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를 탈퇴한다는 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인 유럽연합에서 완전히 탈퇴한다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하고 오는 3월 말로 정한 리스본조약 50조 발동 시한 역시 뒤로 물리지 않겠다고 했다. 리스본 조약 50조는 유럽연합의 회원국 탈퇴에 관한 규정이 담겨있는 조약이다.

탈퇴 협상은 혼인으로 치면 일종의 이혼조정과 같은 단계로 영국과 EU 양측은 최장 2년간 결별 조건을 두고 줄다리기하게 된다. 협상이 일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9년 중반께 영국은 EU에서 완전히 탈퇴하게 된다.

한편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선언은 영국에 가시밭길을 예고한 것이다. 그는 EU 회원국 등 다른 나라와 별도의 무역협정을 맺는다는 방침인데 이는 만만치 않은 과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메이 총리가 EU와 캐나다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본보기로 삼고 있지만 CETA 협상이 7년이나 걸렸다고 지적했다. 2년간의 EU 탈퇴 협상 중에 새로운 FTA를 맺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도날드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애석한 절차다. 비현실적인 시간"이라면서도 "최소한 브렉시트에 관해 보다 현실적인 발표가 있었다. EU 27개국은 조약 50조 발동 뒤 단결해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영국의 이탈로 EU가 떠안아야 하는 경제적 부담도 크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이날 브렉시트로 EU가 지독한 예산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럽 싱크탱크인 자크들로르연구소는 '브렉시트 갭'(Brexit Gap)이 EU에서 예산전쟁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 갭'은 EU 예산에서 영국의 기여분이 빠지는 데 따른 부족액을 말한다. 한해 100억유로(약 12조50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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