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풀리지 않고 막막하기만 한 취업 고민. 두 취준생의 사연에 취업 컨설턴트 조민혁과 차코치가 서로 다른 관점에서 균형 있게 해법을 제시했다. 또 면접장에만 서면 심장이 벌렁벌렁, 준비했던 답변들이 생각처럼 잘 전달되지 않을 때 어떤 말투와 어조로 답변해야 전달력이 높아지고 좋은 이미지를 주는지 현직 아나운서들이 노하우를 전수한다.

Q 먹는 것도 개성있게, 취업도 개성있게

대학 3학년생인 저는 작은 것 하나도 남과 다르게 하고 싶은 개성파입니다. 휴대폰도 흔한 A사, S사, L사 제품보다 중국산을 해외직구로 사용합니다. 분식점에 가도 김밥, 라면, 떡볶이보다는 덮밥류나 청국장을 주문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대개 선호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보다는 인지도는 낮아도 특화된 경쟁력을 발휘하는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이런 기업에 입사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며, 어떻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A 정보는 발품에서 나옵니다

조민혁: 솔직해지시길 바랍니다. 본인이 정말로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면 왜 히든챔피언에 들어가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휴대폰을 살 때 맨 먼저 본인의 취향을 고려하듯, 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찾을 때 고려해야 할 1순위 요소는 본인의 성향과 적성입니다. 대기업이냐, 강소기업이냐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히든챔피언을 원하는 것은 결국은 노력을 적게 하고도 좋은 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욕심 때문은 아닐까요? 히든챔피언이란 말 자체가 숨어 있지만 hidden, 강한 기업champion이란 뜻이잖아요. 구직활동을 쉽고 편하게 하겠다는 것은 지름길로 가고 싶은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입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면 입사한 뒤에도 쉬운 일, 편한 일만 하고 싶어할 것이고, 그럼 회사의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이 보일 겁니다. 취업에 성공해도 오래 가지 못합니다. 지름길로 가겠다는 욕심과 조바심을 버리고 일단 뭐라도 시작하세요.

차코치: 히든챔피언은 인지도가 낮아 사람이 적게 몰리고 급여나 근무조건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강소기업과 중견기업은 규모가 작아 바로 업무에 투입가능한 경력직·즉시전력감을 선호합니다. 신입모집 공고가 떴다는 건 회사에 문제가 있어 기존직원이 모두 떠났거나, 한창 발전하고 있어 젊은 일꾼을 뽑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취업포털에서 최근 3년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잘 따져보세요. 회사 홈페이지가 있는지, CEO 인터뷰 기사가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인터뷰를 읽어보면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급여나 근무환경은 열악한데, 일은 많습니다. 온라인 마케팅 부서에 입사했는데 총무나 번역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히든챔피언에 입사하고 싶다면 더 처절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히든챔피언’이란 사이트도 있지만 최대한 발품을 얻어 정보를 구해야 합니다. 취업은 감정적으로 결정하면 안 됩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보며 ‘내가 뭘 잘하는지’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왜 이 진로를 가려 하는지’ 등을 먼저 정리해야 고민의 방향이 분명해지고 깊이도 깊어집니다.

 

Q 인적성만 생각하면 가슴이 막혀요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하고 올 한 해는 취업에만 전념하려 합니다. 부모님께 허락도 받았고요. 자소서부터 면접까지 모든 게 다 어렵지만, 저는 특히 인적성검사가 부담스럽습니다. 문항 수도 많고 추리나 시각적사고 영역은 아이큐테스트나 수능 같아 가슴이 턱턱 막힙니다. 비슷한 문제도 기업마다 답이 다르다는 말도 있고요. 인터넷, 학원, 독학 중 어느 방법이 좋을까요?

 

A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조민혁: 구직활동을 하다보면 부모님 시선이 의식될 수밖에 없겠지만, 진로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주도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부모님을 의식하다 보면 스타트업과 은행 사이에서 결정할 때 저절로 안정적인 은행을 고르게 되거든요. 그러다 결국 이직 준비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부모님께 ‘몇 년이 걸리든 제가 주도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응원해 주시면 최선을 다할게요’라고 말씀드리세요. 1년 정도 스펙 쌓고 취업에만 몰두하겠다고 했지만 절대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하다 보면 의외로 힘들어서 생각이 바뀌거나 포기하기도 해요. 계획을 어떤 틀에 얽어매지 마시기 바랍니다. 인적성검사는 문제 유형이 다양하지만 어느 정도 답이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본인에게 맞는 것으로 공부하시길 권합니다.

차코치: 수능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인적성검사를 수능에 비유하는 겁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해요. 문제에 익숙해질수록 해결이 잘 될 겁니다. 무작정 많이 푸는 것보다 하나라도 정확히 푸는 겁니다. 먼저 정확히 풀고, 그 다음에 시간을 재고 하는 식으로 많이 풀어야 합니다.

또 기업의 인재상이나 핵심가치를 숙지한 상태에서 답안을 마킹하세요.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와 나와의 접점이 중요하거든요. 무작정 좋은 답만 고르면 ‘판독불가’가 나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거짓말하지 않고 솔직한 답을 해 준다면 인적성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가 전하는 면접 이미지 메이킹 노하우

도움말 | 이윤정(한국경제TV 아나운서), 엄지민(연합뉴스TV 앵커우먼)

 

면접장에서 이런 말투와 어조는 NO!

