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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공연팀으로 봉사한 조수빈
조수빈 | 승인 2016.07.11 15:33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내가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공부하는 마하나임음악원에서는 2학년 과정을 마치면 반드시 아프리카나 남미, 동남아 국가에 가서 음악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한 현지 청소년들을 1년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나는 케냐로 가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고 현재 수도 나이로비에서 활동 중이다.

나는 원래 대사관 지원팀에 배정을 받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케냐 대통령의 면담 시간에 공연을 준비하면 좋겠다’는 지부장님의 말씀을 듣고 공연팀으로 옮겼다. 내 전공은 성악이지만, 바이올린도 연주할 줄 알아 케냐에서도 바이올린을 연주할 기회 가 많았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여러 학생 들과 모여 함께 공연을 준비했다.

준비과정에서 해외봉사를 하며 터득한 마인드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 봉사를 하려면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헤아려야 한다. 그래서 곡을 선정하면서도 ‘관객들이 어떤 곡을 듣고 싶어할까?’를 깊이 생각했다. 우리는 합주곡을 공연하기로 하고 연습에 돌입했다. 독주는 한 사람만 잘하면 되지만, 합주는 다르다. 한 사람이 아무리 잘해도 다른 사람들과 맞지 않는 밸런스로 소리를 내면 공연을 망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열 명 중 아홉 명이 잘 해도 한 사람이 화음을 맞추지 못하면 그 공연은 실패한 공연이다. 그래서 모두 함께 연습하면서 서로의 소리를 조율하고, 생각까지 조율하면서 한소리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리허설을 하면서도 ‘실제 공연이 어떻게 진행될까?’를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연습했기에 필요한 물품을 빠트리지 않고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케냐 정부로부터 공연을 해달라는 초청장까지 받았지만, 아쉽게도 대통령 앞에서 공연을 하지는 못했다. 한국 정부에서는 이미 석 달 전에 공연 프로그램을 다 짜놓은 상황이었지만, 우리가 케냐 정부의 초청장을 받은 것은 2주 전이라 스케줄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만으로도 우리는 한 단계 성장 한 느낌이었다. 곡 하나를 완벽하게 마스터할 정도로 연습하면서 한 가지 일에 마음을 쏟고 집중하는 법, 그리고 깊이 사고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연주 실력도 턱없이 부족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연습하면 조금 더 나은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한계를 넘을 수 있었다. 같이 공연을 준비한 친구 들과도 마음에서 더 가까워졌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케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을 하며 한국어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존댓말에 담긴 한국의 예절을 소개한다. 날 마다 여러 대학을 돌며 태권도 수업도 갖는다. 현지인 친구를 사귀면 함께 식사를 하며 한국과 케냐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럴 때면 한국 문화를 알릴 수도 있고, 케냐 문화를 더 깊이 배울 수도 있다.

한국에서 하는 봉사활동과 해외봉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문화체험이라고 생각한다. 피부색도 언어도 다른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나와 다른 사상도 받아들여 보고 먹어본 적 없는 음식도 먹어보면서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 말로 해외봉사의 큰 매력이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경험하면서 얻는 행복은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다.

많은 사람이 해외봉사를 떠나기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언어장벽이다. 나 역시 영어로 말하기가 부담스러웠지만, 문법이 틀리더라도 주저하지 않고 말을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자신만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에서 잠시 벗어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과 추억을 만드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조수빈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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