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에서 제일 즐거운 농부 손인모

사람들은 나 하나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이 고생해서 어렵게 얻은 노하우와 비결을 남에게 쉽게 알려줄 수가 없다고 한다. 상부상조나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씨가 퇴색돼 버린 요즘이다.
그런데 농부 손인모 씨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아낌없이 다른 사람과 나눈다. 그 비결은 스스로 깨친 게 아니라 남들로부터 배웠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거기서 행복을 얻는다.

그에게는 언제나 ‘세계 최고의 참외 농부 ’가되겠다는 꿈이 있다. 때문에 주변 모든 것은그의 스승이 됐고 작은 가르침 하나 흘려듣지않고 그대로 배웠다. 이제는 예전의 자신처럼 실패했던 사람들을 가르치며 참외로 그와 같은 성공인생을 살도록 도와주는 ‘공생’의 농부다.
그에게는 언제나 ‘세계 최고의 참외 농부 ’가되겠다는 꿈이 있다. 때문에 주변 모든 것은그의 스승이 됐고 작은 가르침 하나 흘려듣지않고 그대로 배웠다. 이제는 예전의 자신처럼 실패했던 사람들을 가르치며 참외로 그와 같은 성공인생을 살도록 도와주는 ‘공생’의 농부다.

탐스럽게 생긴 머스크 멜론도 아니고 뽀얀 박처럼 예쁜 허니듀도 아니고, 그저 시장어디서든 후미진 과일 가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노오란 참외. 수박다운 시원함도 파인애플처럼 기막힌 단맛도 없는 참외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평범한 과일이다. 그래선지 우리의 디저트 문화에서 참외를 이용한 경우는 거의 없다. 생일상에 단골이 된 케이크를 한번 둘러보라. 케이크 위에 딸기, 블루베리, 청포도, 체리 등 서양식 과일이 잔뜩 올라가 있지만 참외로 장식을 한 것은 없다. 그만큼 참외는 우리 생활에서 과일로서 큰 대접을 받지 못한다. 저장도 어려워서 오죽하면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을까. 복숭아나 감은 얼려서도 먹지만, 참외는 얼리면 그 단맛이 잘 돌아오지도 않는다고.

그런데 그런 참외에 인생을 걸고 성공과 행복을 맛보고 있는 인물이 있다. 성주에서 참외농사를 짓는 손인모 농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성주에서 단위 면적당 소득이 가장 높은 농부 중 한 명이다. 그가 키운 참외는 공판장에서 중매인들에게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작년에는 참외 농사로 연매출 3억이 넘어섰다고.

그의 참외를 보면 ‘이렇게 품질이 좋고 맛좋은 참외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궁금해져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저를 그대로 따라하면 재미있고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참외만큼 재미난 농사는 또 없지요.”

참외 하우스 옆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 이 안에서 참외 상담이 이루어진다.
참외 하우스 옆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 이 안에서 참외 상담이 이루어진다.

비실비실에서 세계 최고로

자신을 그대로 따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결코 쉽게 던질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 말을 믿고 따라오는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성공은 ‘진짜’라서 충분히 가능한 말이었다.

“저도 처음에는 지금 같지 못했죠. 15년 전,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제가 사는 선남면에서는 나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비실비실하게 중간 쯤 되는 참외를 출하하며 만족했죠. 그런데 어느 날 한 합창단의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합창단은 창단한 지 얼 마 되지 않았는데 단원 모두가 세계 최고가 될 것을 믿고 노래하더라고요. 그들의 공연은 아직 훌륭하진 않았지만, 마음을 담아 노래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과 내 인생을 대조해서 보았습니다.”

참외 출하 시기가 되면 농부들은 단기간에 큰돈을 수중에 거머쥔다. 주머니는 두둑하고 할 일도 끝낸 그때가 되면 딱히 즐길 것이 없는 성주 시골에서 몇몇 농부들은 도박, 술, 여자 등 좋지 않은 것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래서 농사를 갓 시작했던 30년 전의 손인모 씨도 한때 도박에 빠져 농한기를 보냈는데, 그의 아내가 찾아와서 판을 뒤엎을 때도 있었다. 한마디로 미래가 없는 삶이었다. 참외 농사를 제대로 지어보려고 했지만 참외는 노력에 대해 답을 해주지 않았다. 이후 일본 농사를 견학하고 온 한 친구로부터 퇴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그때부터 좋은 거름을 만들기 위해 우분, 계분 등 모아서 산더미처럼 쌓아 두고 열심히 뒤집고 또 다시 뒤집고 했지만, 잎만 무성하고 꽃은 피지 않았고 열매도 잘 열리지 않았다. 그래도 참외가 열리고 장사가 되니 나름 만족하고 살던 때였다.

