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도서 등을 통해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사임당. 한국인이라면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현모양처, 율곡 이이의 어머니, 우리 화폐에 최초로 그려진 여성으로는 유명하지만, 그녀의 예술성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대 수준 높은 예술가로 평가받은 화가로서의 신사임당을 소개한다.

날짜 6월 11일까지
장소 서울미술관 제3전시실
문의 02-395-0100
관람료 성인 9,000원, 대학생 7,000원 초·중·고등학생 5,000원

 

서울미술관 개관 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 ‘사임당, 그녀의 화원’이 개최되었다.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신사임당의 친정 오죽헌의 뜰에서 피어나던 맨드라미, 가지, 오이와 그 옆에서 노닐던 나비, 방아깨비, 개구리 등 온갖 동식물이 묘사된 작품을 통해 마치 사임당의 화원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유교질서가 강한 조선시대, 그녀는 어떻게 여인으로서 예술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 조선시대에 남아 있던 고려 풍습인 남편의 처가살이가 큰 이유였다. 그녀는 결혼 후에도 친정의 지원을 받으며 계속해서 예술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초충도, 연도미상, 종이에 채색, 27x24cm
초충도, 연도미상, 종이에 채색, 27x24cm

이번 전시에서는 그녀가 즐겨 그렸던 초충도 14점과 묵란도 1점이 전시된다. 첫 번째 섹션에 전시된 4점의 초충도의 특징은 사선구도이다. 사선斜線으로 시선이 이동하며 작품 속에 그려진 모든 소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그녀의 자유로운 사고 또한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하나의 화첩으로 묶여 있던 검은색 감지 위에 그린 10점의 초충도를 볼 수 있다. 그림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그림 속 각각의 소재가 지닌 의미를 해석할 때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메인 포스터의 초충도에 담긴 씨 많은 수박과 한 번에 많은 새끼를 낳는 들쥐는 다산을 뜻하며, 들쥐의 부지런함은 부의 축적을 의미한다. 초충도는 그녀의 대표적 기법인 무골법으로 그려졌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윤곽 없이 바로 채색하는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색이 섞이지 않고 한결 더 아름답고 섬세하게 묘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05년 ‘TV쇼 진품명품’에서 1억 3천만 원의 감정가를 받았던 묵란도가 최초로 공개된다. 능숙한 기교와 더불어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필선을 느껴보자. 율곡의 제자였던 우암 송시열은 신사임당의 묵란도를 보고 <송자대전>에서 ‘능히 혼연히 자연을 이루어 사람의 힘을 빌어서 된 것은 아닌 것 같음이 이렇거늘’ ‘과연 그 율곡 선생을 낳으심이 당연하다’라는 말로 그녀에게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묵란도, 연도미상, 비단에 수묵, 92.5x45cm
묵란도, 연도미상, 비단에 수묵, 92.5x45cm

한 장의 입장권으로 ‘사임당, 그녀의 화원’,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풍치가 아름다운 석파정, 서울미술관 내 전시들을 모두 관람할 수 있으니 봄날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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