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작과 실패작은 디테일의 차이
얼마 전 한 업체에서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이 리콜사태로 인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제품에 결함이 있을 때 생산자가 해당제품을 회수하여 점검·교환·수리해 주는 리콜recall은 액수를 떠나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브랜드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제품을 믿고 구입한 고객의 신뢰에 금이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론이나 인터넷에는 리콜 관련 기사가 수시로 올라온다. 물론 생산자가 리콜이 발생할 것을 알고도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리콜은 왜 일어나는 걸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제품의 생산과정을 알아야 한다. 제품생산의 첫 단추는 기획이다. 시장조사를 통해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구상해 기획안을 세운다. 기획안이 통과되면 설계도를 그려 제품의 윤곽을 잡는다. 그리고 필요한 부품을 조립해 완성품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완성품이 얼마나 완벽하게,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측정하는 ‘품질관리’ 과정이 남아 있다.
하나의 제품은 사막, 알래스카, 열대우림 등 지구상의 어떤 척박한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해야 한다. 또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품질관리 과정에서는 높은 곳에서 제품을떨어뜨려 내구도를 체크하기도 하고, 온도를 매우 높게 올렸다가 확 떨어뜨리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실험한다. 문제점이 발생하면 다시 ‘설계→조립→품질관리’의 과정을 반복하며 개선한다. 아무리 작은 결함도 간과해선 안 된다. 그 결함이 치명적인 결함이 되어 이후 사고나 대량리콜 같은 사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냉정한 법이다. 평소 쓰던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갈아탈 준비가 되어 있다. 기업들이 항상 100%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이유다.

일에서 ‘도사’ 소리 들으려면 3~5년은 매진하라
비단 제품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분야에 갓 입문한 ‘초짜’가 완성도 100%의 프로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입사 초기는 대개 주위 사람이나 상사의 업무처리 방식을 보고 업무를 파악하며, 시키는 일을 그대로 하는 단계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 일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긴다. 하지만 아직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배운 대로, 익힌 대로만 일하는 것은 일종의 모방이지, 일의 핵심을 100% 터득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나도 일을 할 줄 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아직은 ‘흉내내기’와 다를 바 없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전체업무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게 된다. 나와 주변과의 관계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기가 이때다. 그렇다고 이를 커리어나 경력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아직은 연륜이나 깊이가 얕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큰일은 해내지 못하며 전문성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자칫 이직하거나 직무를 바꾸었다가는 ‘영원한 초보’에 머무르고 만다.계속해서 한 가지 일을 반복하다 보면 업무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는 시기가 온다. 일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오려면 적어도 3년에서 5년 정도가 소요된다.
한 가지 프로세스를 수없이 반복하여 업무의 전 과정을 100% 알았을 때 비로소 ‘일을 할 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이 도사, 즉 전문가다.
여기서 도사란, 자신의 업業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사람을 말한다. 어떤 분야든 최고끼리는 서로통한다고들 한다. 같은 일을 끝없이 반복하여 완성도 100%에 도달한 전문가는 다른 분야에서도 일을 풀어가는 방법을 알게 된다. 문제해결 능력이 갖춰져 어떤 문제가 닥쳐도 헤쳐 나갈 수 있으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도 당황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숱한 도전과 혹독한 실패가 100%의 완성도를 낳는다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을 누구도 해보지 못한 만큼 반복하여 익힌 사람이 바로 전문가다. 전문가가 되면 전체를 조망하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게 된다. 완전한 제품이 나오려면 숱한 실험과 혹독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듯, 100% 전문가가 되려면 그만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이까짓 것쯤이야’ 하고 지나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태도다.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은 거대한 댐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작은 실금 때문이다.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 피드백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자. 같은 일이나 공부를 하더라도 ‘더 쉽게 효율적으로 할 수는 없을까?’를 생각하며 진행해 보자.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며, 내일의 프로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되길 바란다.

박천웅
현재 국내 1위의 취업지원 및 채용대행 기업인 스탭스(주) 대표이사. 한국장학재단 100인 멘토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사)한국진로취업 서비스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대기업 근무 및 기업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하는 멘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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