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잠깐 멈춰, 생각해보라고 조언하는 김진호 작가. ‘왜’ 그렇게 쉼 없이 질주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도 모른 채 무조건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결국 큰 후회를 남긴다’는 게 김 작가의 일침이다. 2,000권의 독서, 100명의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20대 투머로우 독자들과 나눈다.

‘지금처럼 살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2004년 1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에 입사했던 김진호 작가는 6개월 만에 삶의 방향성에 관한 고민에 휩싸였다. 5년 후, 10년 후 주변 상사의 모습이, 사회 첫발을 내디딘 직장인으로서 자신이 걸어가야 할 미래라 생각하니 원하던 길이 아님을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0시가 넘어서 끝나는 일을 하면서 ‘정말 좋아하는 일에 지금처럼 일하는 시간을 쏟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는 순간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내면에서 울리는 고뇌의 메아리가 그를 새벽 3시 45분이면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게 했다. 20대에 전공서 외에는 거의 읽은 책이 없었던 그가 15분간 샤워를 끝낸 후 출근하기 전 2~3시간을 책에 몰입했다. 새벽 독서에 몰입한지 2년이 지나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회사를 떠날 수 있었다.

퇴사를 결심하게 한 책 한 권, 하워드 슐츠의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 안정적인 직위를 포기하고 꿈을 향해 과감하게 행동했던 하워드 슐츠의 스토리에 그는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해답을 찾고 또 찾기 시작했던 그는 첫 번째 원하는 삶을 찾았다.

냉소와 무기력에 젖은 2030을 위해 쓴 책 <딜리버링 에너지>(인더북스)는 김진호 작가가 10년간의 고민과 갈등을 통해 찾은 주옥 같은 메시지를 담고있다.
냉소와 무기력에 젖은 2030을 위해 쓴 책 <딜리버링 에너지>(인더북스)는 김진호 작가가 10년간의 고민과 갈등을 통해 찾은 주옥 같은 메시지를 담고있다.

속도 vs. 각도
영어를 향한 그의 가장 큰 목마름 덕분에 하고 싶은 사업이었던 영어 스터디 그룹 ‘이투피플’이 2007년 5월 시작됐다.

“입사 전에 영어스터디 모임을 통해 영어 실력을 크게 향상시켰던 경험을 살려, 영어스터디 모임 공간 사업을 통해 수년간 호황을 누렸습니다. 당시 영어 학원은 영어말하기에 중점을 두지 않고 표현이나 어휘를 가르쳐주는 식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에 대해 영어로 말할 수 있는 모임 공간이 매력 있었습니다.”

‘이투피플’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함께 돕는 것이었다. 하지만 영어교육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한 차례 경영 침체를 맞이하면서 지난해 8년 동안 운영했던 사업을 정리했다.

자신의 사업이 앞으로 힘들어질 수도 있음을 감지했을 때부터 김 작가는 실패에서 재기한 저자들의 책을 읽거나 선견지명이 있는 분들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람들의 욕구가 빠르게 달라지는 만큼 경영 아이템도 한 가지를 더 이상 오래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계속 준비하며 그 다음 단계next step를 준비하고 행동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학과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그는 ‘타이밍의 문제이지 수년 안에 어떤 언어라도 실시간으로 통역되는 제품이 상용화 될 것이다. 그때 굳이 영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많을까?’라고 예측했고, 사업을 접은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구글의 AI 알파고의 등장은 이미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해왔는가를, 그리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충분히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사건입니다. 로봇의 발달이 과거와 달리 엄청난 속도로 인간을 따라잡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인간의 노동력이 사라질 것이다’라고 경고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세상의 큰 변화가 그만큼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죠.”

내가 그를 처음 만난 4년 전, 그는 사업가로 전도유망했다. 평소 독서광이기도 한 그가 4년 후 작가가 된 것은 당연했다. 책을 사모하고, 책에 몰입하고, 결국 책에 담긴 향기에 취한 그가 책을 쓰는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지금도 서점에 들어가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김 작가는 삶에 고민이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날 때마다 집 근처 서점에서 보물찾기하듯 책을 찾곤 한다. 올해 ‘딜리버링 에너지’를 발간한 김진호 작가는 책에 대해 ‘자신의 고민과 물음에 대한 가이드를 해 주는 메시지를 편지 형식으로 담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처음에는 제가 저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을 담은 메시지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책을 쓰는 동안 저처럼 고민하는 2030 세대가 인생의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지금까지 2천 권의 책을 읽고, 1,100여 권 이상의 북 리뷰를 ‘김진호의 딜리버링에너지’라는 네이버 블로그에 남겨온 그는 책 제목도 블로그 이름에서 가져왔다. 그중 100여 명의 저자를 직접 찾아다니며 인터뷰한 동영상 콘텐츠를 올려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있다. 내향적인 성품의 그는 주로 책 표지에 적힌 저자의 이메일 주소로 인터뷰 요청을 했다. 전문 인터뷰어가 아니었지만 일단 작은 발걸음이라도 움직여본 것으로, 진정성있게 다가간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터뷰어로 인정받고 있고, 유명 강사나 작가들로부터 인터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왜 vs. 어떻게, 무엇을
김진호 작가는 지독히도 성실하다. 특히 그의 꾸준함은 남과 차별성을 만들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를 가져다주었다.