인도가 원산지인 참외는 열대작물이다. 때문에 겨울에도 30도가 넘는 하우스 안에서 재배되며,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인도가 원산지인 참외는 열대작물이다. 때문에 겨울에도 30도가 넘는 하우스 안에서 재배되며,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그런데 세계 최고가 될 것을 믿고 세계 최고의 마음으로 노래하는 합창단을 보자, 그는 새로운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 합창단처럼 그도 세계 최고의 참외 농부가 되기로 한 것이다. 세계 최고가 되려고 하다 보니 결과는 최고의 참외를 만드는 사람을 만나야 했다.

“성주 공판장에서 참외 경매를 해요. 많은 농가들이 출하한 참외 샘플을 한 박스씩 내놓는데 중매인들하고 출하자들은 누구 참외가 좋은지 단번에 알아봐요. 그때 경매에서 레벨이 매겨지면 나중에는 이름만 대면 아는 거예요. 누구 참외는 좋고 누구 참외는 안 좋다고요. 그때 최고 가격을 받는 농부들을 찾아가서 자꾸 물어봤어요. 밥 한 그릇 사드리면서 그분들이 하시는 말 한마디를 빼먹지 않고 잘 들었어요. 농가마다 방법이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공판장에서 우수 출하주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보내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는 ‘우등생’ 농부들과 같이 5박6일 여행을 갔다. 성주 각 지역에서 농사 잘 짓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묻고 배웠고, 돌아와서 그 비법들을 다시 연구하고 생각해서 실제 농사에 적용했다. 참외 기술센터에서 하는 영농교육에도 참석해서 다른 농부들은 소홀하게 여기고 배우지 않는 것들을 모두 귀담아 듣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때부터 그의 참외는 해가 갈수록 상품 가치가 높아졌고, 그는 어느덧 우등생 농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참외 줄기를 호박 뿌리에 접붙인다. 여름 한 철 수확하던 참외는 접붙이기 농법과 비닐하우스 덕분에 초겨울부터 수확이 가능해졌다.
참외 줄기를 호박 뿌리에 접붙인다. 여름 한 철 수확하던 참외는 접붙이기 농법과 비닐하우스 덕분에 초겨울부터 수확이 가능해졌다.

가장 기본이 되는 태평농법

여러 농부들에게 듣고 보고 배운 것들이 10년이 되니 어느새 그만의 농법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농법은 자칭 ‘태평농법’이라고 하는데, 수월하게 농사짓는데도 잘된다는 뜻이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농사는 기본 바탕이 되는 토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식물이든 토양을 잘 만들어야 농사짓기가 쉽습니다. 그걸 알아도 퇴비를 직접 만드는 게 워낙 번거롭고 힘들어서 대부분 그냥 정부에서 주는 퇴비로 농사를 짓죠. ‘참외에 가장 적합한 땅이 되도록 일구지 않아도 이 정도 하면 되지 않나’ 하는 안일한 생각이 농사를 망칩니다. 저는 따로 퇴비장을 만들어서 낙엽을 긁어오고 우분, 계분을 구매해서 미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퇴비를 3년간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죠. 그리고 7월이면 우린 참외 수확을 끝내고 토양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열처리 소독을 하고 토양에 좋은 풀을 심어서 갈아엎는 작업을 두 달 동안 하고 나면 10월 중순부터 거름을 깔고 비료를 치고 땅을 가는 작업으로 또 한 달을 보내요.”

남들은 농번기가 끝난 후 땅을 정리하고 쉬고 있을 시기임에도 손인모 씨네 참외 하우스는 여전히 바쁘다. 어떻게 보면 더 고생하고 더 정성을 기울이는 것 같아도, 나중에는 더 쉽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태평농법은 이렇게 좋은 땅을 먼저 일구어야 가능한 것이지요. 조금 힘들더라도 먼저 좋은 땅을 만드는 데에 시간과 노력을 쏟으면 나중에 수월하고 즐겁게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땅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참외를 심으면 열매가 제대로 맺히지 않고 잎만 무성해집니다. 그래서 각종 영양제, 비료도 많이 들어가고 순 치는 작업이나 참외 따는 일도 더 힘들어집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요.”

