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특집 ‘교류’-CHANGE 1

IYF한글학교에 다니다가 러시아 월드캠프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자로 신청해 참석했다. 여러 활동 분야 중에 연극팀에 들어갔는데 창작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거나 시간을 맞추어 연습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연습할 때마다 매번 팀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슈샤라는 봉사자가 그동안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숨기고 살아온 부분을 이야기하는데 정말 좋았다. 약점을 말하기가 어려웠을 텐데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말해준 것이다. 우리는 금세 가까워졌다. 실제로 공연할 때 실수도 많이 했지만 많은 분들이 연극이 좋았다고 소감을 말해주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남기는 공연을 했다고 생각하니 기뻤다.

월드캠프의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헤어질 날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날 정도였다. 나는 너무나 공허한 마음으로 살았다. 하고 싶은 일들은 많았지만 맞는 길을 가고 있는지 확신이 없었고 세월만 보내는 나 자신을 보면 답답했다.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월드캠프 강연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완벽해지려고 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있고 마음은 병들었어도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체하죠. 겉모습만 꾸미고요.’

내 마음을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 시간 이후로 주위 사람들과 서툴지만 마음으로 대화하기 시작했는데 대화를 하면 할수록 사람들도 나와 같은 고민과 문제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면서 즐거움도 슬픔도 나눌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좋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