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체육대학교 체조부에서 ‘마음의 근육을 키워라’는 주제로 강연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인간관계도 돌아볼 수 있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이 어느새 새해 계획이 온데간데 없고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면 잠깐 멈춰 이 칼럼을 읽어보십시오. 성공하는 데 필요한 마인드를 상세히 알려드립니다.

마음에 근육이 붙어 강해지면
운동선수는 탈골할 때가 많을 겁니다. 저도 운동을 좋아하는데 하루는 운동을 하다가 골반이 틀어졌습니다. 그런데 너무 바빠서 골반이 틀어진 채로 수개월을 지내다보니 통증이 심해져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교정치료를 받으러 가보니 디스크라고 했습니다. 교정해주는 분이 말하기를 한 번 치료한다고 완전히 낫는 것이 아니라 네다섯 번 교정을 받으면서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골반이 틀어졌기 때문에 바르게 교정해도 자꾸 원래 위치로 돌아가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골반이 바른 자리에 머무를 수 있도록 근육이 감싸줘야 합니다.
 허리디스크를 치료할 때 수술하지 않고 대신 운동을 권하는 의사가 있습니다. 수술은 4~5년 뒤에 다시 재발하지만 운동으로 근육을 키워 척추 뼈를 붙잡아주면 재발의 위험성 없이 허리디스크를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초음파나 MRI로 디스크 부위의 사진을 찍어보면 여전히 디스크가 있지만, 운동으로 근육이 생긴 사람은 디스크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듯 우리 몸에서근육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몸의 근육뿐만 아니라 마음의 근육도 매우 중요합니다.
척추 뼈를 지탱해주는 근육이 생기면 허리힘이 좋아지듯, 마음에 근육이 붙으면 마음이 강해집니다. 그렇다면 마음의 근육은 어떻게 형성될까요? 선수들이 훈련을 받으면서 감독이 미울 때가 있을 겁니다. 한 바가지 욕을 듣고, 정이 뚝 떨어질 정도로 꾸지람을 들으면 ‘아, 왜 나한테만 그래?’ 하고 마음이 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감독의 사랑하는 마음을 알면 혼나는 게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꾸지람과 지적을 받은 사람의 마음에 근육이 생겨서 강해집니다. 마음이 강한 사람만이 극한 상황에서 한계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루는 제가 어느 팀의 주장과 상담을 했습니다. 이 주장이 제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동료들과 지내다보면 가끔 마음이 안 맞을 때가 있어요. 그때 속에서 욱하는 성질이 올라와 동료에게 먼저 욕을 퍼붓고 주먹이 나가요. 그렇게 감정조절이 안 돼서 순간 화를 내고 뒤돌아서면 제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주장은 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까요? 첫째로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벌써 마음이 상해버렸고, 마음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상처를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두부 한 모를 가운데 두고 주먹으로 내리치면 두부가 어떻게 될까요? 으깨집니다. 주먹이 강해서라기보다 두부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딱딱한 벽돌을 주먹으로 내리친다면 주먹이 아프겠지요. 벽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운동하고 훈련받으면 땡땡이 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운동하기 싫은 마음,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찾아오는 순간 그 생각과 싸워 이겨내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두부처럼 마음이 약해서 그런 겁니다. 불쑥 올라오는 생각들을 ‘아니야’ 하며 반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더 이상 못해. 재능이 없어’ 하고 좌절하고 맙니다.
 반면에 ‘난 할 수 있어!’ 하고 한 발짝 발을 내딛으면 그때 새로운 마음의 근육이 형성됩니다. 마음의 근육이 만들어지면 어떤 역경이나 힘든 과정을 만나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인생을 좌우하는 그릿GRIT 점수
하버드대학교에서 ‘러닝머신 실험’을 했습니다. 학생 130명을 대상으로 최대 속도의 러닝머신에서 5분 정도 달리게 한 실험입니다. 러닝머신을 최대속도로 5분 달리면 정확하게 1.8km입니다. 여러분들이 운동선수이긴 해도 최대속도로 5분 동안 뛰었다면 ‘헉헉’ 거리며 숨이 가쁠 것입니다. 러닝머신 실험 시간 5분이 다 되자 ‘땡’ 하고 종이 쳤습니다. 러닝머신이 서서히 멈출 때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정신없이 달렸고 숨이 차서 더는 뛸 수 없다고 판단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러닝머신에서 바로 내립니다.
