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대 기계의 번역대결”에서 인간이 승리했다.

지난 2월 21일(화) 오후 1시에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629호에서 인간과 기계의 번역대결이 펼쳐졌다. 속도는 인공지능이 앞섰으나, 정확성에서 인간을 따라잡지 못했다.

국제통역번역협회(IITA)와 세종대학교·세종사이버대학교의 공동 주최한 이번 대결에는 인간 번역사 4명과 구글 번역기,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 시스트란 번역기가 참여했다. 구글 번역기와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에 지문을 넣어 번역기를 돌리는 작업은 세종사이버대학교 영어학과 김현숙 교수와 김대균 교수가 맡았다.

'인간 vs 기계 번역 대결'에서 인간 번역사들이 주어진 지문을 번역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종대 홍보팀
'인간 vs 기계 번역 대결'에서 인간 번역사들이 주어진 지문을 번역하고 있다./ 사진 제공=세종대 홍보팀

대결은 현장에서 즉석으로 50분 동안 번역 대결을 펼쳐 정확도에 따라 승패를 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문과 문학 4개가 무작위로 주어져 영자지 지문 2개는 한글로, 한글지 2개는 영문으로 번역했다. 출제진은 “변별력을 위해 어려운 지문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번역 지문은 문학과 비문학으로 설정했고, 구체적으로 비문학은 기술영역과 비즈니스영역, 시사영역으로 평가했다. 지문 길이는 영한번역의 경우 220단어, 한영번역의 경우 150자로 했다.

심사위원장은 한국통번역사협회 곽중철 회장(한국외대 교수)이 맡았고, 심사는 동 협회 번역 전문가 2인이 진행했다. 심사기준은 국제 통용 번역 기준과 국내 통번역대학원 기준을 바탕으로 6개 항목에 5점 만점, 도합 30점 만점이다. 정확성, 언어표현력, 논리 및 조직 등이 평가요소였다.

결과는 인간의 승리. 인간 번역사 4명 모두 25점 내외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인공지능 번역기는 10점 이하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출제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 인공지능이 번역하기에 까다로웠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공지능은 속도면에서 앞섰다.

곽종철 평가위원장은 인공지능의 번역 기술에 대해 “인공지능 번역은 90% 이상의 문장이 어법에 안 맞음, 한글 문장이 장황함, 어법에 맞는 형태로 어순 재구성을 하지 않고 원문의 단어 순대로 나열하는 경향 있음, 맥락 파악을 하지 않고 단순 번역을 함, 고유명사와 일반명사를 분간 못함 등이 인공지능 약점으로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인간의 번역 기술에 대해 “기사문 형식에 어울리는 표현을 적절히 구사했으나 어조가 다소 딱딱함, 고유명사 등에 영문 병기가 적절한 경우도 있으나 다소 많다는 느낌, 영어 특유의 정보 전달 내용이 한국어 번역에 반영이 다소 미흡함,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번역”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