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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문화를 간직한 ‘유럽의 심장’ 체코[생생나라소개 제2편] 체코
황선웅 글로벌리포터 | 승인 2017.03.29 11:08

동화 속에서 나올 법한 성과 마을, 백작이 거닐었던 동유럽, 그곳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지 않나요? 살아있는 박물관,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체코 프라하는 도시 전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중세의 문화가 그대로 보존된 루마니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멋집니다. 대자연이 아름다운 동유럽, 체코와 루마니아로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나요.

천년의 문화를 간직한 ‘유럽의 심장’ 체코

체코는 매년 관광객 수가 1억 명이 넘는 ‘유럽의 심장’이라 불리는 나라입니다. 천 년의 중세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살아있는 건축의 박물관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음악과 예술의 나라, 백탑의 도시, 또 최초로 선교사를 파송한 나라(모라비아 교도들)이며 종교개혁가 얀 후스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로 기네스북에도 오르기도 했습니다.

체코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유럽 나라들 대부분이 그렇듯 밝은 해를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기후의 영향과 역사적으로 파란만장한 시대를 거쳐서 사람들은 다소 무뚝뚝하고 어둡게 보이지만, 막상 이야기를 시작해보면 사람들이 금세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바게트처럼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빵 같기도 합니다.
 

체코를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은 대통령 ‘에밀 하하’

이런 체코의 배경 뒤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아픔이 있습니다. 먼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의 대통령이었던 ‘에밀 하하’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에밀 하하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름다운 체코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또 전쟁으로 많은 젊은이들의 생명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군의 침공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쳐들어오는 독일군을 향해 환영하며 박수를 보내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얼마나 자존심 상하고 슬픈 일이었을까요? 누군가는 그를 무능한 대통령이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복한 이후 프라하는 파괴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체코를 찾아 중세의 문화유산들을 감상하고 있지요. 자신의 모든 지위를 내려놓고 마음을 바꾼 에밀 하하 대통령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프라하도 없을지 모르겠네요.

프라하의 랜드마크 천문시계

죽음을 나타내는 프라하 광장의 천문시계

프라하의 중심인 구舊 시가지광장에 가면 1410년도에 만들어진 ‘천문시계’가 있습니다. 프라하의 랜드마크이기도 한 이 시계탑은 지금까지 작동되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시계입니다. 이 시계는 정각이 될 때마다 종소리와 함께 인형들이 나옵니다. 그것을 보기 위해 엄청난 인파들이 광장에 몰려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볼거리입니다. 시계는 상하 2개의 큰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위쪽 시계를 칼렌다륨, 아래쪽을 플라네타륨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1년에 한 바퀴씩 돌면서 연, 월, 일, 시간을 나타냅니다. 아래쪽 원은 12개의 계절별 장면들을 묘사하며 제작 당시 보헤미아의 농경생활을 보여줍니다. 정시마다 칼렌다륨 오른쪽의 모래시계를 들고 있는 해골 인형이 움직이면서 종소리가 울립니다. 동시에 가장 왼쪽에 있는 허영을 상징하는 인형, 금화 주머니를 들고 탐욕을 상징하는 구두쇠 인형, 욕망과 세속적인 쾌락을 상징하는 침략자의 인형들이 일제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인형들이 고개를 흔드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사람들에게는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며 어느 누구도 그 죽음을 피할 수 없으나 그 죽음을 원하진 않는다는 의미로 인형들이 고개를 흔듭니다. 시계 안에 표현된 인형들은 단순해보이지만 굉장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구원받아야 함을 전합니다. 당시 체코에는 신앙심이 깊은 일꾼들이 많았기 때문에 시계 하나를 만들어도 아무 뜻 없이 제작한 것이 아닙니다. 뜻을 알고 나니 단순히 오래된 시계탑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하는 굿뉴스코 단원들

체코 IYF 지부장으로 일하며 매년 굿뉴스코 단원들을 맞습니다. 대학생들이 체코에서 1년간 지내다보면 이런 저런 실수를 경험하고 몇몇 학생은 중도 하차하고 싶은 유혹도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새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다독여주다 보면 너무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대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체코에 오는 학생이 가장 좋은 학생이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나갈 지도자가 될 거야!’ 하고 생각하면 제 마음에도 새로운 소망들이 생깁니다. 애벌레와 같은 자신의 모습에 벗어나 나비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도 정말 행복합니다.

체코 단원들만의 비밀병기, ‘감사일기’

청소년들이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청소년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고력을 키우는 과정으로, 체코 단원들은 하루를 마치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반드시 감사일기를 씁니다. 감사일기를 쓰는 동안 하루를 천천히 돌아보며 생각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는 체코에서 대학생들이 너무 쉽게 ‘짜증난다, 화난다, 죽고 싶다’ 등의 표현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감사일기를 쓰면 매일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표현하니, 실제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 마음을 전달하게 됩니다.