“인터뷰 인물들에 대한 메시지는 돈을 주고도 들을 수 없는 내용인 만큼, 저 또한 다른 사람들의 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무료로 컨설팅을 100회 정도했습니다. 막연한 미래로 불안해하고 대기업만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협소한 시각을 열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컨설팅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무시하고 ‘어떻게’ 그것을 해야 할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어떻게 How’에 집중합니다. ‘왜 Why’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귀찮아해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왜’를 묻지 않고 남에게 ‘어떻게’만을 얻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할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방법도 써먹을 수 없어요. ‘내가 왜 열심히 해야 하지?’란 질문에 대해 자신만의 답이 없다는 것을 아는 순간 거기서 멈추게 되죠.”

김진호 작가는 ‘이런 사소해 보이는 시각의 차이가 인생의 큰 차이를 낳는다’고 강조한다.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와 의미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아는 인물일수록 엄청난 추진력으로 돌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 역시 어떤 일의 가치와 그 의미를 먼저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대가 지금 20대라면 20대 젊은이들에게 ‘현실과 꿈, 둘 중 무엇에 대하여 더 많은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김 작가는 묻는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꿈에 대한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현실적인 일들만 생각한다면 현실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진짜 꿈이 없다면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꿈이 됩니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꿈이 되는 순간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을 살 확률은 0퍼센트가 됩니다.”

진짜 꿈을 꾸는 사람만이 더 큰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김 작가는 자신의 20대를 돌아보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던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20대 시절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가슴 두근거리는 꿈 없이 다른 친구들처럼 취업 준비를 위한 스펙 쌓기에만 몰두했다. “만약에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대학 시절에 많은 경험들을 의도적으로 해보며 내 안에 있는 많은 능력들을 꺼내보고 싶습니다. 대학시절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볼 수 있는 많은 경험들을 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때는 어떤 실패도 리스크가 아닌 값진 경험이 되니까요.”

20대에 꿈이 없었던 것을 아쉬워했던 김 작가는 마흔이 되었을 때 자신의 꿈이 선명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며 그 꿈에 대한 확신을 키우고 있었다.

“제 삶의 키워드는 ‘성장’입니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성장시키는 세 가지는 독서, 만남, 경험이라고 생각을 해요. 경험 중에서도 여행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최고의 경험이 아닌가 합니다.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게 진행하고 있지만, 마흔이 넘어서 떠나는 여행은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20대 학생들에게는 무조건 지금 여행을 하라고 자주 얘기하곤 합니다. 제 꿈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매달 5~6일씩 해외여행을 가는 거예요. 일 년이면 세계 12개의 지역을 여행하게 되는데, 해마다 여행 테마를 정해서 매년 그 테마에 대한 책을 한 권씩 써보고 싶어요.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죠. 그리고 매년 여행사진을 모아서 가족화보집을 만드는 것도 꿈이에요. 이 꿈이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저는 이런 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정말 곧 그렇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김진호 작가는 20대 청년들에게 ‘반드시 꿈을 찾으라’고 말한다.

“20대에게 가장 큰 무기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으면 그 시간이 ‘자원’이 되지만, 꿈이 없으면 그 시간은 단순히 ‘노화’를 일으키는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까요. 지금 당장 꿈을 찾으세요.”

김진호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일을 하던 중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때’라고 생각해 과감히 박차고 나온 후 그에게 책은 새로운 길을 펼쳐 보였다. 감동적인 책의 저자를 인터뷰하며 깨달은 인생의 정수를 고스란히 한 권에 담아낸 그는 불안해하는 청춘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무료컨설팅도 100회 이상 하였고, 재능기부 강의도 열었다. 북클럽, 자기계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커뮤니티를 직접 기획,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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