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영어 강사 아이작 더스트

자유자재로 변하는 표정과 제스처를 사용해 영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미국인 영어강사 아이작. 그는 어릴 적부터 한국과 인연이 깊다. 한국인 가족과 나누는 따뜻한 사랑,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용기 있게 한국어를 배웠던 유학시절, 한국에 정착해 영어 강사가 되기까지 그의 풀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마치 한국인처럼 한국어를 똑 부러지게 하는 미국인 영어강사 아이작. 그는 한국어가 너무나 배우고 싶어 버클리대학교에 재학하던 중 한국으로 건너와 연세대 어학당에 등록했고, 사람들에게 직접 말을 걸며 한국어를 익혔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 온 외할머니와의 대화를 학수고대하며 배운 서바이벌 한국어는 즐거움 그 자체였다.

아이작1966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태어났다. 버클리대학교 영문학과에 재학하던 중 한국어를 배우기위해 연세대학교 어학당에서 동아시아학을 공부했다. 올해로 17년째 EBS 라디오 진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여러 프로그램에서 한국 사람들에게 꼭 맞는 영어학습 컨텐츠를 제시했다. 현재 EBS 라디오 ‘Easy English’진행자이며 제주특별자치도 홍보대사다. idurst@gmail.com
아이작1966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태어났다. 버클리대학교 영문학과에 재학하던 중 한국어를 배우기위해 연세대학교 어학당에서 동아시아학을 공부했다. 올해로 17년째 EBS 라디오 진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여러 프로그램에서 한국 사람들에게 꼭 맞는 영어학습 컨텐츠를 제시했다. 현재 EBS 라디오 ‘Easy English’진행자이며 제주특별자치도 홍보대사다. idurst@gmail.com

몸소 부딪쳐 배운 언어

“언어는 즐겁게 배워야 아주 효과적입니다.”
아이작이 일곱 살 때, 그의 아버지는 검은 빛깔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진 한국인 새어머니와 재혼했다. 새어머니는 어릴 적 미국으로 이민을 와 영어를 잘했지만 외할머니는 영어를 잘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이 출근하고 나면 외할머니와 보디랭귀지를 하며 시간을 보내야했다.

“영화 ‘집으로’를 보면 할머니가 말을 못하시지만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잖아요. 저희 할머니가 저한테 꼭 그런 분이었어요. 저희 외할머니도 정이 많으셨고 저를 많이 사랑해주셨어요. 제가 사랑니 네 개를 한꺼번에 빼고 아파서 누워있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 할머니가 따뜻한 손으로 저를 쓰다듬어주시면서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표정, 할머니의 포근한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할머니가 좋은 분이었기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한국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죠.”

언어를 배울 때 무엇보다 배우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아이작. 그 역시 ‘할머니와 대화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에 한국에 왔다. 수영을 배우려면 ‘수영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수영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처럼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몸소 부딪치기로 한 것이다.

“어학당에서 배우는 한국어보다 오히려 교실 밖에서 배우는 한국어가 살아있는 거 같았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서 일상에서 쓰는 단어를 익혔어요. 1987년 당시에는 외국인이 많지 않아서 외국인을 보고 피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계속 대화를 시도했어요. 그래서 전 읽기와 쓰기는 약해도 말하기는 잘해요.”

한국어를 어느 정도 습득했을 무렵, 정작 한국어를 배워 대화하고 싶었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직접 만나 뵙고 대화할 수가 없어 아쉬웠다고 한다.

영어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작의 변신한 모습들. 재미있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면 온갖 익살스런표정 짓기와 망가지는(!) 분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영어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작의 변신한 모습들. 재미있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다면 온갖 익살스런표정 짓기와 망가지는(!) 분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즐겨야 효과적!
미국 출신으로서 한국인 가족과 보디랭귀지로 대화했던 경험 덕택에 그는 영어, 한국어, 보디랭귀지 이 세 가지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외할머니와 살면서 사용했을 법한 각종 제스처와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치는 그의 방식이 특히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굉장한 인기다. 그렇게 이름을 알린 그는 각종 영어 프로그램에서 활동했으며, EBS 라디오 방송에서 고정 진행자로, 영어교육 서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더욱 입지를 굳혔다.

그가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인이 사람들을 만나 직접 소통하며 재미있게 한국어를 배웠기에, 영어 또한 단지 입시를 위해 딱딱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즐겨야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방송국에서 만난 그의 가방은 컬러풀하고 다양한 모양의 안경과 나비넥타이 등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도구들로 가득했다.

“제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실제 한국에 온 것처럼, 영어공부를 하려면 한국에 살고 있어도 24시간 영어를 쓸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해요. 그러나 모국어가 아닌 환경에서 외국어를 배우려니 자연스럽게 언어를 즐기기보다는 문법을 이해하고 암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전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이 대화에 있었어요. 영어를 배우는 근본 목적 또한 의사소통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입시 공부에 치우치는 학생들에게 쉽지 않겠지만, 매일 조금씩 영어로 생각하고 말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유튜브나 트위터 등에서 인기 영어강사의 강의를 무료로 듣거나, 웹상에서 외국인 친구를 만들어 대화를 주고받길 적극 권장하고 있다.

