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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다해외봉사 후 유학을 택한 김은혜
김은우 | 승인 2016.09.01 14:03

‘토끼와 거북이’에 나오는 거북이는 느려도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긴다. 결국 승리는 거북이의 몫이다. 거북이처럼 스타트는 늦었지만, 새로 찾은 꿈을 향해 쉬지 않고 조금씩 달려가는 사람들 중에 굿뉴스코 14기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으로 미국을 다녀온 김은혜 씨가 있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말처럼,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일에 늘 도전하는 그녀를 만났다.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한 살 터울의 여동생, 공부보다는 친구들이랑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성격…. 스무 살 때까지 여대생 김은혜 씨의 삶은 지극히 평범했다. 애써 이루고 싶은 꿈도 없었단다. 고3 때 친구들이 진로를 놓고 머리를 싸맬 때, 그녀는 어머니의 권유로 치위생과에 진학하기로 했다.
‘치위생과를 나오면 치과병원에 쉽게 취업할 수 있다’는 생각에 특별한 목표 없이 학교를 다녔다는 은혜 씨. 혼자 방 안에서 새벽 2~3시까지 밀린 드라마를 보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고있는 자신을 보며 몹시 답답해졌다.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청춘을 이런 식으로 보내기는 너무 아까운데….’
 자신의 삶에 의욕을 불어넣어 줄 뭔가를 간절히 찾던 그녀는 어느 날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나라에서 일 년을 지내며 겪은 경험담을 풀어놓는 대학생들의 얼굴에서는 하나같이 활기가 넘쳤다.
 ‘나도 해외봉사를 다녀오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무기력했던 삶을 변화시킬 계기를 찾고 있던 그녀는 미국행을 결심했다. 굿뉴스코 미국 지부에는 세계문화박람회, 중남미 청소년을 위한 영어캠프, 북미 크리스마스 콘서트 투어등 행사가 많아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이티 영어캠프 때 방문한 학교에서 2반을 맡아서인솔했다. 헤어지던 날 너무 아쉬워하던 친구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생기다
은혜 씨는 어려서부터 남들 앞에 나서기를 유난히 싫어했다.말이 조리도 없고 어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으로 해외봉사를 와서는 무슨 활동을 하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많았다. 무료 한국어교실 회원을 모집하려고 거리에서 미국인들에게 홍보자료를 돌리며 소개했고, 아이티 영어캠프에 가서는 30여 명의 현지 학생들을 인솔하기도 했다.
 한국어교실에서는 수업이 끝나면 자원봉사자들이 미국 학생들 앞에서 10분씩 마인드강연을 해야 했다. 미국에 온 뒤 일주일 내내 “We are having a Korean Class!(저희는 한국어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밖에 못했던 그녀가 아닌가. 그런 자신이 미국인들 앞에서 강연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부담스러웠고 괴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주위의 도움을 받아 ‘가족끼리 마음이 통하려면 사소한 일이라도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주제로 강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는데, 학생들은 강연 중간 중간 ‘Oh~’ 하는 감탄사를 터뜨리는 등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그녀에게 다가와 자기 가족의 소통불화에 대해 털어놓는 사람도 있었다. 그녀의 서툰 영어를 문제 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강연을 하기 전에는 어찌나 두렵고 떨리는지 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서 청중과 대화하듯 강연하고 내려오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고요. 평소에 어렵다고만 생각하던 것을 한 번 하고 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이것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 않을 거야. 해보자’ 하고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생겼어요.”

아이티 영어캠프에서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는데,한 아이가 나를 졸졸 쫓아다녔다. 아이의 밝은 웃음이너무 예뻐서 함께 한 컷 찰칵!

