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Ocean in Africa

블루오션blue ocean이라는 경영학 용어가 있다. 많은 경쟁자가 몰려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이는 시장을 레드오션red ocean이라고 한다. 블루오션은 이 레드오션의 반대개념으로, 아직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해 경쟁자가 거의 없는 시장을 가리킨다. 여러분은 여러분 인생의 경영자이다. ‘내 인생이 가야 할 블루오션은 어디일까?’를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레드오션과도 같은 한국을 떠나 아프리카로 간 청년들이 있다. 바로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단원들이다. 어떤 이는 15년 동안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현지어의 달인이 되어 대통령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일제식민지 시절과 6·25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대국을 일으킨 우리 지도자들의 정신을 강연으로 풀어 전한다. 한국의 역사, 문화, 정신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자청하기도 한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2학년으로 현재 케냐에서 활동하는 이용욱 씨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해외봉사를 ‘도약하기 전의 웅크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면서 시야를 넓히는 것. 그리고 더 넓게 도약하기 위한 역량을 쌓는것, 그것이 해외봉사의 참의미입니다.”

‘1등을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혼자서 달리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남이 가보지 않은 뒤안길에 꽃길이 펼쳐져 있는 법이다. 오늘도 남이 가지 않은 길로 새롭게 발길을 옮기고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프레스센터 지원요원으로 봉사한 이제원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 입사하여 통신망 장비 소프트웨어 통합 테스트업무를 하던 저는 진급하자마자 바로 휴직을 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업무량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있었고 삶의 목적까지 잃어가고 있었거든요. 마침 휴직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 평생 한 번뿐인 기회라고 생각하고 제 인생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해외봉사를 떠났습니다. 에티오피아로 해외봉사를 오게 된 이유는 아버지께서 제게 에티오피아 공용어이자 희귀언어인 암하릭어를 배우길 권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이 에티오피아에 순방했을 때 저는 사진기자실에서 지원요원으로 일했습니다. 사진 기자분들이 요청하는 사항(에티오피아의 대통령과 총리의 이름은 무엇인지, 어떤 특산품이 있는지 등 전반적인 정보들)을 조사하는 일이었습니다. 자리를 비우면 카메라 같은 고가의 장비들이 도난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잠도 자지 못하고 데스크를 지켜야 했습니다. 기자분들이 늦게까지 작업을 하면 마무리될 때까지 체크했고요. 마치 야근하는 것처럼 힘들었지만 정부기관과 관련된 곳에서 잠시나마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고 신기했습니다. 언젠가 이런 기회가 또 오면 좋겠네요.

저는 이미 에티오피아에서 몇 개월을 먼저 지내며 이 나라 문화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알기에 기자분들이 제게 질문할 때마다 막히지 않고 답변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기자분들이 궁금하신 게 많더라고요. 어떤 명소가 있는지, 화폐단위 계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매연이 왜 이렇게 심한지 등을 알려드리며 많은 도움을 드렸다고 자부합니다. 기자분들이 사소한 심부름 같은 것을 시킬 때는 감사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테이프나 가위 구해드리기, 식사거리 챙겨드리기 등 예전의 저라면 속으로 투덜투덜 거렸을 텐데, 이미 해외봉사 활동을 하면서 나만의 틀과 행동 방식이 있어도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고, 하기 싫은 것도 해보며 마음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프레스센터 업무는, 각 기자실이나 중앙 데스크실에서 필요로 하는 사항과 갖가지 정보가 접수되는 즉시 행정실로 연락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귀빈에게 드릴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등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해야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혼자서는 아무리 일을 잘해도 소용없었죠. 이러한 업무를 통해 상호적인 관계와 공동의식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해외봉사를 하다보면 하기 싫은 일, 마음에 안 드는 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심부름을 해야 해서 처음에는 귀찮고 싫었지만, 어느덧 나에게 이로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이젠 더욱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덕분에 부지런해지고 몸도 건강해졌습니다. ‘나’라는 사람의 틀에서 벗어난 일들을 겪을 때, 그것을 이겨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크게 성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원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근무하다 새로운 삶을 경험하고자 휴직하고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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