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상에는 영적 개혁이 필요합니다”

올해 3월 말에 대통령 임기를 마치면서 아프리카에서는 보기 드문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보니 야이 전 베냉 대통령이 성하의 계절 7월에 우리나라를 찾았다. 국가 수반의 자리에서 물러난 뒤 방문한 첫 국가가 왜 대한민국이었을까? 일주일 동안 국내 여러 곳을 시찰하고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앞으로 그의 행보도 궁금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인터뷰 기회가 주어졌다.

베냉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는 프랑스에서 독립한 1960년부터의 대통령들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다. 역대 대통령들을 설명할 때 업적이나 경력을 내세우는 것으로 대부분 시작하는데 보니 야이 전 대통령의 경우는 좀 달랐다.
 ‘결혼해서 다섯 자녀를 둔 그는, 전적으로 기독교 신앙인이다. 그는 복음전도자이며 천지를 창조하신 자비로운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삶은 생각할 수 없다.
L’homme, marie et pere de cinq enfants est fondamentalement croyant. Il est chretien, evangeliste et ne concoit pas la vie en dehors de la crainte a l’endroit de Dieu, le Misericordieux, Createur du ciel et de la terre.’
이렇듯 인간적이면서 종교적인 표현을 쓴 것은 그의 장점으로 알려진 ‘겸손함’ 때문이 아닐까? 방한 일정으로 열린 대학생 특별강연에서도 그의 겸손은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 실제 몸에 밴 삶 자체임을 알 수 있었다. 한번은 강단에 오른 그에서 17에게 젊은 스태프가 무선 마이크를 건네주면서 목례를 했는데 그는 고개를 45도로 숙여 답례를 하고 마이크를 받았다. 이어 청중을 향하더니 허리를 마치 반으로 접듯 90도 각도로 천천히, 그리고 심호흡하듯 깊게 인사를 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도 흔치 않은 이 광경은, 농구선수처럼 큰 키에 체구도 건장한 그가 마음의 키는 매우 작고 낮음을 알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아프리카의 프랑스어권 나라들 중에서 헌법을 지킨 최초의 대통령이 된 그의 퇴임식을 놓고, BBC 방송이나 AFP 통신 등 세계 언론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보도했다.
‘보니 야이 대통령은 5년 연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이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정권을 유지하려고 헌법까지 개정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공정한 대선을 통해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에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었을까? 있던 자리그에서 물러날 때 허전함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하물며 한 나라를 10년씩 통치해온 그로서는 손에 쥐고 있던 권력을 스스로 놓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았다. 게다가 그가 정권이양을 준비하고 있을 당시 주변국들의 상황을 살펴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콩고 공화국의 경우, 32년 동안 장기집권 중인 드니 사수 응게소Denis Sassou Nguesso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2023년까지 임기 연장을 확보해둔 상태였고, 현재 20년 집권 중인 르완다의 폴 카가메Paul Kagame 대통령도 지난해 대통령 임기연장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해 2034년까지 40년을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두었다. 이에 앞서 우간다, 부룬디, 부르키나파소에서도 장기집권을 위한 헌법 개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처럼독재와 장기집권이 만연한 아프리카 대륙의 고질적 습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부정부패와 결탁하지 않고 민주화를 앞당기는 일에 어떻게 온 마음을 쏟을 수 있었을까?
“하나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정치적 신념으로 나라를 이끌었습니다. 민주주의가 발전하려면 누군가를 소외시켜서는 안되며 서로 포용하고 함께 연합해야 합니다. 영적靈的개혁이 필요하며 그것은 반드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내가 대통령직에 있으면서 깨달은 것인데, 이런 믿음이 내가 임기완수를 통해 헌법을 지킬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의 뒤를 이은 패트리스 탈론Patrice Talon 현 대통령은 4년 전에 보니 야이 대통령 독살 음모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정적政敵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그는 보복이나 응징보다 ‘사면赦免’이라는 선물을 준 셈이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보호 아래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탈론이 나를 독살하려고 했지만 사전에 발각되어 프랑스로 망명했습니다. 나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그를 사면했고 베냉으로 오게 했습니다. 돌아온 그는 대선에 출마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전화를 해서 대통령직을 평화적으로 인수인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내 자신을 맡겼고 하나님이 앞으로 열어갈 나의 길을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즈음에서 그의 독실한 신앙적 근원이 궁금해지는데, 보니야이 전 대통령은 상대의 이런 마음을 헤아린 듯 먼저 말을 이어갔다.
 “나는 베냉 시골마을 출신입니다. 처음엔 학교에 갈 형편이 못되어 삼촌 밑에서 농사일을 배웠습니다. 9월에 시작한 학기가 어느덧 마무리하는 시기에 이르렀는데 그때 기적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나는 학교에서 배우는모든 것이 너무 즐겁고 신났습니다. 4개월이나 늦게 시작했는 데도 좋은 성적을 받아오니까 삼촌도, 아버지도 학교 다니는 것을 허락해주셨습니다. 나는 베냉 국립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마친 뒤 세네갈, 프랑스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학창시절에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쉰 살에 침례 세례를 받았는데 그 날 이후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워왔습니다. 정치 경력도 없던 금융인 출신의 나를 26명의 후보 중 득표율 75%로 승리하도록 하나님이 도우셨습니다.
 내가 퇴임하고 한국을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존경하는 멘토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에 지혜로운 분들이 많지만, 나의 멘토 박옥수 목사님은 정말 지혜로운 분입니다. 목사님이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데, 특히 한국과 전 세계를 영적으로 네트워킹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가 2013년에 목사님이 설립한 IYF를 알았는데 이 단체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영적으로 각 나라들을 가깝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목사님께 이런 부탁을 드렸습니다.
‘베냉에 땅을 드릴 테니 병원과 청소년들을 위한 여러 학교를 지어주세요.’ 목사님은 약속을 지키셨고 지난 2월에 청소년센터 개관식을 가졌습니다. 이번에 목사님을 뵙고 앞으로 내가 할 일에 관해 의논을 드리고 있습니다. 내겐 아직 부족한 게 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영적인 개혁을 통해, 사람들 마음에 없던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면서 목사님께 지혜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나에게 목사님은 절망을 치유해주는 희망의 의사선생님입니다.”