진실한 마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하루는 캐나다 오타와에서 굿뉴스코 활동을 홍보하던 중 존을 만났다. 존은 인디언이어서 매달 2천 달러(약 233만 원)씩정부보조금을 받는다. 학생에게는 충분히 큰 돈이지만, 그는 삶에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11살 때부터 술, 담배, 마약을 시작했고, 그런 삶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는 인생의 목적이 없어 학교생활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거리에서 굿뉴스코 홍보활동을 하던 은혜 씨를 만난 것이다. 굿뉴스코 활동을 함께하며 존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마음속의 문제를 털어놓았고, 점점 밝아 졌다. 술, 담배, 마약도 모두 끊었고, 웃는 일도 늘었다. 나중에 은혜 씨는 존의 할머니와 고모를 만나게 되었는데, 존의 할머니는 그녀를 만나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존이 사회부적응자여서 친구도 없이 항상 우울하게 지냈는데, 우리 손자랑 친구가 되어줘 너무 고맙구나. 덕분에 존이 밝아질 수 있었어.”
 누군가 자신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은혜 씨는 정말 기뻤단다. 그저 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마음으로 대했을 뿐인데도, 가족들은 그런 작은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고마워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뛰어난 능력이나 물질적 도움이 아닌, 진실한 마음이라는 것을 배운순간이었다.

하루 13시간의 혹독한 영어 공부로 자신의 한계를 넘다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으로 미국에서 일 년을 보내고 온 그녀는 유학을 결심했다. 해외봉사를 하며 익힌 영어와 현지 문화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더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녀가 넘어야 했던 가장 큰 관문은 토플 시험이었다. 고등학생 때 영어가 싫은 나머지 수업을 잘 듣지 않았던 그녀에게 영어공부는 더없이 높은 장벽이었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생긴 이상 그 장벽을 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시험까지 남은 기간이 길지 않아서 짜임새 있게 공부해야 했어요.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준비한 뒤 6시 30분부터 공부를 시작했죠. 밥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으로 단어를 외우고 토플문제를 풀었어요. 태어나서 제일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고3 때도 그렇게 공부한 적이 없었거든요.”
 하루 13시간 이상을 영어공부에 쏟아 부은 그녀는 결국 학교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거뜬히 뛰어넘는 점수를 얻었고, 맨해튼커뮤니티칼리지Borough of Manhattan Community College간호학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부족함이 새로운 목표에 뛰어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다
본인의 진로도 어머니의 말을 듣고 결정할 만큼 수동적이던 그녀가 이처럼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뀐 데에는 굿뉴스코 미국 지부장님의 역할이 컸다. 그녀가 유학을 결심한 것도 그의 조언 때문이었단다. 가족과 떨어져 먼 미국에서 공부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유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굿뉴스코 활동을 할 때 지부장님은 제 능력 이상의 일을 늘 시키셨어요. 이를테면 외국인 친구 만나서 초대하기, 낯선 사람에게 행사 홍보하기 같은 거요. 그런 일들은 부담스럽지만 일단 해보면 늘 결과가 만족스럽고 보람도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배운 것도 많고요. 지부장님은 제 생각이 못 미치는 부분까지 헤아려서 최선의 대안을 제시해 주셨기에 멘토로 따를 수 있었어요.”
 사람들은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원한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막상기회가 찾아와도 사람들은 그 기회에 선뜻 뛰어들지 못한다.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면 어떡하지?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무너지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흔한 토익 점수나 자격증이 하나도 없었던 은혜 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붙잡을 수 있었다.
 새 학기를 새 학교에서 보낼 기대감에 부풀어 있을 은혜 씨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부족한 영어실력,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 학비 등이 그것이다. 게다가 간호사가 될 공부를 하는 틈틈이 북미 크리스마스 콘서트 투어 준비 및 댄스팀 활동 등 해외봉사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 년 동안의 해외봉사단 생활을 통해 작은 어려움을 뛰어넘는 재미와 기쁨을 배웠기에 그녀는 더 이상 부담스러운 일을 피하지 않는다. 거북이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착실하게 한 발 한 발을 내딛겠다는 그녀의 10년 후 성장 모습이 기대된다.

김은우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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