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컨퍼런스 피지팀 팀장 전희원

작년에 1년간 호주로 해외봉사를 갔을 때 피지에서 한 달 동안 지낸 적이 있다. 자신이 먹을 것도 부족하면서 내게 음식을 나눠주던 사람들과 조개껍데기로 손수 만든 목걸이를 선물해 주던 어린 아이들, 그리고 피지를 떠나던 날 펑펑 울며 꼭 다시 돌아오라고 하던 친구들. 리더스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동안 그 때를 추억하며 어떻게 그들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
프로젝트 준비 기간 동안 피드백을 받고 프로젝트를 수정해 나가는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다들 한 나라의 청소년들을 바꿀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려다보니 프로젝트의 큰 틀이 연달아 바뀌었다. 프로젝트 뒤집기를 반복한 끝에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할 때 즈음, 리더스컨퍼런스 멘토였던 이명구 박사님이 새로운 조언을 해주셨다. ‘프로젝트가 학교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한정적이고 일시적이다. 지속적으로 실행 가능한 큰 그림을 그리면 좋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수정에 지친 몇몇 팀원들은 ‘거의 다 완성되었으니 수정하지 말고 그대로 제출하자’고 했다. 나 역시 ‘애써 만든 프로젝트를 굳이 바꿔야 하나’ 순간 고민되었다.
하지만 당장의 작은 부담이나 번거로움을 피하기에 급급하다면, 나중에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을 만날 때 그 어려움도 쉽게 포기할 것 같았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을 피지 학생들을 생각하며, ‘수고스럽겠지만 다시 한 번 온 마음을 쏟아 준비해보자’는 말로 팀원들을 한 명씩 설득했다. 팀원들은 고맙게도 내 말에 따라 주었고, 마지막까지 프로젝트를 새롭게 보완해 나갔다. 피지곳곳의 섬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마인드 강연’으로 학교 학생이 아닌 청소년들도 교육받을 수 있도록 보완했고, 교사양성프로그램을 실시해 향후 피지에서 자체적으로 마인드 교육과 아카데미를 실시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했다.
팀장이란 매순간 나 자신보다 팀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자리다. 내 의견이 아무리 옳은 것 같아도 나 혼자만의 의견으로는 프로젝트를 만들 수 없고, 팀원들을 이끌 수도 없다. 하지만 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팀원들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나와 우리 팀원들은 매일같이 마음으로 피지에 다녀왔다. 피지에서의 경험은 나만의 경험이었지만, 우리는 한 마음이었기 때문에 모두들 내가 느낀 피지 청소년들의 순수 한 마음과 그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그대로 느끼며 프로젝트를 고민했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도 함께 극복할 수 있었다.
현재 우리 팀은 드림 프로젝트의 로드맵을 더욱 탄탄하게 구체화시켜 나가고 있다.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체로부터 후원 받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고 크라우드 펀딩(SNS나 인터넷을 통해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도 본격적으로 해 볼 계획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피지에 관심을 가지고, 드림 프로젝트 후원에 동참하게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