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식 제너럴네이처(주) 영업이사-청국장 효소를 전 세계에 왜 알리고 싶은가?

꾸준히 먹으면 혈관을 깨끗이 해주어 중풍, 심장병, 암 등을 예방하는 우리나라 발효식품 청국장. 특유의 냄새와 맛 때문에 외국인이 가장 기피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먹기 부담스러운 청국장을 먹기 좋은 형태의 건강보조식품으로 만들어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가 있으니 제너럴네이처(주) 박경식 이사다. 중국,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청국장 제품을 전파하려는 포부로 가득한 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만약에 아버지가 탄탄한 기업의 창업주라면, 나는 재산을 나눌 형제가 없는 그의 외동아들이라면, 나는 과연 청소년기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 것 같은가? 개인적 차이가 있겠지만, 아마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뉠 듯싶다. 첫째, 그런 아버지의 재력을 믿고 내 맘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막가파형, 내 꿈은 그런 사업에 관심 없으니 내 길만 가련다 하는 독립형,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해 사업을 더 크게 성장시키겠다는 야심형으로 말이다.

인터뷰이 박경식 이사의 집안이 그러했고 그는 그런 환경 속에서 세 번째 야심형으로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한다. 포장이사 전문 회사로 창업한 아버지는 워낙 경영수완이 좋으셔서 그가 대학생이 될 무렵에는 택배, 물류터미널 등의 계열사까지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있었다. 그런 아버지의 외아들로 자란 박경식 이사는 효자란 소리를 듣고 싶어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경제, 경영, 금융, 기업에 대해 홀로 공부하며 준비를 할 정도였다고.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 열심히 했지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쩍 커버린 회사를 이끌어갈 자신이 도무지 없었다. 주변 분들의 격려도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가 어려서부터 자주 들어온 말들은 ‘이렇게 훌륭한 아버지를 두었으니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당연히 외아들인 네가 기업을 물려받아야지’, ‘아버지가 너를 위해서 이렇게 회사를 열심히 키우고 계시니, 너는 공부 열심히 해라’ 등등이었다.

기업가정신을 가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는 점점 힘들고 지쳤다. 그는 서서히 두려움과 부담감을 피해가는 소심한 학생으로 변해갔다. 게다가 외동아들이라서 누구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대상도 없었다. 스스로 만들어둔 높은 벽 속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대학 2학년 봄, ‘내 젊음을 팔아 그들의 마음을 사고 싶다’는 문구와 함께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굿뉴스코 해외봉사단 포스터를 우연히 보았다. ‘갇힌 내 마음을 풀어줄 해결책이 여기에 있겠구나!’

불어를 사용하는 부룬디 어린이들을 위해 영어캠프를 열어 영어동요를 가르쳤다. 아이들은 외국인의 하얀 피부, 생머리를 마냥 신기해했다.
불어를 사용하는 부룬디 어린이들을 위해 영어캠프를 열어 영어동요를 가르쳤다. 아이들은 외국인의 하얀 피부, 생머리를 마냥 신기해했다.

부룬디는 바뀔 수 있습니다!
2학년을 마치고 휴학계를 낸 뒤 아프리카 부룬디로 해외봉사를 떠났다. 현지 대학생에게 매주 2회씩 무료로 컴퓨터, 영어 등을 가르쳤고 그들과 함께 무전여행도 했다. 부룬디 학생들과 함께 먹고 자며 생활하는 동안 그가 알게 된 사실은 부룬디 사람들이 자신들 속에 잠재된 능력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우리는 평생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어’ 하는 패배의식에 젖어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알려주고 싶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이 1970년부터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듯이 너희에게도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과 희망이 있다”고.

그와 동료 단원들은 부룬디 청소년들을 위한 제 1회 부룬디 월드 페스티벌을 준비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고 의욕을 북돋아주는 마인드 강연과 레크리에이션 등 4일 간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교육하고, 청소년부장관을 만나서 페스티벌의 취지를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단원들 스스로는 행사를 진행할 자본이 없었기에 그는 행사에 필요한 자금과 물건을 후원받는 일을 맡았다. 행사 4개월 전부터 부룬디 수도 부줌부라 내에 있는 기업들을 전부 방문했다.

“처음엔 제가 회사를 방문하니까 직원들이 반겨 주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면서 후원을 받으러온 줄 알고는 실망하는 빛이 역력했죠. 당연해요. 멋지게 차려입은 백인(아프리카에선 황인도 백인이다)이 회사에 찾아왔으니 거래를 원하는 비즈니스맨이라 생각하고 기대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상대방이 실망해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죠. 오히려 부룬디의 꿈나무인 청소년들에게 금전적으로 지원해줌으로써 그들의 의식이 보다 성숙해지고 미래의 꿈을 갖게 된다면 앞으로 그들이 일할 부룬디의 회사와 기업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설득했습니다.”

