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달력 열두 번째 달의 보름 저녁, 강물 위로 배를 띄워 보내며 물의 신에게 행복을 기원하는 민속 축제 ‘로이 끄라통(Loi Krathong)’는 매년 10월 하순에서 11월 사이 태국 각 지역에서 열린다.

태국은 ‘물의 나라’로 불릴 만큼 수 많은 강과 운하로 덮여 있어 예로부터 태국인들은 먹고 마시는 ‘의식주’와 교통 등 전반적인 생활방식이 강(江)에 의존해 왔다. 로이 끄라통은 음식물이나 쓰레기를 강에 함부로 버린 것에 대해 물의 여신 프라 매 콩카(Phra Mae Khongkha)에게 용서를 구하고, 강물을 사용하고 마실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축제이다.

로이 끄라통은 ‘띄워 보내는 행위’를 뜻하는 ‘로이(Loi)와 ‘떠 있는 배’를 의미하는 ‘끄라통(Krathong)’의 합성어로, 그 이름 그대로 촛불을 켠 끄라통을 강에 띄어 보낸다. 사람들은 불행은 멀리 사라지고 행복과 기쁨이 가득한 삶을 기원하며 끄라통 안에 자신의 머리카락과 손톱, 입었던 옷의 조각 등을 촛불과 함께 실어 강에 띄운다. 촛불이 꺼지지 않은 채 멀리 떠내려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데, 어떤 이들은 끄라통 안에 동전을 넣으면 한 해 동안 풍족하게 살 수 있다는 속설에 따라 동전을 넣기도 한다.

출처=태국 관광청
출처=태국 관광청

물 위를 가득 채우는 화려한 불빛들의 향연으로, 이 축제는 특히 서양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축제날에는 끄라통 경연대회를 비롯해, 타이 음식 축제, 불꽃놀이, 미인 선발대회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담긴 행사도 펼쳐져 태국의 이국적 정취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세기 처음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강, 바닷가, 호수, 운하, 공원이 있는 지역마다 로이 끄라통 축제는 이어져 왔다. 특히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자연친화적 재료인 바나나 잎 또는 꽃, 빵으로 끄라통을 만들어서 로이 끄라통 축제를 즐긴다.

한편 올해 열린 축제는 푸미폰 태국 국왕 서거로 인해 국민들이 슬픔에 잠긴 분위기 속에서 화려한 불꽃이 배제되는 등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방콕(태국)=김학철 글로벌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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