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혁 멘토링 라이브JML 고민상담소

취업, 공백기, 진로에 대한 모든 고민을 털어놓아라. 취업 컨설턴트 조민혁이 어떠한 고민이라도 문제점을 정확하게 꼬집어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이번 칼럼에서는 취준생들이 보내 온 사연과 함께 차근차근하고도 자세한 그의 일대일 상담내용이 소개된다.

사연1) 짧은 면접 시간에 차별화 있는 대답을 하고 싶어요!_27세 L양
저는 W은행 최종면접에서 아쉽게 탈락했고 그 이후에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종면접에서 주어진 질문은 1분 동안 자기소개 하기로, 짧은 시간 내에 저를 다 표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미 누적된 점수가 있어 최종면접에서 역전을 시키기 불가능했던 걸까요. 앞으로도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합니다.
어떻게 하면 면접에서 주어진 짧은 시간 내에 차별화된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조민혁: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L양: 저는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디어학부에 재학 중이고 경영학부를 복수전공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이번 W은행에서는 고졸 전형 채용을 실시했기 때문에 대학생인 저는 당연히 합격할 줄 알고 지원했어요. 하지만 다른 지원자들과 이야기해보니 한국외대 등 의외로 고스펙자들이 많이 붙었더라고요.
최종면접에서는 한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밖에 못하는데요. 그 짧은 시간 안에 면접관에게 자신을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면 어떤 식으로 면접에 임해야 되는지 궁금합니다

: 면접을 본 경험이 몇 번째인가요?
처음이에요. 제 인생에서 서류 통과도 처음이었고요. 지난 하반기 공채 기간에는 20개 넘는 기업에 지원했지만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했어요. 이번엔 처음 서류전형에 통과해서 최종면접까지 가게 된 만큼 조바심이 나고 간절했던 기회였어요. 떨어진 후 우울했지만 밝은 기분을 되찾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 전공에 맞추어 IT 분야로 지원하는 건 어떠세요?
IT분야에서는 코딩(컴퓨터 작업에서 명령문을 사용하여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을 잘해야 되는데 애초 실력이 없어서 경영학부를 복수전공하면서 금융권에 지원하려고 준비했어요. 경영학부 친구들 중 많은 수가 금융권에 지원하기 위해 준비 하더라고요. 제가 기자단, 봉사활동 등 대외활동 경험이 네 번 정도 있는데, 친구들에게도, 채용설명회에서도 금융권에서 이런 대외활동을 인정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 미디어나 컴퓨터공학, 전자, 통신 분야는 아직 취업시장에서 괜찮은데 자신의 전공을 포기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고민됐지만 포기하기로 결심했어요. 금융감독원에 입사한 선배가 전산팀에 지원하겠다고 하는 제게이 실력으로는 면접에 붙을 수 없다고 냉정하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오히려 이공계의 특성을 살려서 기획 분야에 지원해보는 것을 권하셔서 저도 그렇게 정리했어요. 돌아갈 고민은 하지 않고 직진만 하려고 해요.

