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서부에 위치한 쇼핑거리 브라이트샤이트 시장에서 트럭이 돌진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 당국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형 트럭을 이용한 테러는 지난 7월 프랑스 니스 해안가에서도 발생해 대형트럭이 또다시 ‘살상 무기’로 이용 됐다.

이번 베를린 사건은 대형 화물트럭 운전자가 인파 속을 돌진했다는 점에 니스 테러의 수법을 모방한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 있던 목격자들 역시 트럭이 속도를 멈추지 않고 달려들었다는 점에서 사고일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마이크 폭스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트럭이 3미터 앞에서 지나쳐 시장 가판대를 부수며 사람들에게 돌진했다”며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쓰러진 사람들을 돕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엠마 러시톤은 “트럭이 도로를 벗어나서도 속력을 줄이지 않았다. 시속 50㎞정도로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 단순한 사고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범행에 사용된 트럭에는 두 명이 타고 있었으며, 트럭 운전자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사고 직후 달아나다 사고 현장에서 약 2㎞ 떨어진 곳에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보조석에 앉아있었던 또 다른 용의자는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졌다. 아직 용의자의 신원이나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트럭의 등록지가 폴란드인 것으로 볼 때 용의자가 폴란드의 공사 현장에서 트럭을 훔친 뒤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트럭에는 철제빔이 실려 있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들은 이미 5년 전 대형트럭을 이용해 테러를 하라고 부추긴 바있다. 지난 2010년 알카에다 예멘지부는 영문 웹진 '인스파이어'에 올린 '궁극의 잔디깎는 기계'란 글을 통해 "잔디깎는 기계로 잔디를 깎는 것처럼 픽업트럭으로 알라의 적들을 쓸어버려라"고 촉구한 적이 있다. 2014년 9월에는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도 동조자들을 향해 "당신의 차로 적들을 치어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을 테러를 주로 다루는 연방 검찰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고 직후 내무장관, 베를린 시장과 만나 사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이번 사고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하며,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빠르게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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