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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만큼은 잘 키우고 싶습니다.
김민영 기자 | 승인 2016.05.13 21:08

어버이 날을 맞아 투머로우 편집부에서는 150명의 학부모에게 물었습니다. 언제 자녀에게 자존심이 상하는지를요. 많은 부모님이 자식이 혼자 큰 척하거나 묻는 말에 대답이 없을 때 그렇게 속상해하셨습니다. 물어도 답이 없는 자녀, 어떻게 대화를 풀어가야 할지.... 5월호 <자존심의 드레스를 벗어라: 부모님 편> 칼럼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장場을 마련했습니다.

내 아들 기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엄마와 말 안 해!' 그렇게 소리치며 방문을 닫고 나가버린 아들의 뒷모습.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납니다. 착하기만 하던 자식이 변한 이유가 뭘까요?

저는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그런데 시댁 부모님은 남편을 제대로 내조하지 못한다며 간섭이 심했습니다. 자존심이 상한 저는 남편에게 더 심하게 화풀이했고 서로 자존심을 세우며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왜 하필 이런 사람을 만났을까?’ 하고 후회하며 결국 집을 나와 버렸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보고 싶었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고대했습니다. 저는 남편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저의 철없는 생각이었습니다. 세상은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건물 청소를 하며 어려운 삶을 살았습니다.

자식을 두고 나온 죄책감, 억울함과 분노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비관하다 심각한 마음의 병도 얻었습니다. 무엇을 해도 잘 안 됐고 우울하기만 했습니다.

부모님 150명에게 물었다 <내 자식 어떻게 생각하는지>

Q.부모보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가?

Q.자식에게 꼭 바라는 한 가지는?

아이는 고모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다시 만났습니다. 아들에게 해준 게 없어서 잘해주고 싶었습니다. 내 아들은 나처럼 기죽지 않고 세상을 살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아들과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단순히 저에게 용돈만 바라는 것 같았습니다. 제 수준에서 넘치게 해주어도 아들은 오히려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흐르고 아들과의 사이는 점점 나빠졌습니다. 우리는 정말 마음으로 대화하는 법을 몰랐습니다.

불행히도 아들을 더 만날 수 없게 됐습니다. 아들이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집을 떠난 아들이, 불행해질까 봐 걱정스럽습니다. 아들이 건강하게만 돌아오길 바라는 게 과한 욕심일까요?

부자병 소년을 만든 어머니의 잘못된 사랑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아마도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자존심을 걸고 내 아이를 남부럽지 않게 제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가질 때, 그런 마음이 과하면 오히려 자녀를 망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미국 사회를 분노로 들끓게 한 ‘부자병’ 소년이 화제이다. 수영장이 딸린 호화저택에 살면서 부유하게 성장한 열여섯 살 소년 카우치. 그는 친구들과 술에 취한 채 부모의 차를 운전하다가 무고한 시민 4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잘못에 대한 벌을 받아야함에도 ‘돈이 많아서 감정이 조절이안 되는 부자병을 겪고 있었다’며 카우치의 어머니는 오히려 7만5천 달러(한화 약8천만 원)의 보석금을 써서 아들을 풀어냈다. 그러나 법원의 음주 금지령을 어긴 채 카우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게임을 했고, 성인클럽에도 들락거리는 모습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렸다. 어머니는 왜 아들의 정신질환에도 꾸준히 정신치료를 받게 하지 않았는가? 또다시 잘못을 저지른 아들과 멕시코로 도주한 이유가 뭘까? 사람들은 그녀를 통해 잘못된 자식 사랑이 형법을 충분히 악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에 경악했다. 다른 곳으로 가서 새로운 환경에서 아들이 지내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 의식, 사회 정의의식이 낮은 아들의 마음을 바로잡아줘야만 했다.

아들을 지키려고 했던 어머니의 자존심이 오히려 불법을 저지르게 했고, 자녀를 돈의 노예로 만들었다. 부자병을 앓는 자녀는 왕자나 공주처럼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의 잘못된 자존심이 투사된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재벌 2세를 의미하는 푸얼다이의 경우도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도 돈으로 해결하면 그만이라는 푸얼다이들의 비뚤어진 사고방식은 중국 내에서도 문제시 되고 있다. 푸얼다이들은 미성숙한 태도로 인해 인간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술집과 카지노를 다니며 몰지각한 행동을 보여 중국 당국에서 특별 심리 재활훈련을 받도록 할 정도로 ‘행동이 도를 넘었다’며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내 자식이 원하는 것쯤은 뭐든 해줄 수 있다’는 부모의 잘못된 마음이 자녀에게 전달되어 ‘과시욕, 도덕 불감증, 특권의식’을 느끼게 한 것은 아닌지.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입시 위주의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 밑에서 인성과 도덕성,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상실한 채 성장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품안의 자식’이란 말이 있듯이 부모가 언제나 기사처럼 자식의 미래를 관장할 수 없는 법이다. 부디 부모의 비뚤어지고, 콧대 높은 자존심 때문에 자녀가 병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민영 기자  press1002@itmorro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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