국제청소년연합 IYF의 고문으로 위촉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역할 수행을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IYF는 80여 개 나라에 지부를 둔 국제적인 단체로서, 전 세계 학생들의 마인드를 강하게 키워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믿음을 주고, 마음을 열어서 내면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능해질 때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나는 IYF 설립자이자 나의 멘토이신 목사님과 같이 일하면서 영적인 국제 컨퍼런스를 준비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고문으로서 성심껏 돕고 싶습니다. 다른 단체나 교회들로 하여금 같이 일하게 하고, 각 나라도 함께 영적인 개혁에 참여하자고 하고 싶습니다. 내가 목사님께 IYF를 통해 영적 컨퍼런스를 열자고 했습니다.”

보니 야이 전 대통령께서 구상하시는 영적 컨퍼런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물론입니다. 영적 컨퍼런스라는 말은 내가 2008년부터 주창해온 것입니다. 한 나라를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믿음을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고, 영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당시 서브 프라임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는데 이를 계기로 G20이 실무자 레벨에서 정상급 회의로 격상되었습니다. 그때 국제적인 컨퍼런스가 열렸고 내가 남아공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부시G. W. Bush대통령께 내가 회의장에서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이번 국제적인 컨퍼런스 다음에, 다른 컨퍼런스를 열자. 우리 세상은 너무 아프다. 영적인 컨퍼런스, 하나님의 믿음을 향한 컨퍼런스를 열자.’ 경제위기와 테러리즘이 주는 국제적 불안감이 컸기에 부시 대통령은 ‘매우 좋은 생각이다. 같이 해보자.’라고 했습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N.Sarkozy 대통령도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 다른 차원에서의 세계적인 회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나는 G7, G20에 속한 국가 원수들께 편지를 썼습니다. 이제 그 일들이 점점 본격화 될 것 같습니다”

위) 은행가에서 정치인으로 인생이 바뀌는 순간. 75%라는높은 득표율로 대통령이 된 2006년 당시 취임식 모습이다.그는 영적인 개혁을 기반으로 10년간 국정을 구상해왔으며,재임 기간 동안 베냉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된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가운데) 2016년 2월, 베냉 정부의 의뢰를 받아 IY에서 지은‘베냉 깔라비 청소년 센터’. 기증받은 3만 평 대지 위에 현재새나라 메디컬 센터가 운영 중이다. 앞으로 건축 및 축구학교를 세워 신입생들을 모집할 계획이고, 라디오 방송국도개국 준비 중에 있다.아래) 퇴임 후 우리나라를 첫 해외 방문국으로 정한 이유에대해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멘토를 직접 만나 앞으로의 일을의논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공항 귀빈실에서 열린 방문환영 공연을 바라보는 모습을 사진 앵글에 담았다.
위) 은행가에서 정치인으로 인생이 바뀌는 순간. 75%라는높은 득표율로 대통령이 된 2006년 당시 취임식 모습이다.그는 영적인 개혁을 기반으로 10년간 국정을 구상해왔으며,재임 기간 동안 베냉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된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가운데) 2016년 2월, 베냉 정부의 의뢰를 받아 IY에서 지은‘베냉 깔라비 청소년 센터’. 기증받은 3만 평 대지 위에 현재새나라 메디컬 센터가 운영 중이다. 앞으로 건축 및 축구학교를 세워 신입생들을 모집할 계획이고, 라디오 방송국도개국 준비 중에 있다.아래) 퇴임 후 우리나라를 첫 해외 방문국으로 정한 이유에대해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멘토를 직접 만나 앞으로의 일을의논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공항 귀빈실에서 열린 방문환영 공연을 바라보는 모습을 사진 앵글에 담았다.

