 대통령이 프랑스와 관계를 끊으려 시도하자 프랑스에서는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코트디부아르 중앙 방송국으로 군대를 파견했다.

프랑스 군대의 전차부대가 몰려오자 이 때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방송국으로 모여 어깨동무를 하고 입구에 드러누웠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부녀자들도 뛰쳐나와 길에서 밥을 해 드러누워 있는 젊은이들을 먹여가며 함께 대항했다. 막강하게 버티는 코트디부아르 사람들 때문에 프랑스 군대는 결국 방송국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난 코트디부아르에 있으면서 두 차례의 내전을 직접 경험했다. 그리고 이 나라는 정말 저력이 있는 나라인걸 알게 되었다.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은 애국심과 단결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나라에 옳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때, 자신이 불의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목숨도 두려워하지 않고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코트디부아르다. 이런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에게 올바른 마인드가 심어지고 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지도자가 있다면 세계에서 리더로 크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코트디부아르 사람들에게 최고의 마인드를 가르치고 싶다.

 

코트디부아르 굿뉴스코 프로그램

 

1. 클리닝 캠페인

매달 첫째 주에 수도 아비장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을 돌아가며 거리를 청소하는 시간을 가진다. 현지 대학생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그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국제청소년연합IYF을 정식 국가 NGO 단체로 지정하고 클리닝 캠페인에 필요한 도구 및 기타 여러 가지를 지원하고 있다. 현지인들과 같이 청소하면서 굿뉴스코 봉사단을 소개하는데, 땀 흘리며 청소하는 만큼 코트디부아르에 대해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2. 출판사 ‘4 YOUNG MEN’

굿뉴스코 코트디부아르 지부는 2005년에 처음 책을 번역한 것을 계기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만드는 잡지 <투머로우> 코트디부아르판을 발행한다. 얼마 전에는 마인드 서적 <마음을 파는 백화점’의 프랑스어 번역판도 출간했다. 굿뉴스코 단원은 이곳에서 코트디부아르 자체에서 출판하는 과정을 배우고 기자로서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3. 링컨 축구학교

아프리카에는 축구를 하고 싶은데 가난하기 때문에 배울 길이 없어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서 굿뉴스코 지부의 넓은 땅을 활용하여 링컨축구학교를 열었다. 이 학교에서는 축구뿐만 아니라 마음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마인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축구를 통해서 건강한 육체를 단련하고, 마인드 수업을 통해서 건강한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태권도 수업

굿뉴스코 지부에 한인 태권도 사범이 운영하는 체육관이 있다. 코트디부아르에는 태권도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다. 실제 체육관에도 이미 많은 아이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굿뉴스코 단원 중 태권도에 배웠거나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이 수업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지 학생들과 소통하고 한국 태권도 문화를 알리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과 마음으로 만나고 추억을 공유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고아원 SOS활동.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과 마음으로 만나고 추억을 공유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고아원 SOS활동.

5. 고아원 ‘SOS’

아보보Abobo지역에는 SOS라는 고아원이 있다. 부모가 없어 마음을 이끌어 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가서 마인드 강연 및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강연 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준비해간 간식을 나눠 먹으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밝게 웃는 아이들의 미소와 첫 만남에도 헤어질 때 아쉬워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잊을 수 없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