첫인상은 5초 만에 결정된다는 ‘5초의 법칙’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지요? 지원자가 처음 면접장에 들어올 때 걷는 자세와 당당한 태도, 바르고 공손한 인사에 따라 첫인상이 좌우됩니다. 물론 면접관들은 노련하기 때문에 그 5초 안에 지원자를 두고 ‘이러저러한 사람’이라고 섣불리 결론 내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면접 내내 다음과 같은 말투를 쓰면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려울 겁니다.

거짓말 못하는 카메라로 셀프 모니터링을!

수능 모의고사를 치듯 면접에도 모의면접이 필요합니다. 이 때 카메라를 활용해 보세요. 모의면접에서 면접관을 맡은 취업센터 교수님이나 친구들 앞에서 답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 영상을 꼼꼼히 되돌려 보세요. 미처 몰랐던 평소 자신의 표정이나 나쁜 습관, 제스처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창피해서 자기도 모르게 낯이 화끈거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절대 삭제하지 마세요. 자신의 잘못된 말투와 어조를 바로잡으려면 어설픈 자신의 모습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 다음 반복연습과 훈련을 통해 고쳐야 합니다. 그런 자신의 ‘민낯’을 보길 거부한다면 영영 고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찍고 고치고를 몇 번 반복하다가 마지막으로 찍은 모의면접 영상을 첫 번째 영상과 비교해 보세요. 몰라보게 달라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면접훈련 팁 한 가지 더! 아나운서가 전하는 짤막한 뉴스나 기상정보 등의 영상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갖고 다니면서 연습하세요. 아나운서들의 말투는 무조건 따라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5분 정도 분량을 녹음해서 틈틈이 수십~수백 번 들어보세요. 그리고 뉴스 내용을 자기 목소리로 녹음해 듣고 비교해보세요. 아나운서들의 말투를 자연스럽게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면접 때 흔히 쓰는 말투가 ‘다나까’체인데요. 일상에서는 쓰지 않던 ‘다나까’체를 면접장에서 갑자기 쓰려고 하면 말이 꼬이기 마련입니다. 평소에 연습한 것들이 쌓여 면접장에서 효과를 발휘합니다. 부지런히 연습해 두세요.

성공면접을 위한 발음 워밍업!

면접은 면접관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발음이 정확해야 전달력도 높고 호소력도 짙어집니다. 그런데 애써 면접까지 갔다가 혀짧은소리 때문에 스물두 번이나 떨어진 취준생도 있습니다. 원래 혀가 짧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긴장한 탓에 조음기관이 잘 풀리지 않아 생기는 문제입니다.

 

면접에 들어가기 전, 10분 정도 조음기관 운동을 해 보세요. ‘가갸거겨~’부터 ‘~후휴흐히’까지를 한 글자씩 발음하면 됩니다. 이 때 입안에서 우물우물하며 소리를 먹지 말고 ‘가! 갸! 거! 겨!’ 하고 끊어 읽는 느낌으로 소리를 내뱉으세요. 그리고 혀를 당길 정도로 움직여 입안 전체를 샅샅이 구석구석 다 훑어주세요. 자칫 보기 흉할 수 있으니 면접 전 잠깐 화장실에 들어가 하면 됩니다. 혀를 풀기 전에 비해 확연하게 발음에 차이가 납니다. 또 주먹을 볼에 대고 앞으로 열 번, 뒤로 열번 돌려서 안면근육을 풀어주면 발음을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모음을 발음할 때는 입술모양이 중요합니다. 오, 아, 으, 어 등을 발음할 때 입술을 치아 안으로 넣었다 빼면서 소리내 보세요. 이렇게 입술을 풀어주면 모음 발음이 확연하게 좋아집니다. ‘와이키키’ 하고 소리를 내면서 ‘키키’를 발음할 때 입술 끝을 좌우로 쫙 펴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이렇게 어느 정도 조음기관을 풀어준 뒤 자신이 준비한 답변이나 자기소개를 연습하세요. 발음연습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매일 10~15분씩 꾸준히 연습하면 일상 속에서 말을 할 때 전달력이 높아질뿐 아니라, 면접장에 섰을 때도 다른 지원자에 비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10초 간격으로 옮겨야 자연스런 시선 처리

마지막으로 면접 때 시선 처리법을 소개합니다. 면접관이 다섯 명이라고 해서 다섯 명 사이로 계속 시선을 움직이면 분산되고 산만한 느낌을 줍니다. 한 면접관을 보고 10초 정도 이야기하고, 다른 면접관을 보고 10초 동안 이야기하는 식으로 여유 있게 시선을 옮기세요. 처음에는 나에게 질문을 한 면접관을 보며 답변하고, 내용이 전환되면 그 면접관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앉은 분을 보면서 답변하세요. 시선이 면접관 모두를 아우른다는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조민혁
대한민국 대표 취업 컨설턴트로, 한국외대 법학과와 연세대 GMBA를 졸업하고 2006년 POSCO 채용팀에 입사하여 발표면접, 토론면접 등의 면접관으로 활동했다. 저서 <나의 목소리를 들어라> <기적의 취업면접> <합격을 부르는 자소서> 등을 통해 자신이 취준생의 취업을 지도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고 있다.

 

차코치
한국외대 인도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CJ오쇼핑 인사담당자로 근무했다. 대기업 근무 경험을 살려 현재 취업전문학원 위포트의 대기업/공기업 취업 전문강사로 오늘도 취준생들의 고민을 상담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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