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 한국에 삼계탕과 장어가 있다면 말레이시아에는 돼지고기를 한약재에 우려 만든 빠꾸떼(Bah Ku Teh)가 있다.

말레이시아 최고의 건강식으로 꼽히는 빠꾸떼는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의 빠꾸떼 만큼 한국인은 물론, 동남아 각국 사람들의 입맛을 아우르는 것도 없다.

말레이시아 대표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빠꾸떼./ 사진 제공=서재효 글로벌리포터
말레이시아 대표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빠꾸떼./ 사진 제공=서재효 글로벌리포터

말레이시아의 빠꾸떼는 ‘다민족·다문화’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인구 중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1900년대 초반 말레이시아로 이주해온 중국인 노동자들은 말레이시아의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 먼지와 모래바람을 들이마시며 주석광산에서 일해야 했다. 한국에서 흔히 ‘삼겹살을 먹으면 먼지가 씻겨 내려간다.’는 속설이 있듯이, 가혹한 노동환경에 내몰렸던 중국인 노동자들에게 빠꾸떼는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최고의 보양식이었던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중국인들에 의해 시작된 이 음식이 정작 중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말레이시아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말레이시아 대표 음식이 되었다는 것.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민족과 문화로 구성된 말레이시아의 국민들은 상대민족의 문화와 신념을 존중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길 원한다. 이러한 정신은 타문화에 대한 적극적 수용과 조화, 협력으로 이어졌고 빠꾸떼와 같은 말레이시아만의 견고하고 독특한 문화를 탄생시켰다.

다가오는 5월 황금 연휴에 혹시 말레이시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정신이 깃든 이 빠꾸떼를 꼭 먹어보길 권한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딱 맞으니 말이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서재효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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