아는 거 이야기하면 돼~‘한국 사람은 정이 많아요’를 영어로 표현할 때, ‘Korean people are… 다음에 nice, kind, warmhearted, good 등을 말할 수있어요. 그 의미를 나타낼 수있는 단어 중에 아는 거 한 가지만 말해도 좋아요. 병아리chick가 영어로 무엇인지 모르겠으면 “까먹었어. 어떡해?” 하지 말고little hen, baby chicken 등 알고 있는 단어를 이야기 하세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babychicken이 뭔지는 알거예요.
아는 거 이야기하면 돼~‘한국 사람은 정이 많아요’를 영어로 표현할 때, ‘Korean people are… 다음에 nice, kind, warmhearted, good 등을 말할 수있어요. 그 의미를 나타낼 수있는 단어 중에 아는 거 한 가지만 말해도 좋아요. 병아리chick가 영어로 무엇인지 모르겠으면 “까먹었어. 어떡해?” 하지 말고little hen, baby chicken 등 알고 있는 단어를 이야기 하세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babychicken이 뭔지는 알거예요.

학생 때 꼭 해보세요!
“학생 때 시간이 제일 많아요. 스펙만 많이 쌓으려고 하기보다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여행을 해보세요. 아르바이트, 인턴십도 좋아요. 다른 나라에 가서 이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는 등 시야를 넓혀야 되요.”

그는 학창시절부터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다. 남한의 네 배 크기인 캘리포니아주에는 곡식과 과일이 많이 나는데, 예쁘지 않아서 안 팔린 과일을 봉사 재단과 함께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도 했으며, 쓰레기 줍기도 많이 했다. 최근 미국에 갔을 때는 마르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장미가든에서 식물을 심고, 다듬는 일에 참여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봉사활동을 배우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일러준다.

대학생 때 새로운 것을 많이 해볼 것도 권유한다. 인터넷에만 봐도 따라해 볼 만한 모델이 많단다. 예를 들어, 각자 먹을거리를 조금씩 가져오는 파티인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를 열어 파티에 참석한 멤버 모두 5천 원씩 박스에 넣게 한 후, 네 명씩 나와서 이 돈을 왜 받아야 되는지 어필하는 것도 있다. 또 코미디, 다큐멘터리 등 장르 한 가지를 선택해 영화 촬영을 하고 편집해서 48시간 안에 올리는 ‘48시간 영화 제작하기’도 있으며, 커피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기회가 되면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이며, 현재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하고 손님을 인터뷰할 수도 있다.

언젠가 면접장에 서서 회사 사장님과 이야기할때, 이러한 활동들을 했다고 하면 “이런 것도 해? 괜찮은데?”라는 반응을 보일 거라고 귀띔해주는 아이작. 이러한 활동이 적극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가 모든 학생들을 향하여 외친다. Think Out of the Box!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 창의적인 생각을 해라!

아이작의 가방 안에는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도구로 모양과 크기가 다른 색색의 나비넥타이와 안경들이 가득하다.
아이작의 가방 안에는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도구로 모양과 크기가 다른 색색의 나비넥타이와 안경들이 가득하다.

한국인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
그가 석사 과정을 밟던 시절, 부모님이 결혼할 여자를 소개해주었다. 평소 “기다려라. 언젠가 좋은사람 소개해줄게”라고 말씀해왔던 것. 그렇게 그는 대구 출신인 한국인 여자를 소개받았다. ‘내게 딱 맞는 사람이야!’ 외모보다는 상대방을 챙길 줄 아는 따뜻하고 예쁜 마음씨를 보고 그는 첫눈에 반해 결혼했다. 뉴욕에서 5년간 지내며 두 자녀를 낳았고, 불어난 가족을 데리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인 가족을 지극히 사랑했기에 그는 한국에 정착하기로 했고, 대학 전임강사, 대학로 뮤지컬 배우 등으로 활약했다. 2000년부터는 EBS 라디오 ‘모닝 스페셜’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이지 잉글리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아내와 자녀(2남 2녀)는 교육을 위해 미국에서 지내고 있어 그는 올해 78세이신 장모님과 단둘이 살고 있다. 장모님과 그는 바로 옆에서 서로 편하게 방귀도 뀐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모자 사이보다도 더 가깝다.

“전 장모님께 엄마라고 불러요. 아내, 장모님, 매형들 모두 한국 사람이지만 그들이 너무 편하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해요. 어떤 때는 장모님이 요리하시면 전 옆에서 딸처럼 설거지를 해요. 설거지는 더러운 그릇을 씻으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라 제가 솔선수범해서 하죠.”

그는 매일 가족을 잊지 않고 챙기는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버지이기도 하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아내와 최소 하루에 한 번은 통화하는 것을 잊지 않으며, 쉽지 않지만 가족이 있는 미국에 자주 가고 한번 가면 몇 주씩 머무르기도 한다.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 아내와 아이들 모두 한국으로 오기도 한다. 그렇게 1년 중에 같이 있는 시간을 다 합하면 6개월 정도 된다.

실시간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 티비가 언젠가는 미국에서도 운영되길 바란다는 아이작.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영어뿐만 아니라 문화 차이 등 인터넷으로 교육적인 내용을 방송하고 싶은 또 다른 꿈을 펼친다.

한번쯤 생각해볼 만하고, 다른 사람과도 나눠보고 싶은 쉽고 재미있는 프리토킹 주제 120가지를 담은 영어 에세이. 정확하고 친절한 해설, 생생하고 풍부한 일러스트, 아이작이 직접 녹음한 목소리로 영어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진다.(MP3파일 CD 포함) 서프라이즈 출판사, 392쪽,15,000원
한번쯤 생각해볼 만하고, 다른 사람과도 나눠보고 싶은 쉽고 재미있는 프리토킹 주제 120가지를 담은 영어 에세이. 정확하고 친절한 해설, 생생하고 풍부한 일러스트, 아이작이 직접 녹음한 목소리로 영어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진다.(MP3파일 CD 포함) 서프라이즈 출판사, 392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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