참외 농사 짓는 농부들에게 잎의 상태를 보여주며 지금은 무엇을 해야할지 설명하는 모습.
참외 농사 짓는 농부들에게 잎의 상태를 보여주며 지금은 무엇을 해야할지 설명하는 모습.

참외 나무에 속는구나

기자가 성주를 방문했을 때는 아직 꽃샘추위가 있는 2월이었다. 참외가 자라고 있는 하우스 안은 바깥 날씨와 상관없이 열기가 후끈했고 낮 12시 이후에는 섭씨 34도 이상으로 수은주가 올라갔다. 11월에 씨를 심는 참외는 2월에도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때문에 한창 참외 가격이 가장 비싼 이 시기에 농부들은 참외를 많이 수확하려고 한다고. 그런데 손인모 씨의 하우스에는 노란 참외가 하나도 없었다. 모두 초록 참외뿐!

“일부러 15일을 기다렸다가 참외 꽃을 수정했습니다. 가장 비쌀 때 참외를 많이 수확해서 돈을 더 벌고 싶은 욕심은 누구나 있죠. 하지만 그 욕심 때문에 참외 나무 전체를 보지 못해요. 식물은 균형이 정확히 맞아야 해요. 참외는 한 번 수확하고 마치는 것이 아니라, 5개월 가량 계속해서 열매를 맺고 수확합니다. 그런데 아직 뿌리가 크지 않은 어린 상태에서 잎을 크게 키우고 열매가 많이 달리게 하면 식물에게 무리가 가기 때문에 다음 4월이나 5월 농사는 망칠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에 성주의 참외 농가들이 4, 5월에 큰 손해를 입은 적이 있는데 손인모 씨는 <성주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그 원인을 자세히 설명했다.

작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는 날씨가 유난히 따뜻했다.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가 높다 보니 참외 넝쿨이 한 달 만에 이랑에 가득 차도록 자랐다. 예년보다 빨리 자란 것이다. 꽃도 잘 피고, 열매도 잘 달렸다. 맏물 참외가 줄기마다 2개에서 4개까지 달렸다. 1월 중순 즈음, 농부들은 “참외가 잘 되었다”며 모두 싱글벙글했다.

그런데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맏물 참외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맏물은 한 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다 따버린다. 그 한 개도, 상품 가치가 없는 작은 것을 놔두고 큰 것들을 따버린다. 겨울에 열매를 익게 하려면 영양분이 열매로 많이 가야 하고, 그러면 뿌리와 줄기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참외가 많이 달릴수록 뿌리와 줄기는 약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부들은 꽃이 많이 피고 열매가 많이 달리면 그것을 따내기가 쉽지 않기에 그냥 둔다.

지난 1월에는 날씨가 따뜻해서 넝쿨이 아주 좋으니까, 농부들이 뿌리도 좋은 줄 알고 참외가 많이 달린 것을 아주 기뻐했다. 사실은, 날씨가 따뜻해도 기온이 낮아서 넝쿨이 웃자라기만 했지 뿌리는 생각만큼 깊이 뻗지 못했는데 말이다. 2월이 되어 맏물 참외를 수확하고 나자, 잎이 마르고 줄기만 앙상하게 남아 난리가 났다. 농약사에 갔더니, 사람들이 넝쿨을 살리기 위해서 영양제와 비료를 많이 사간다고 했다.

그런데 농약사 사장님이 하는 말이, 손님 가운데 한 사람이 이미 한 달 전에 “참외 나무에 속는구나…” 하고 말했다는 것이다. 많은 농부들이 뿌리를 보지 못하고 넝쿨만 보고 속은 것이다. 풍년이라고 했던 농사가 흉년으로 바뀌어서 울상이다. “참외 나무에 속는구나…”라고 말한 사람은 전에 속아 보았기에, 멀리 내다보는 지혜를 얻어서 뿌리를 관리하며 느긋하게 농사를 지었을 것이다. -3월 22일 자 <성주신문> 칼럼 중