 심리학에서는 한계에 다다랐을 때 끝까지 밀어붙이는 집념이나 목표 지향성을 ‘그릿’이라고 표현합니다. 체력의 한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몇 발자국이라도 더 뛰는 걸 보고 그릿 점수를 매겼습니다. 정해진 시간 5분이 지난 후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10점을 주었습니다. 어떤 학생은 5분 동안 열심히 뛰고 시간이 되자 팔딱 뛰어내렸습니다. 그러면 그릿 점수가 0점입니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멈추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험 후 40년 뒤 이들의 삶을 추적해보니, 한계라고 느끼면서도 한 발짝 내딛었던 사람이 40년 뒤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한 발짝 내딛는다고 인생이 달라지겠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한계를 만났을 때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딛고 가는 사람에게는 40년 뒤 성 공이 약속되어있다는 말입니다. 이후에 여러 진행된 실험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재능보다는 ‘그릿’이 성공하는 데 더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재능이 없는 학생들도 여럿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재능을 갖춰도 그릿 점수가 낮으면 성공은 보장될 수 없습니다. ‘나에게 재능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연습하면 돼’가 아닌 한계점을 만났을 때가 더 중요합니다. 평상시에는 누구나 똑같이 달릴 수 있고, 같이 어우러져서 뛰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훌륭한 선수들은 극한 상황을 만났을 때 이겨낼 수 있는 강한 마인드를 갖고 있습니다. 성공은 내가 얼마만큼 많이 노력하느냐가 아니라 한계를 만났을 때 한 발 내딛는 것에 달린 겁니다.
 많은 걸음 말고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벌써 성공이 보장된 겁니다.
 순간순간 만나는 한계 상황을 이겨내려면 마음의 힘, 마음의 근육이 필요합니다.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펄스 펄트라는 사람은 앞으로는 지능지수IQ나 감성지수EQ보다 역경지수 AQ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거라고 했습니다. 감성지수가 높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마음을 나누고 조화를 이루어 잘 어우러집니다.
 하지만 감성지수보다 역경지수가 더 중요합니다. 유대인들의 교육법을 보면,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극한 상황을 연출해서 아이들 스스로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역경지수가 굉장히 높다고 합니다. 운동을 할 때도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하지만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이 실제 경기에서 이기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열심히 연습하고 잘 훈련 받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순간 실수해 점수를 잃고 메달 권에서 멀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전에 약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은 결과를 내야지’ 하고 각오하고 결심하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그런데 ‘나는 이미 세계 최고다, 나는 이미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는 분명한 마음이 있으면 강하고 담대해집니다. 그렇다면 한계를 만났을 때 한 발짝 내딛을 수 있는 힘과 소망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한계를 넘는 힘은 멘토에게서 온다
중요한 것은 좋은 결과가 여러분 자신에게 달려있지 않고, 감독에게 달려 있습니다. 감독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정신, 그것이 여러분을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면 내가 감독을 100% 신뢰할 때 가능합니다. 다시 말하면 선수와 감독의 마음이 하나가 될 때 여러분이 훌륭한 선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여러분의 멘토가 필요합니다. 멘토와 하나가 되면 여러분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게 돼 있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서게 됩니다.제가 이야기한 팀의 주장과 상담을 했습니다. 감독이 볼 때 이 학생이 재능이 있고 소질이 있는데 이 학생이 한계를 느껴서 ‘더 이상 하기 싫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만 들으며 연습도 게을리했습니다. 제가 그 학생에게 이야기했어요.
 “친구들이 무시하는 것 같아 욱하는 감정이 올라오는데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잖아? 그 감정을 잠시 두고 상대방에게 가서 ‘야, 너 저번에 나한테 이렇게 했지? 나 그때 너무 기분이 나빴어. 그런데 이게 내 추측이잖아. 그래서 너에게 묻는 거야. 넌 그때 어떤 마음이었어?’라고 해봐. 그러면 분명 친구가 ‘아, 그랬구나. 나는 절대 너를 무시하는 마음이 아니었어’ 하고 이야기할 거야. 네가 감독과 감정적으로 부딪힐 때도 ‘감독님, 그때 제가 절대 무시하는 마음이 아니라 다만 감독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셔서 제 마음을 표현했던 것뿐입니다. 오해를 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오해나 미워하는 마음이 풀리고 금방 사이가 가까워집니다. 상담 후부터 주장의 마음가짐도 바뀌었습니다. 쉽게 욱하지 않고 주위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 이 학생이 재능은 있는데 자신의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해서 결국 ‘나는 안 돼!’ 하고 생각한 것입니다.
 ‘난 재능이 없어. 여기까지인가 봐. 감독님, 연습해도 안 되는데 저보고 어쩌란 말이에요?’
하지만 이제 감독님의 말을 듣고 따라가 보세요.
“넌 할 수 있어. 네 한계가 여기까지가 아니야.”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도전해보는 겁니다. 아까 한 발짝 내딛은 게 40년 뒤 성공을 좌우한다고 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했잖아. 왜 자꾸 포기하려고 해? 한번 해 봐!”
“예, 알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
 감독님과 마음을 합쳐보세요. 그게 마음에 힘이 되고 마음의 근육이 돼서 어느새 한계를 넘게 됩니다.
 여러분 안에는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한계를 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감독님이 갖고 있는 ‘너희들은 세계 최고야. 너희는 할 수 있어.’ 하는 꿈을 받아 한 발 내딛으면 여러분은 이미 세계 최고의 선수입니다.

조규윤
국제마인드교육원IMEI 청소년교육 전문 상담가이자 강사인 그는, 최근 사회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정불화, 세대 갈등, 아동학대, 분노조절 장애 등을 극복하는 실질적인 마음의 해법을 제시하는 강연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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