: 굉장히 긍정적입니다. 제가 L양에게 드리고 싶은 첫 번째 조언은 계속 면접을 보라는 것입니다. 일단 판단을 빨리 하신 점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계속 자신의 전공을 살리겠다고 무작정 붙잡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도 L양은 생각을 빨리 정리하셔서 현실적으로 실천하기에는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 조언은 이거에요. 제가 아는 여학생도 W은행에 떨어졌지만, L양과 달리 CJ제일제당을 퇴사하면서 은행권에 가겠다고 결심했어요. 그 친구는 신한은행 최종면접에서 떨어져서 굉장히 속상했을 때 CJ제일제당에 합격됐어요. 입사는 했지만 계속 미련이 남았고, 미련 가질 바에야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은행권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W은행에 지원했는데 또 떨어진 거죠. 지금은 코레일 채용전제형 인턴 채용에 합격했어요. 10주 정도 인턴과정을 거친 후에도 불합격하지 않을 거예요. 반면에 L양은 아주 올바른 길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어요. 생각도 정리하셨고 나름대로 선배들을 만나서 방향도 찾으려고 하고요. 그런데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면 공기업 등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어요. 그러한 분야를 노리는 것이 좋아요.
 세 번째는 앞으로 최종에서 떨어지면 어떡하나 불안하다고 했는데요.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요. 왜냐하면 채용팀에서 사람을 선발할 때 적합해야 뽑아요. 적합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너무 똑똑하거나 너무 뒤떨어지면 안 뽑는다는 거예요. L양은 면접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언가를 더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은행권 같은 경우는 선호하는 성향, 스타일, 이미지가 정해져 있어요. L양의 스타일이나 이미지가 W은행과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요. 은행권 같은 경우는 고객의 접점에서 직접 사람을 상대해야 되잖아요. 그러다보니 은행마다 추구하는 분위기가 비슷해야 해요. 예를 들어, 대한항공 승무원들만의 이미지와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만의 이미지가 있어요. 같은 항공사 내의 승무원들의 성향과 외모가 비슷비슷하죠. 은행도 마찬가지예요.
 그럼 ‘이미지와 성향을 바꿀 수 없는데 어떡하라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L양은 W은행에 또 다시 지원하지 말라는 거예요. 면접에서 단 두 질문으로 지원자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결국 평가하는 기준은 이미지밖에 없어요. 임원들이 그 회사에 오래 근무하면서 직원들을 많이 보고 겪어 왔잖아요. 그런 이미지가 있는지 평가하는 거거든요. 이런 성격의 직무들은 최종면접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마음 아파하고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W은행에는 떨어져도 신한이나 농협에는 붙을 수 있으니까요. 최종 면접에 들어가기 전, 말에 신경 쓰기보다는 최대한 지원하는 은행의 직원에 맞는 코디와 이미지에 신경 써야 해요. 비단 W은행뿐만 아니라, 고객을 직접 대면해서 상대해야 하는 직업들은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마음 아파해야 하는 지원자는 1차에서 떨어진 경우예요. 준비 부족이거든요. 1차 면접은 실무자가 면접관이라 사람의 됨됨이를 보기보다는 철저하게 직무 역량만 평가해요. 계속 구직활동을 하시되 공기업이라든지 다른 회사의 면접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세요.

 

사연2) 평생 직무를 갖게 해주세요!_26세 Y군
전시컨벤션 산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실제 기업 영업직무 내에서는 그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직무가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제가 상경계열이라 우선 영업직무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고요, 제가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전시컨벤션, 행사기획 등의 업무와 연관된 영업 직무를 수행하고 싶습니다.
 1년간 공기업을 준비한 적도 있지만 저와는 너무도 맞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쩌면 일터는 가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적성에 맞는 일을 꼭 찾고 싶습니다. 평생 직무를 갖고 싶습니다.

조민혁: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Y군: 저는 숭실대학교 무역학과에 재학 중이고요. 4학년 1학기 마치고 휴학했어요. 공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1년 정도 공기업 인턴 관련 자소서를 많이 써보면서 취업 준비를 했어요. 관련 자격증도 땄고요. 그런데 운이 좋아서 공기업에 합격한다고 해도 ‘평생 재미있게 보람 느끼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전 전시컨벤션 산업인 코엑스, 킨텍스 등에서 하는 일에 관심이 있고 입사하고 싶은데 남은 한 학기 동안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일단 영업직무를 생각하고 있지만 컨벤션 지원도 함께 준비하고 싶습니다. 컨벤션 산업은 제가 스물한 살 때 학생회장을 하며 오리엔테이션, MT 등 행사를 기획해보니 적성에도 잘 맞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 전시컨벤션은 전문성을 요구합니다. 컨벤션 회사는 메인 업무가 컨벤션이 아니라, 컨벤션을 열어서 고객을 유치하고 돈을 버는 거예요. 그리고 경희대 등에 있는 컨벤션 관련 학과에서 전공한 사람을 굉장히 원하며, TO도 많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컨벤션 분야에 지원하는 건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리엔테이션, 회식, 유관부서와의 행사는 모든 직무에서 다 합니다. 더군다나 신입사원이라면 꼭 해야 하는 일이지요. 영업관리, 구매부서, 어느 부서든지 행사는 매달 있어요. 행사기획 업무를 메인 업무로, 별개의 직무로 보긴 어려울 것 같네요.
 오히려 영업직무를 B2B(기업 간에 이루어지는 상거래), 철강, 외식 등으로 범위를 나누고 구체화해서 접근하시는게 어떨까요. Y군의 전공인 무역학과는 물류 분야에서도 선호합니다. 전공을 살리고 싶으시면 무역, 상사, 물산, 벤더 분야로 진입하는 것도 강추합니다.

