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멜라 드러커맨 <프랑스 아이처럼>
좌절과 인내를 가르치는 프랑스 부모들
프랑스 부모들은 ‘댁의 아이는 앙팡 루아 enfant-roi로군요’라는 말을 듣는 것을 가장 모욕적인 일로 여긴다. ‘앙팡 루아’는 ‘왕과 같은 아이’란 뜻으로 집에서 왕처럼 군림하는 아이를 말한다. 프랑스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떼만 쓰면 언제든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고, 온 가족이 자녀를 중심으로 생활하는 가정이 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행복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혼돈과 자제력 부족으로 고통 받게 만드는 최악의 교육방식이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녀들에게 무엇보다 좌절과 인내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프랑스 부모들은 어떤 빈도로 아기에게 수유를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대략 4개월부터 대다수 프랑스 아기들은 하루에 네 번, 정해진 시간에만 먹는다. 프랑스 아이들은 생후 4개월 무렵부터 평생 맞춰 살아갈 식사 일정을 따르는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거의 모든 곳에서 수많은 기다림이 존재한다. 아기가 깨어나 울면 부모는 잠시 기다린다. 한 번 젖을 먹고 다음번까지 아기는 긴 시간을 기다린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식당에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보채거나 칭얼대지 않고 기다린다.
소란을 피우는 아이가 있을 때 프랑스 부모들이 ‘조용히 해’나 ‘그만해’ 같은 말보다 더 자주 쓰는 말이 있다.
그들은 매우 엄격하고 날카로운 어조로 말한다.
“아탕Attends(기다려)!”
프랑스 부모들은 아이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게 해가 될 지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가 좌절감에 대응하지 못하는 게 더 해롭다고 생각한다. 좌절감에 대응하는 것은 핵심적인 삶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태만한 부모가 되는 것이다.
-4장 기다려! / ‘조르거나 보챈다고 원하는 것을 가질 수는 없다’ 중에서
[연구리포트]
어린 시절 자제력 강할수록 성인이 된 뒤 실업기간 짧다!
스코틀랜드의 스털링대학교 연구진은 ‘어렸을 때 자제력이 강한 어린이가 성인이 되어 성공적인 직업 생활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자제력이 강한 어린이들이 자제력이 결핍된 어린이들에 비해 실업자로 지내는 기간이 40퍼센트 더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1980년대 영국의 경기 침체기에 실직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결과를 분석하면서, ‘실직하는 데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지능, 사회계층, 가정환경, 건강상태 등 다양한 개인적 편차를 고려하더라도, 자제력은 고용을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였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스털링대학교 행동과학센터의 마이클 달리Michael Daly 박사는 ‘어린 시절에 자제력을 길렀는지 여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직업을 가질 수 있는가를 예측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고 했다. 여기서 자제력이란 어린이가 집중할 수 있는 능력, 어려운 과제를 지속해서 수행할 수 있는 능력, 부적절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억누를 수 있는 능력 등을 포함한다. 달리 박사는 ‘자제력이 결핍된 어린이들이 성인이 된 후 경제적인 위기 상황이 도래해 실직하면 더욱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어린 시절에 기른 자제력이 실업 위기의 시점에서 완충 장치의 역할을 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의 장기적인 고용률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유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