보화를 위해 살다

농사를 멀리 내다보고 참외는 뿌리부터 생각하는 농부 손인모 씨는 어디에서 그런 지혜를 터득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선배 농부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듣고 제 농법으로 적용했다 실패하고 또 다시 적용하고 참외를 키우면서 2012년도에 제가 성주 참외농가 중에 매출 1위를 했어요. 그러니까 나도 어깨 좀 펴고 다닐 만하다 싶었고 행복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제 성공을 자랑하는데 집에 돌아오면 마음이 무척 허무하더라고요. 내가 무엇 때문에 참외농사로 최고가 되려고 했나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성경 마태복음의 구절이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보화 밴드’에 상세한 조언과 재료구입 팁들이 자주 올라온다. 농부들은 아침마다 게시글을 확인하고 그대로 따라한다.
‘보화 밴드’에 상세한 조언과 재료구입 팁들이 자주 올라온다. 농부들은 아침마다 게시글을 확인하고 그대로 따라한다.

이 내용을 그대로 자신에게 대입시켰다. 참외만을 1순위로 두고 살던 그는 새로운 1순위를 보화로 정했다. 그리고 그가 발견한 보화는 바로 ‘생명 살리기’였다. 그의 이웃 농가에 사는 한 농부는 몇 년간 참외 농사 실패로 엄청난 빚더미에 앉았고 가정까지 잃어서 매일 술로 사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자신의 농법을 그대로 가르쳐주었고 농부는 그대로 따라했다. 열매가 작고 늘 말라붙었던 농부의 참외나무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농부의 삶도 변하기 시작했다. 늘 안 된다며 삶을 비관하던 사람이 웃기 시작했고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변화를 말했다.

‘손인모 씨를 만나면 참외도 좋아지고 나도 좋아진다’고. 사람들은 농부의 참외가 실제로 좋아진 것을 보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성주는 참외 특구라서 농부들에게 모든 것을 다 지원해줘요. 농협 융자, 시설비 지원 등 모든 대출을 해주는 거죠. 그런데 한 몇 년 실패해봐요. 빚만 늘고 참외는 계속 안 좋은 거죠. 시골에서 농사나 지어볼까 해서 온 사람들 중에 힘들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컨테이너 박스에 소위 ‘카페’라는 것을 만들었죠. 일반 농가에서는 옷이나 갈아입고 밥 먹고 하는 곳이라 허술하게 지내는 곳을, 고급 벽지를 바르고 최신식 싱크대, 에어컨 등을 구비해놓고 사람들이 와서 편안하게 상담 받고 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농사일로 무척 바빴던 그는 이제 ‘참외 상담’이 1순위가 돼서 일하고 있다. 그를 찾아오는 누구든지 무상으로 상담하고 언제든지 가르쳐 주려고 한다. 참외 때문에 불행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만나고 다시 참외 때문에 그들의 가정과 주변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그의 마음에 커다란 행복이 찾아온다. 스마트폰에 ‘보화’라는 밴드를 만들어 매일 할 일을 올리면 멤버 농부들은 그대로 따라하고 수확의 기쁨을 맛본다. 보화 멤버들의 농가도 직접 방문하여 멘토링하러 다니고 전국 어디서든 요청하면 거절하지 않고 가고 있어 농사 짓는 일 외에도 그가 할일은 많다. 참외와 관련된 글을 잡지와 신문에 기고하기도 했다.

그가 가진 지혜는 참외 농사밖에 모르던 자신에서 벗어나 앞으로의 인생과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 남에게 베풀 때 마음이 가장 행복해진다는 그는 참외로 얻은 것을 사람들에게 나누고 가르치면서 살기로 결정했다.

“참외는 하룻밤 지나면 열매가 크고 일주일 후면 색과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식물이죠. 농장 주인이 어떻게 비료를 쓰고 환경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주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자라는 거죠. 자식을 키울 때 부모가 원하는 대로 크면 얼마나 재미있습니까. 그것처럼 참외는 우리가 얼마나 마음을 쏟아서 돌보느냐에 따라 열매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식물이라 참외만큼 재미있는 농사는 없죠.”

농사일을 싫어했던 아들도 지금은 아버지를 존경하며 일을 배우고 있다. (아들의 이야기는 다음 호에 소개한다.) 참외로 세계 최고가 되는 꿈을 꾸는 농부 손인모 씨가 그려갈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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