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 동아리 프로젝트’

2016 리더스 컨퍼런스 둘째 날,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110명 13개의 팀 프로젝트 발표에서 인도팀이 1등을 수상했다. 수상 직후, 인도팀 팀장 전하은 씨(23)에게 소감을 묻자 감격해하며 이야기를 시작해 나갔다.
 “저 혼자였다면 이런 프로젝트는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저희 팀원 모두 팀장의 마음을 가지고 함께해서 가능했어요. 사실 저희는 다른 팀들이 기획서를 작성할 때 의제도 정하지 못해 시작이 늦은 꼴찌였습니다.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우리 팀이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어요.”
 서로 처음 만난 9명의 대학생들 각자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팀장으로서 가장 큰 과제였다고 말하는 전하은 씨. 의견은 제각각이었지만, 결국 모든 팀원들에게 인도 청소년들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팀원들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실효성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자료조사 하나를 해도 ‘조금 더’ 좋은 자료를 ‘한번 더’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리고 그들의 ‘조금 더’가 큰 차이를 만들었다.
 “인도 사람들은 한 자녀에게만 모든 교육적 지원을 집중함으로써 신분상승을 기대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괴로움으로 자살을 결심하게 되죠. 저희 팀은 작은 아이디어를 통해 인도 학생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하은 씨는 팀원들과 함께 현지에서 실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상해 인도 나갈랜드 주 교육부 장관에게 발표했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인도 청소년들의 자살률 감소를 위한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팀원들의 의견은 적정기술 동아리를 통한 프로젝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처음에 하은 씨는 이 의견을 반대했다. “적정기술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저희들에겐 시간이 너무 촉박했어요. 중간에 포기할 바에야 좀 더 평범한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하은 씨는 자신의 의견만을 주장할 수 없었다. 많은 팀원들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함께 힘을 내어 시도해보자’ 라고 했고 그녀는 해보자는 팀원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었다. 처음엔 불가능해 보였지만 팀원들과 한마음이 되니까 시간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은 씨는 팀원들과 함께 늦은 밤까지 회의를 진행해야 했다. 모두가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했고, 나갈랜드 주 장관님으로부터 ‘적정기술을 통해 학업스트레스로 고통 받고 있는 대학생들과 기본적인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는 소외계층 모두를 위해 실현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를 만들었다’는 칭찬을 받았다.
 하은 씨는 한여름밤의 꿈처럼 지나간 2016 리더스 컨퍼런스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2016 리더스 컨퍼런스에 참여해 세계의 변화를 꿈꿨던 학생들. 그들은 놀랍게도 스스로가 먼저 변화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하은
올해 6월, 말레이시아 First City University College에서 대학과정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외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세계 청소년들의 마음을 밝고 건강하게 변화시켜주고 싶은 꿈이 생겼다는 하은 씨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서 상담심리학 공부에 도전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