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라는 초대장을 받고 어린왕자를 만나기 위해 오후 4시에 경기도 박물관에 도착했다. 2016년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의 생텍쥐페리재단과 함께 개최한 어린왕자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텍쥐페리가 만난 어린왕자의 이야기와 어린왕자가 만난 일곱 별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처럼 이 전시를 보며 잃어버렸던 마음속의 별을 찾아보자.

날짜 9월 18일까지
장소 경기도 박물관
문의 02-518-5012
관람료 성인 12,000원, 청소년 8,000원

소설 <어린왕자> 속의 화자 생텍쥐페리는 세계일주 중 비행기가 고장나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다. 비행기를 고치던 중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쳐다보며 외로움과 싸우다가 별에서 온 어린왕자를 만나 그가 들려주는 별들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비밀은 아주 단순해, 그건 마음으로 봐야 잘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별들이 아름다운 건 보이지 않는 한 송이의 꽃이 있기 때문이야’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어린왕자는 가까이에 있지만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보석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2015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순수한 동심과 꿈을 심어주며 월드투어 중인 어린왕자가 이번엔 한국에 왔다. 전시는 세파트로 나뉘며 아트 컬렉션 전에서 어린왕자가 여행했던 일곱 개의 별들을 따라 각 별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더다크존은 시각장애인들도 어린왕자를 만져보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전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주를 이루는 조각들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생텍쥐페리재단 전속 조각가 아르노 나자르-아가의 작품들이다.

그는 어린왕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조각전시를 선사한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서 이동없이 한자리에서 360도 작품을 돌릴 수 있게 만들고 한아름 팔로 안아서 구석구석을 손끝 감각으로 느끼도록 했다. 마치 명상하듯 어린왕자의 우주를 경험할 수 있다. 맹인예술가 클로드 가랑데의 최초의 점자버전 어린왕자도 만나볼 수 있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유품과 그가 쓴 <어린왕자>의 초판본, 각국 언어로 번역된 <어린왕자>시리즈, 그가 직접 그린 어린왕자 스케치, 생애 마지막으로 탄 비행기 인양작업에서 발견된 그의 팔찌 등이 전시된다. 특히 생텍쥐페리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 그의 마지막 비행기 P-38 Lightning 모형이 전시된다고 하니 놓치지 말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00~1944
귀족 집안에서 2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나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1920년 징병으로 공군에 입대해 조종사 훈련을 받았다. 이후 여러 직종을 전전하다가 자신만의 인생을 개척하고자 1926년부터 위험을 무릅쓰고 초기 우편비행 사업에 가담했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에 군용기 조종사로 종군했고 1944년 프랑스 상공 정찰 비행 중 행방불명되었다. <어린왕자>는 1935년 파리-사이공 간 장거리 비행대회에 참가했다가 알렉산드리아 남부지역에 비상착륙을 하고 사흘 만에 구출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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