그가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이를 위해 일한다는 것을 설명하니 많은 회사의 사장들이 오히려 그에게 고마워하며 상당한 현금과 후원물품을 지원했다. 그렇게 부룬디 월드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 눈앞에 펼쳐질 나의 그림
해외봉사를 다녀온 그는 인생관이 달라졌다. 아버지 회사를 이어받겠다는 야심형에서 아프리카에서 발견한,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겠다는 독립형으로 바뀐 것이다. 개발의 손길이 절실한 아프리카와 그 곳 청소년들을 위해 평생 일하고 싶은 그는 대학 복학 후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에 임시 인턴으로 근무하다 이듬해 정식 입사했다. 바이오 산업이 각광받던 시절이라, 그는 그 회사에서 전략사업팀, 법무기획팀, 특수영업팀 등 7개 부서를 돌아가며 5년간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부서와 협력하는 능력, 미래를 내다보는 눈,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의 중요성도 배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아프리카에서 배웠던 마음의 힘이었다. 그 힘으로 난관 앞에서 기죽지 않고 과감히 돌파할 수 있는 실행력과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그가 재직 중인 제너럴네이처(주)는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백진수 동료가 독립해서 2014년 7월에 설립한 신흥기업으로,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길 바라는 곡물효소 전문 회사다. 한 가지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일을 꾸준히 밀고 가는 추진력과 광범위한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가는 박경식의 업무 스타일을 눈여겨보고 있던 백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함께 일하자고 제의해왔다.

지금은 능력이 출중하지 않아도 도전하려는 열정을 중시하고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투자하고 싶다는 백진수 대표의 미래 비전이 결국 박경식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그는 2015년 6월부터 영업이사로 제너럴네이처(주)에 합류했다.

“부룬디 월드 페스티벌을 치뤄낸 경험을 계기로 눈앞의 현실보다는 앞으로 만들어갈 그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결국은 자신이 그리는 그림대로 눈앞에 이루어지는 것을 보았거든요. 백진수대표는 우리 젊은 사람들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화지와 크레파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주고 싶어 하세요. 미래에 투자하시는 분이시죠.”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장생효소: 농학박사 백진수대표가 친환경으로 농사지어 연구개발한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다이어트쌀, 유산균을 배합해 발효한 곡류효소. 소화를 증진시키고 몸에 활력을 준다 .J-프로바이오틱스: 청국장유산균 제품으로 변비, 성인병, 노인질환에 도움을 준다. 3천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여드름이나 피부트러블이 개선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청국장환: 100% 순창콩만을 이용해 발효했다. 영양분 흡수율이 대단히 높으며 특히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장생효소: 농학박사 백진수대표가 친환경으로 농사지어 연구개발한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다이어트쌀, 유산균을 배합해 발효한 곡류효소. 소화를 증진시키고 몸에 활력을 준다 .J-프로바이오틱스: 청국장유산균 제품으로 변비, 성인병, 노인질환에 도움을 준다. 3천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여드름이나 피부트러블이 개선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청국장환: 100% 순창콩만을 이용해 발효했다. 영양분 흡수율이 대단히 높으며 특히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믿고 맡긴 판매권
순창군은 이미 한국의 발효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을 설립하고 세계 최대규모의 HACCP 인증 메주공장을 세워 청국장 제품을 연구해오고 있었으며, 국내 최초 청국장유산균 제품 J-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해낼 정도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하지만 적절한 판매 유통처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마침 청국장의 효능에 관심이 많은 제너럴네이처(주)가 판매를 맡겠다고 나섰고, 3천 통의 제품을 4개월 만에 완판시키는 데 성공했다.

흔히들 청국장이 몸에 좋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특유의 냄새와 조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매일 먹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청국장과 유산균의 성분상 장점을 취하고 비타민 영양제처럼 복용하기 편리한 형태로 만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 기대하고 환 제형으로 만들어내면서 이 제품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매일 간식 먹듯이 섭취한 사람들이 실제 속이 편안해져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하면서부터였다. 청국장 가공식품의 성공가능성을 확신한 제너럴네이처(주)는 순창군이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순창장류 주식회사와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장류 등의 발효음식이 가장 발달했으며 장수 도시로도 유명한 순창군은 젊은 사람이나 외국인이 쉽게 접하지 않는 청국장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 세계시장을 공략하려는 제너럴네이처(주)를 응원하게 되었다. 순창군이 이들을 도왔기에 국제발효미생물연구소와 고아미 쌀발효 생산공장도 세울 수 있었다.

서로 다르기에 소통하는 건강한 회사
일을 하다 보면 연구나 마케팅 파트는 청국장의 기술, 품질, 효능을 중심으로, 영업파트는 제품들을 소개할 판매자와 고객들 중심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이 함께 일하지만 서로의 일을 잘 알지 못할 때가 있고, 공감이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저는 다른 직원을 오해하기도 하고 그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대표님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러나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고 보니 대표님은 쌀과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이자 창업가로서, 청국장을 재발견하고 알리려는 데 온 마음을 다하고 있음을 알았어요. 또한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토론하고 설득하는 의견개진이 사업의 추진력이 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으셨죠. 사실 저희 회사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더 자유롭게 생각하고 더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건강한 회사입니다.”

제너럴네이처(주)의 제품들이 지난해 12월 중국에 첫 진출을 했다. 향후 전 세계가 판매처가 될 것을 굳게 믿는 박경식 이사. 청국장효소 비즈니스를 하면서 알게 된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을 스카웃해서 그들이 꿈꾸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지원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이미 아프리카 케냐에 지엔 에코씨GN ECOSEE라는 회사를 설립해 이곳을 거점으로 아프리카 전 지역에 청국장뿐만 아니라 한국의 새마을운동 마인드를 알릴 계획이다.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마을유지의 자녀들에게는 유기농 농장사업방식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세계 곳곳에 우리나라의 발효문화와 더불어 청소년과 경제 발전에 영향을 줄 그의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박경식
2009년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1년 간 해외봉사를 하며 사업 마인드를 확실히 배웠다. 현재 제너럴네이처(주) 영업이사인 그는 청국장으로 만든 건강 제품으로 우리나라의 발효식품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려는 쉽지 않은 도전을 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우리나라의 발효 문화를 알리는 일과 함께 그 나라 청소년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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