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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스펙보다 마인드!
김초온 | 승인 2016.05.13 21:20

누구나 성공적인 삶을 바란다. 장차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대학생들은 특히나 그렇다. 성공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대학생 취업난이 심각합니다. 졸업 유예는 물론, 취업 우울증과 취업을 위한 사교육 열풍도 심심치 않게 목격됩니다. 저 역시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전쟁 속에 놓여 있었습니다. 각종 자격증을 따고, 어학 점수를 다져 놓는 등 취업에 매진했지요. 덕분에 재학 중이었음에도 한 유명기업의 마케팅팀에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숨 막힐 듯 딱딱한 사내 분위기, 학창시절에는 상상치도 못할 만큼 복잡하고 잡다한 업무들, 매일같이 이어지는 야근…. 멋진 커리어우먼을 꿈꿨던 제 바람과는 달리 사회생활은 고단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잘해보려 노력했지만, 입사첫날부터 실수에 대한 질책과 채 섭렵하기조차 어려운 피드백들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루는 저희 팀 팀장님께서 간단한 기획서 작성을 맡기셨습니다.

“초온 씨, 이전 기록을 찾아보면 선배들이 만들었던 자료들이 있어요. 그걸 참고해서 작성하면 됩니다.”
저는 제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내서 회사의 인정을 받고만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욕심을 앞세운 채 ‘선배들이 만들었던 자료를 참고하라’는 팀장님의 업무지시를 건성으로 흘려버렸습니다. 또 저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 거창하게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며칠 뒤, 팀장님은 결과물을 받으시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셔서 제게 소리치셨습니다.

“초온 씨, 내가 선배들이 한 그대로 하라고 했잖아요!”

그 때까지만 해도 저는 제 잘못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를 알아주지 않는 주변 사람들과 엄격한 사내분위기를 원망스럽게 생각했습니다. 냉정한 동료들과 사내 분위기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 마음을 아시게 된 팀장님도 실수를 할 때마다 매번 사내 게시판에 사유서와 경위서를 쓰라는 등 저를 더욱 호되게 가르치셨습니다. 그 때마다 더욱 자존심이 상했던 저는 회사를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회사는 많고,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원하는 곳에 또 들어갈 수 있어!’ 저는 결국 입사 6개월 만에 첫 직장을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회사 때문에 고향에서 올라와 자취하던 터라 집에서 지내며 재취업을 준비했습니다. 3개월간 100통이 넘는 이력서를 돌렸지만, 연락이 오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설사 서류심사에 통과되어 면접을 봤다해도 돌아오는 결과는 늘 낙방이었습니다.

‘ 내게 어떤 스펙이 더 필요하지?’ 고민하던 저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집으로 내려가 다시 취업준비를 하고 싶다’ 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는 제 의견에 대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초온아, 너 지금 많이 힘들고 괴롭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직 멀은 거 같구나. 너는 더 힘들어하고 울어봐야 해. 그래야 조금이나마 겸손하게 사회생활을 할 게다.”

평소 저를 격려해주셨던 아버지의 뜻밖의 일침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그제야 비로소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과에서도 두 번이나 수석을 차지했고, 졸업할 쯤에는 제 이름이 걸린 플래카드가 학교 정문 위에 걸릴 정도로 늘 ‘완벽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했습니다. 취업에 실패해 백수로 지내면서도 근거 없는 자신감이랄까요. ‘나는 마음만 먹으면 다시 잘할 수 있어!’라고만 여겼습니다. 아버지의 충고를 곰곰이 되새기며 제 자신이 한번 실패해봤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런 마음이 들자 조금씩 저를 사랑해주는 가족과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던 친구들의 마음이 헤아려졌습니다. 이전까지는 건성으로 흘려버렸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비로소 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며칠 뒤 입사지원을 했던 한 기업에서 최종 면접 통보가 도착했습니다. 면접 당일에는 저를 포함한 6명이 한 조가 되어 시험을 보았습니다. 함께한 사람들 모두 높은 학력과 화려한 스펙의 보유자였는데, 저는 그들에 비하면 달리 내세울 만한 요소가 부족했습니다. 제 차례에서는 진솔하게 그동안 생각했던 바를 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들이 얼마 못 돼서 퇴사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펙이 좋은 만큼 자존심이 강해서 회사에서 요구되는 기준에 맞추어 자신을 비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곳에 입사한다면 제 기준을 버리고 회사의 방침을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결과가 어땠을까요? 합격이었습니다. 입사 첫날, 저를 면접 보셨던 이사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왜 초온 씨를 뽑은 줄 아세요? 그림은 백지에 그려야 가장 예쁘기 때문입니다.” 반년 정도가 흐른 지금은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작은 업무라도 정성을 다해 처리하기에 주변에서도 좋은 평을 듣고 있고요. 덕분에 날마다 출근길도 아주 즐겁습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화려한 이력을 요구하지만, 어느 조직에서나 밝은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들이 오래가기 마련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스펙보다 중요한 인생 속에서 지혜와 행복을 찾길 빕니다.

김초온
창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교육기업에서 근무하며 마인드전문 강사를 준비 중이다.

김초온  info@dailyt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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