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2017년 3월 26일까지
장   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층
문   의 02-532-4407
관람료 성인 15,000원, 중·고등학생 10,000원

전시장에 들어서면 르 코르뷔지에의 장례식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세계의 많은 인물들이 그를 향해 남긴 헌사獻詞들이 적혀있다. 그 중 르 코르뷔지에를 ‘건축을 말하면서 절대 건너뛸 수 없는 건축가’라고 표현한 정기용 선생의 말을 증명하듯 2016년에 그의 건축물은 한 번에 17개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평생을 건물보다 그 속에 사는 인간을 위해 연구해온 그의 작품들을 통해 그가 가진 철학과 내면을 만나보자.

1887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19살 때 만든 회중시계로 밀라노의 전시회에서 수상을 한 르 코르뷔지에에게 스승 샤를 레플라트니에는 건축을 시작해보라고 제안한다. 처음으로 팔레저택 건축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이때 받은 돈으로 이탈리아를 여행했다. 화려한 건축양식에 매료되기보다 당시 이탈리아에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며 대신 철근콘크리트 재료에 관심을 가지고 건축가로서 꿈을 키운다.
 

정물화, 1965 ©FLC/ADAGP, 2016
정물화, 1965 ©FLC/ADAGP, 2016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1914년, 건축가로서 이 시대에 가져야 할 정신은 무엇인가 고민하며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신속히 주거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던 그는 얇은 바닥판, 지탱하는 기둥, 오르내리는 계단으로 된 건축구조인 ‘돔이노’시스템을 발표했다. 그가 30대에 파리에서 구축한 순수주의는 화려한 장식보다 본질을 생각한 미술사조로, 이는 그의 건축세계로 연결된다. 1931년 필로티, 옥상정원,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입면, 수평창 등 5대 원칙을 적용시킨 빌라사보아 저택을 완공했는데, 그 완성도와 세련미는 요즘 지은 건축물이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다.

LeCorbusier-UNESCO ©FLC/ADAGP, 2016
LeCorbusier-UNESCO ©FLC/ADAGP, 2016

또한 이전 것을 답습하기보다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며 이전 건축물과는 사뭇 다른 곡선 느낌의 롱샹성당을 건축했다. 기도하고 명상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지은 롱샹성당은 숭고한 아우라를 내뿜는 예술적 공간이자 20세기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아인슈타인도 극찬한 모듈러 이론을 적용시킨 세계 최초의 대규모 현대식 아파트 ‘유니테 다비타 시옹’은 당시 정신병의 온상이라고 비난 받기도 했지만 오늘날 주거형태의 모티브가 되었다. 아내와 어머니를 향한 마음이 표현된 공간 및 그의 내면을 이해 할 수 있는 회화작품과 그의 손때 묻은 이젤이 전시된 공간에서는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르 코르뷔지에 통나무 집_프랑스 ©FLC/ADAGP, 2016
르 코르뷔지에 통나무 집_프랑스 ©FLC/ADAGP, 2016

 마지막 섹션에는 그가 말년을 보냈던 4평짜리 통나무집이 재현되어 있다. 들어가 보면 아늑함을 느낄 수 있고 평생 건축을 통해 인류에게 헌신하고 마지막에 이 작은 공간에서 건축과 인생에 대해 성찰한 그의 본질을 만나볼 수 있다. 안도타다오 특별관에서는 안도 타다오가 르코르뷔지에를 존경하며 만든 그의 건축모형 50점과 드로잉이 최초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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