교육, 경제, 빈곤 등 세계가 안고 있는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보니 야이전 대통령께서는 영적 측면을 강조하시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2,000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54개 나라의 현재 총 인구는 10억명이 넘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은 유럽보다 4배 크고 중국보다는 3배가 크며, 개발할 지하자원도 많습니다. 2050년에 아프리카 인구는 20억이 될 것입니다. 그중 60%가 25살 이하의 청소년들로서, 이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만 있다면 미래 발전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나는 아프리카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봅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 아프리카에는 빈부격차가 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 가운데 살고 있으며, 왜 이렇게 살아가는지 이유도 모릅니다. 학교가 없는 곳이 많습니다. 직업훈련도 못 받고, 일자리 얻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마실 물조차 귀한 아프리카에 사는 청소년들은 미래가 암담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테러단체에 가입합니다. 보코하람Boko Haram이라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이 청소년들을 모집합니다. 서구교육을 반대하는 이 단체는청소년들 허리에 폭탄 벨트를 채우고 거짓말을 해댑니다. ‘폭탄 테러를 하면 천국에 간다’고. ‘사람들을 죽이라’고. 그리고 실제 자살 폭탄 테러를 시도합니다.
 자기가 죽는 게 아무런 문제도 안되는 것은 그 사람 마음에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꿈을 꾸지 못하는 그런 청소년들이 결국 극단적 테러에 가담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예수님 안에 있다면 인생에 새로운 소망이 생깁니다. 그런 측면에서 소망을 키워주는 박옥수 목사님의 메시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내가 믿음이 바탕이 된 영적 개혁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우리나라 곳곳을 두루 다니셨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엇인지요?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민주주의는 마치 목적지 없는 여행과 같아서, 절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계속 여행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2006년에 한.아프리카 포럼 참석차 서울에 온 적이 있는데 일정이 너무 짧았고, 이번에 와서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관심 많은 도로, 철도, 전기, 공중보건, 통신시설 등 인프라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가 대통령으로 10년간 있으면서 도로에 큰 투자를 했습니다. 총 2,000킬로 미터의 도로를 닦았는데 그 길이는 내가 대통령이 되기 이전인 1960년도부터 2005년까지 55년 동안 닦은 총 660킬로 미터의 3배에 해당합니다. 즉 도로건설이 연간 12킬로미터밖에 안 되던 것을 내가 연평균 200킬로미터씩 도로를 늘려갔습니다. 이 사업으로 청년들에게 많은 일자리가 생겼고 물류산업이 발전했으며 지역 및 국가 시장도 활성화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베냉과 비교도 할 수 없이 길이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발전의 길은 길의 발전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급성장하는 데에 도로가 큰 역할을 했으리라 봅니다.”