15기로 체코에 왔던 한 학생은 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한 달 일찍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학생이 처음에는 마음에 슬픔으로 가득 찼지만 곧 소망의 마음을 가졌습니다.

“아버지, 암이 다 나을 겁니다, 아버지 건강해지실 겁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어려움과 문제가 찾아올 때 마음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저도 감사했습니다. 대학생들은 해외 봉사를 하며 소망의 마음을 배우고 표현하는 것을 배웁니다.

체코에는 반려견을 키우는사람들이 많다. 길에서도 귀여운 강아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체코로 꼭 오세요~
다니엘라Daniela

여러분에게 체코를 소개할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저는 체코사람 다니엘라입니다. 체코의 수도는 프라하이며, 언어는 체코어를 씁니다. 외국인이 배우기에는 다소 어려운 언어지만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언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프라하의 유명한 건물은 오를로와 까를로프이며, 유명한 관광지로는 까를교와 프라하 성이 있습니다. 프라하를 ‘북쪽의 로마’라고 부른 로댕은 체코의 아름다움에 깊은 애정을 가졌답니다.

체코에는 세계적인 유명인들 또한 많습니다. 작곡가 베드리치 스메타나, 작가보제나 넴초바Božena Němcová, 얀 네루다Jan Neruda, ‘아마데우스’ 영화감독인 밀로스 포만Miloš Forman, 전 세계로 뻗어나간 신발 가게의 운영자 바타Baťa 등이 있습니다. 또한 칼스배드Carlsbad는 스파와 와플로 아주 유명합니다. 체코 몇몇 도시에는 몸에 좋은 약수가 나는 스파 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체코에 오신다면 경험해보실 수 있습니다.

체코 사람들은 스비치코바svíčková라는 음식을 주식으로 먹습니다. 체코 사람들은 만두와 고기, 휘핑크림, 크랜베리와 몇 가지 향신료를 사용해서 스비치코바를 만드는데요. 체코에 올 기회가 생기면 꼭 스비치코바를 드셔보시라고 추천해주고 싶어요. 체코 가정에서 즐기는 주 요리로 체코만의 전통적인 풍미를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꼭 여러분을 체코에서 다시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체코 전통 빵 뜨레들릭

보선이의 ‘감사일기’
김보선(굿뉴스코 16기)

아침에 지부장님이 ‘언어를 배우려면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봐야 한다’고 하셔서 도시락을 싸서 나갔다.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데, 막상 말을 하려니까 어려웠다. 걸어가는 사람은 바쁠 것 같고 서 있는 사람은 통화 중이거나 대화하는 중이어서 안 될 것 같고…. 부담스러우니까 말을 걸 수 없는 이유가 계속 생겼다. 그러다 점심으로 준비해 간 빵을 먹을 만한 곳이 없어서 벤치에 앉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옆 벤치에 꽃을 든 할머니 한 분이 오시더니 앉아서 그분도 빵을 꺼내 드시기 시작했다. ‘기회다!’ 싶어서 힐끔힐끔 쳐다보는데, 인사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드디어 눈을 딱 감고 ‘도브리덴(안녕하세요)’ 했다. 할머니는인사를 받아주시면서 학생이냐고 물으셨다. 나는 한국에서 왔고 체코 말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영어로 대화했다. 나의 서툰 인사를 따뜻한 미소로 받아주신 할머니께 감사하다. 내일 또 어떤 일로 감사하게 될까?

한국어 수업과 코리안 캠프에참가해 한국 문화를 체험하며즐거워하는 체코 젊은이들.

체코 굿뉴스코 프로그램

체코에서는 대학교 학생회의 요청으로 6년 전부터 매년 대학생들에게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체코뿐만 아니라 온 유럽에 케이팝K-pop과 케이드라마K-drama가 한류열풍을 일으키면서 체코 대학생들이 한국어수업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한국어 수업과 한국 캠프를 열어 문화체험이나 음식 만들기, 전통놀이 등을 통해 한국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인드 강연을 통해 학생들이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마음의 세계를 알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마음으로 소통하고 함께 나누는지 배우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유럽 전역의 굿뉴스코 단원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 유럽 전역을 순회하는 크리스마스 칸타타 투어를 위해 한 달간 합숙하며, 한국 전통 태권무, 부채춤, 2막의 <안나 이야기> 등을 온 마음으로 연습했습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부족한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염려했지만 공연을 다니며 유럽 시민들의 마음이 변하고 행복해하는 것을 보며, 감사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황선웅 글로벌리포터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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