의류벤더 분야의 전망은 어떤가요?
: 벤더업체의 전망은 굉장히 좋아요. 절대 망하지 않는 업종이죠. 벤더는 갑이 아니라 을입니다. 예를 들어 GAP이라는 브랜드에서 “신상품을 출시하는데 10만 장을 언제까지 만들 수 있는 업체 모여주세요.” 하면 한세실업, 한솔섬유, 세아상역 등의 벤더업체가 경쟁을 해서 입찰을 따내는 거예요. 최대한 바이어에게 맞춰야 하는 일이에요. 보수나 대우는 괜찮지만, 대신 납기일을 맞추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요. 그래서 야근이 잦고 업무 강도가 높아요. 그나마 태평양물산은 다른 벤더업체에 비해 업무감이 괜찮아요. 그래도 밤 10시에는 퇴근한다고 합니다. 벤더업체 간에 이직을 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 분야에서 옷도 직접 만들어봤고 고되고 힘든 일을 해본 사람을 좋아하죠. 상대적으로 여성 비율도 높고요.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면 벤더 업체에 가시길 권합니다. 전시컨벤션 업무와 영업직무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까요?

: 업종, 직무 두 가지 다 충족시키는 건 현재 4학년 1학기를 마친 상황으로는 쉽지는 않아요. 이들 중 하나를 정해야 돼요. 직무로 가는 게 맞죠. 자기소개서에서도 업종에 대한 관심보다는 직무에 관한 것을 많이 물어보거든요.
 Y군이 평생직무를 갖고 싶다고 했는데요, 불가능한 이야기예요. 평생 직무라는 것은 전문직이 아닌 이상 없습니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직무를 선택할 때는 평생직무 조건은 적합하지 않아요.

 만약 외국어에 강점이 있다면 물류, 일반 대기업의 해외영업, 해외와 관련된 일을 하는 업종을 노려보는 걸 권하고 싶네요. 높은 토익 점수가 없더라도 면접관과 만나서 30분 이상 대화할 수 있는 실력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해요. 해외경험은 중요하지 않아요. 해외에 나갈 일이 거의 없거든요. 해외영업이란 해외에 나가지 않고 해외에 나가 있는 법인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해외영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이해하고 있으면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예요. 아직 충분히 젊고 4학년 2학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 나쁘지도 않으니까요. 종합물류유통기업인 현대글로비스 등의 채용 기간을 알아두고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중요해요. 가능한 지원할 수 있는 곳을 많이 찔러놓아야 그 결과를 가지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벤더업체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 벤더업체로 진로를 정했다면 벤더에서 인턴을 하는 것이 가장 좋고, 대외활동을 할 수 있다면 벤더와 조금이라도 관련성 있는 것을 하세요. 벤더에 지원하려면 벤더 구조를 아셔야 해요. 평소에 학습을 하셔야 될 거 같아요.
 그것이 안 된다면 진짜 영어 실력을 키우고요. 오픽으로 끝내야 할 것이 아니라,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는 활동을 해야 돼요. 어떤 활동을 더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결국 아무것도 못합니다. 무언가를 해야 불안하지 않아서 ‘뭘 해야 할까?’ 고민만 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본인이 했던 활동들을 기준으로 빨리 자소서를 써봐야 합니다.
 처음부터 구직활동을 너무 완벽하게 하면 스트레스만 받고 끝나요. 어차피 면접도, 서류도 떨어져야 되는데 그때마다 상처받고 좌절하잖아요. 이번 하반기 때 다 끝내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인턴 채용 기회가 찾아오면 자소서를 쓰세요. 다섯 개 정도 썼어도 잘한 거예요. 그러다보면 공부도 하게 되고 사람도 만나게 되고요. 벤더 지원에 너무 올인하지 않고, 일반 기업에 해외영업도 있으니 1, 2순위를 정해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조민혁
대한민국 대표 취업컨설턴트로, 한국외대법학과와 연세대 GMBA를 졸업하고 2006년 POSCO채용팀에 입사하여 발표면접, 토론면접 등의 면접관으로 활동했다. 이번 달부터 10회에 걸쳐 대기업 입사 지원시 꼭 알아야 할 사항, 접근 전략 등을 전하는 대기업 분석 특강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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