위) 이번에 동행한 아들 내외와 함께 찍은 사진. 일정의 하루를월드문화캠프에 참석중인 대학생들과 같이 자연 속에서보냈는데, 래프팅 체험도 하면서 심신이 쉬는 시간을 즐겼다.가운데) 베냉의 첫 민주주의 대통령인 그가 건국대학교에서특별강연을 했다. 보니 야이 전 대통령 오른쪽에 정병국의원, 왼쪽에 박옥수 IYF 설립자가 자리했다. 이날그라시아스 오케스트라 공연이 무대를 더욱 빛내주었다.아래) 경제인 초청 간담회 만찬장에서 처음 만난 베냉 전대통령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한국식으로 허리를 깊이굽혀 인사하는 모습에 이수성 전 총리는 ‘저 분은 남다르다.겸손하다.’며 감탄을 했다고 한다. 원래 고수는 고수를단번에 알아본다고 하지 않은가!
위) 이번에 동행한 아들 내외와 함께 찍은 사진. 일정의 하루를월드문화캠프에 참석중인 대학생들과 같이 자연 속에서보냈는데, 래프팅 체험도 하면서 심신이 쉬는 시간을 즐겼다.가운데) 베냉의 첫 민주주의 대통령인 그가 건국대학교에서특별강연을 했다. 보니 야이 전 대통령 오른쪽에 정병국의원, 왼쪽에 박옥수 IYF 설립자가 자리했다. 이날그라시아스 오케스트라 공연이 무대를 더욱 빛내주었다.아래) 경제인 초청 간담회 만찬장에서 처음 만난 베냉 전대통령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한국식으로 허리를 깊이굽혀 인사하는 모습에 이수성 전 총리는 ‘저 분은 남다르다.겸손하다.’며 감탄을 했다고 한다. 원래 고수는 고수를단번에 알아본다고 하지 않은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도 있었고, 대학교에서 특별 강연도 여러 차례 하셨습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습니까?
 “한국이 사회경제적으로 큰 발전을 이루었지만 자살, 우울증, 소통의 부재 등 문제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부유한 가운데 살면서도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베냉은 빈곤 속에서 소망을 갖지 못하고 사는데, 한국은 풍요 속에서 소망을 갖지 못하고 삽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의 유무가 아닌 소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행복과 불행이 나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종교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예수님의 길에서 떠나지 말라는 것입니다. 혹시 어려운 일이 있다면 기도를 해보세요.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시험이나 문제 앞에서 머뭇거리지 마세요. 마치 우리가 택시를 탈 때 운전사에게 우리를 맡기고 비행기를 탈 때 조종사에게 우리를 맡기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택시 운전사나 비행기 조종사는 사고를 낼 수 있어도 예수님은 완벽한 조종사이므로 결코 사고를 내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예수님께 나를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믿음은 인생의 행복을 얻는첫 번째 열쇠입니다.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끝낸 나는 이제 예수님 안에서 믿음을 가진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학생 여러분들도 믿음을 놓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대통령 재임 시 청소년들을 위해 관심을 더 기울인 일이 무엇입니까?
“나는 교육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임기 중에 초등학교 무상의무교육을 실시했고, 이로 인해 100만이 넘는 학생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무상교육이 아니었다면 이 어린 학생들은 알파벳도 읽지 못했을 겁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생은 국가의 위협 요소가 됩니다. 한국은 100% 가까운 청소년들이 모두 학교에 다닌다고 들었는데, 베냉의 모든 학생들도 학교를 다니고 일자리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앞으로 목사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맹활약을 하실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른 나라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너무 많은데 그 중에서 부시 대통령과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2006년에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부시 대통령과 둘이서 사적인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습니다. 당시 국제관계는 복잡했고 이라크 전쟁 등으로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해 있었습니다. ‘부시 대통령께서는 하루에 얼마나 주무십니까?’ 손가락을 펴서 보여주며 6시간 잔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문제가 산재해 있는데 6시간이나 주무십니까?’ 나를 바라보더니, ‘베냉 대통령께서는 몇 시간 주무십니까?’ ‘나는 2시간 잡니다.’라고 했더니, ‘베냉처럼 어려운 나라를 맡아 운영하는 건 힘든 일입니다. 미국을 이끄는 것보다 베냉을 이끄는 게 더 힘들 겁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에게 자주 읽는 성경 구절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여호수아를 즐겨 읽는다고 했더니 성경을 들고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한 나라의 지도자에겐 성경이 꼭 필요합니다.’ 그때 나는 강대국이 된 미국의 저력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말미에 보니 야이 전 대통령께 지금은 취침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질문했다. 그는 “하루에 6시간씩 잡니다.”라며 활짝 웃어주었다. 성경 시편에,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라는 구절이있다. 인생의 모든 문제를 예수님께 맡겼다니 가능한 답변 아니겠는가? 목사로서 제 2의 인생을 새롭게 그려갈 그의 행보에 사뭇 기대가 된다.

토마스 보니 야이 Dr. Thomas Boni Yayi 전 대통령
1952년 베냉 차우루Tchaourou에서 태어난 그는 베냉 국립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하고 세네갈 다카르대학교에서 금융학 석사를 받았다. 이어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1976년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부터 베냉 상업은행, 서아프리카중앙은행BCEAO에서 일했고 1992년부터 94년까지 당시 베냉 대통령 경제 고문으로 있었다. 1994년에는 서아프리카개발은행BOAD의 총재로 임명되었다.
2006년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처음엔 26명의 후보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의 내세운 공약들, 즉 민주적 통치방식을 발전시키고 민간 경제를 활성화하며, 여성의 교육적 기회 확대 및 농업의 현대화가 민심을 움직여 75% 득표율로 대통령이 되었다. 2011년에는 53.8%의 득표율로 대통령직 연임에 성공했으며, 2012년에서 2013년까지 아프리카연합 의장직을 지냈다. 그는 베냉의 경제도약과 민주화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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