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나라에서 모인 친구들이 월드캠프 내내 한마음으로 지낼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한 정주승 부교사. 팀원들은 그를 향해 ‘잘 이끌어주어서 잘 따르고 싶은 리더’ ‘동네 형 같이 편안하다’ ‘계획적이고 관리를 잘해준다’ ‘카리스마가 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학생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은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저는 돈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돈을 벌려고 일을 했습니다. 도로에서 차표 끊는 일, 물탱크를 만드는 일 등 집이 그렇게 가난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돈을 버는 일이 마치 남들보다 앞서가는 것처럼 느껴졌기에 자부심이 많았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신용카드를 팔면서 가장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그리고 대출을 받아서 울산에 작은 카페도 운영하게 됐습니다. 주변에서 저를 ‘젊은 나이에 돈 많이 번 사람’ ‘젊은 나이에 일 잘하는 사람’ ‘젊은 사장님’이라며 치켜세워주었고 듣기 좋은 말에 현혹되어 점점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어두워졌습니다. 나중에는 다른 사람들의 충고를 듣지 않는 사람이 되었어요. 어느 날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었는데 돈을 가지고 도망을 갔습니다.
 뉴스에서 더치 카페 전문점의 위생에 대해 보도하면서 오픈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점점 사업이 안됐습니다. 술을 마셨고, 생활의 활력을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땡전 한 푼 없는데도 꼭 차를 타고 가야 하고 유명 브랜드 옷이 아니면 입지 않았습니다. 어떤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하고 돈을 벌면 되는데 저는 돈을 쓰기만 한다고 생각하니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가 욕구를 다스릴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작년 한 해 아프리카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후 참 많이 변했습니다. 아프리카 현지 음식이 특히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어느 날 지부장님 부부가 한국 라면을 끊어주셨어요. 비싼 스테이크 먹는 것보다 정말 맛있고 행복했습니다. 행복이 외부의 물질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만족에 따라 느낄 수 있는 것인 걸 알게 됐어요.
 

반별 사진 콘테스트에 제출한 사진. 해운대 백사장에서 온몸으로 IYF를 표현해내고 있다. 월드문화캠프에 참석해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마음의 친구를 얻었다.
반별 사진 콘테스트에 제출한 사진. 해운대 백사장에서 온몸으로 IYF를 표현해내고 있다. 월드문화캠프에 참석해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마음의 친구를 얻었다.

월드캠프에서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같은 팀이 되는 것은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친구들에게 남들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것들, 부족한 것들을 이야기해보라고 권했는데 다들 힘든 부분들이 있는 겁니다. 행사가 끝나면 그날 들은 마인드 강연을 통해 서로 돌아보고, 소망을 갖는 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덮어주기도 하니 정말 친구가 되었습니다. 한 명씩 모두 그렇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날 르완다 친구가 눈물을 글썽이며 포옹하면서 ‘우리는 진짜 친구다. 내년에 다시 한국에 돌아오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도 같이 뜨거웠어요.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교사를 맡고 싶습니다. 잘 따라준 반 팀원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고, 헤어지는 게 정말 아쉽고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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