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고 싶다면

시험기간에 종일 도서관에 앉아 수없이 책장을 넘겨도 정작 머리에 남는 건 거의 없었던 적이 많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적극성과 집중력이 부족해서 그랬을 확률이 높다. 책을 읽었다고 해서 모두 머리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집중해서 읽고, 밑줄도 치고, 메모도 하고, 요점도 정리하는 등 주도적인 노력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진짜 ‘내 것’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일이나 공부를 하기 전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계획대로 될 확률은 절반도 안 될 것이다. 왜일까? 필자는 그 이유를 ‘제대로 된’ 실패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푼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실패란 무엇인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또는 ‘실패는 약’이라고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실패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과연 내가 이 일에 100% 올인했는가?’ ‘시간이나 과정을 단축할 방법은 없었을까?’ ‘다음에 또 이 일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 처리할 것인가?’ 등 실패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실패는 성공을 위한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시대, 더 주목받는 선택과 집중의 가치

그밖에도 일의 성공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선택과 집중’을 권하고 싶다. 우선 집중에 대해 생각해 보자. 물건을 만드는 제조공장에 들어가 보면, 주변에서 인기척이 느껴질 때 ‘무슨 일인가?’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직원이 있다. 그런 직원은 관리자한테 혼나기 일쑤다. 옆에 누가 왔는지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집중해서 일해야 완벽에 가까운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자칫 집중력의 끈을 놓았다가 생긴 1%의 작은 결함이 불량품을 만들고, 상품이나 브랜드에 치명적인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체력이나 시간 등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에 매사에 100% 집중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선택’이다. 늘 하는 일상적인 일이나,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들이 쌓여서 업무를 방해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이런 일들은 과감히 추려내어 정리하자. 그것이 선택이다. 일상적인 메일을 확인하고 답하는 일, 정보 검색 및 수집, 하루일과 정리 및 내일계획 세우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과거 농경사회나 아날로그 시대에는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과 성과가 서로 비례했다. 밭에 김매기나 벼베기 등은 일에 투입하는 시간이 길수록 수확량도 성과도 늘어난다. 하지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은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과 속도가 경쟁력인 디지털 시대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주변을 정리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불필요하게 긴 사람이 많다. 곧바로 일이나 공부모드working mode에 들어가 집중하고, 끝나면 지체없이 마무리하는 이른바 디지털 시대의 ‘스위칭 개념’이 필요하다. 오전에 일을 하며 쌓인 피로는 점심시간에 쪽잠으로 풀고, 등하교나 출퇴근 시간에 해도 되는 일은 그때그때 해결하자. 그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인재들의 경쟁력인 것이다.

난관 앞에서 변명하는 사람 vs. 답을 찾는 사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첫삽을 뜨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지만, 실제로 일을 시작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짓고 결과를 내기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에서 결승선까지 마지막 100m를 남겨놓고 포기한다면 얼마나 아쉬운가. 그래서 한번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낸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거의 다 됐으니 내일 마저 마무리하자’는 강한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 또한 오늘 하던 일로 내일을 시작하는 안일한 생각은 어떤 상황에서도 단절시키는 것이 좋다. 거의 다 됐다면 당연히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필자는 매일 퇴근 후 집에서 ‘스텝퍼’로 운동을 한다. 평일에는 40분을 하는 게 목표인데, 꼭 1분을 더 한다. 결승선을 지나쳐야 진정한 골인이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늘 정한 목표보다는 조금 더 하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달걀을 생각해보자. 밖에서 껍질을 깬 달걀은 결국 프라이가 될 뿐이다. 스스로 안에서부터 껍질을 깨고 나온 달걀이 병아리가 되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야말로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한다고 생각한다.

리더란 어떤 조직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에서는 누구나 그 자신이 리더가 된다. 에벌린 글레니Evelyn Glennie라는 타악기 연주자가 있다. 그녀는 열두 살 때 청력을 완전히 잃었다.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청각 대신 진동으로 소리를 감지해 보기로 했고, 갖은 노력 끝에 무대에서 맨발로 전해지는 진동으로 소리를 구별하는 경지에 올랐다. 지금은 50가지 타악기를 자유롭게 다루는 세계최고의 연주자가 되었다. 난관 앞에서 ‘그러니까 난 못해’ 하고 포기한 사람과 주인의식을 갖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 난관을 넘을까?’ 하고 답을 찾은 사람의 차이인 것이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마인드로 오늘을 살고 있는가. 환경이나 남 탓을 하지 말고, 남이 써준 대본대로 살고자 하지 말고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내가 되어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박천웅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 스탭스(주)의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학업과 취업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