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변했는데 정작 구직자들은 변하지 않았다. 이제 기업은 스펙만 보지 않고 회사에 대해 어떤 열정이 있는지, 회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를 본다. 취업컨설턴트 조민혁이 2016 상반기 취업 문을 열 수 있는 열 가지 키Key를 소개했다.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실과 그 대안책에 대해 귀기울여보자.

1. 기업들이 변했다

지원자들이여, 무엇을 잘하는가?
취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실은 ‘기업들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94년도에만 해도 현대자동차 입사 경쟁률이 고작 3.6:1. 그때는 대학 졸업자도 많지 않았고, 자기소개서도 없었어요. 그냥 좋은 학교, 좋은 성적이면 바로 채용됐어요. 4학년이 되면 선배들이 알아서 자신이 일하는 회사로 데려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채용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채용팀에서 관심을 두는 타깃은 정해져 있지요. 좋은 학교, 좋은 학점이라도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점이 충족되지 않으면 채용하지 않습니다.

가천대 이공계열이 최근 3년간 취업이 굉장히 잘되고 있습니다. 가천대학이 유명대학은 아니지만 취업이 잘 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제 회사는 학벌과 학점보다 ‘뭘 잘하는지’를 보기 때문입니다. 잘 하는 것의 지표가 되는 것이 보통 ‘전공’입니다. 가천대는 전국에 거의 없는 기계자동차공학과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동차 관련 회사에 취업이 잘 됩니다.

얼마 전, 취업에 성공한 가천대 기계자동차공학과 학생이 어떻게 입사했는지 말해주었습니다. “전 머리는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연고대 학생들이 인적성시험을 하루, 이틀 만에 준비한 반면, 저는 3개

월간 준비했어요”라고 했습니다. 그는 토익점수는 605점이었지만, ‘기업에서 강조하는 것’ 바로 능력과 인적성을 준비했던 것입니다. 예전엔 인적성시험 날짜를 안 알려줬지만 지금은 채용팀에서도 혹시 인적성을 준비 못한 우수인재를 놓칠까봐 미리 시험날짜를 알려줍니다. 그 학생처럼 미리미리 준비하는 학생은 150명 중 10명이 안됩니다. 나머지 140명은 94년도에 준비하던 태도로 합니다. 그 당시 중요한 건 토익이었지요.

지금부터 준비하라
지금 필요한 건 시간관리입니다. 3월 말이면 현대차, LG, 이랜드 공채는 마감입니다. ‘그럼 그걸 일일이 다 조사해서 준비 하라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 좋은 학교, 전공으로 합격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사전에 회사, 직무에 대해 미리미리 대비하고 준비한 사람만이 취업할 수 있습니다.

졸업자 중 이공계는 10명 중 3~4명이 취업합니다. 인문계는 10명 중 1명이 취업하고, 나머지 9명 중에 4명은 자발적으로 취업을 포기합니다. 나머지는 가장 문제가 있는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모양만 취준생’입니다. 이 학생들의 공통점은 토익공부만 하든지, 공기업취업만 준비합니다. 그런데 막상 회사를 지원하려니까 ‘직무를 정하라는데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세상이 정해놓은 대로 쳇바퀴 돌듯이 열심히 학점만 따고 살아왔네.’ 합니다. 현대자동차 자기소개서 1번 질문인 ‘본인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에 대해 설명하고, 그것이 향후 본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쓰세요(1000자)’를 보는 취준생들의 표정은 어두워집니다. 백일장 글짓기도 아니고 막막합니다. 어떤 학생은 익사할 뻔하다 살아난 일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씁니다.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아서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합니다.

2. 기업이 원하는 관점을 살펴라

내가 일할 분야 정하기
입사지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먼저 분야를 정해야 합니다. SK를 예로 들면, SK이노베이션(에너지), SK텔레콤(통신), SK하이닉스(반도체), SK워커힐(서비스), SK케미컬

(화학) 등이 있는데 취준생들은 여기서부터 고민입니다. 고등학생일 때는 점수에 맞추어 선생님이 학교, 학과를 정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경쟁자들은 ‘고득점 받기’로 목표가 똑같았지요. 그런데 취업은 어디서 근무할지,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SK하이닉스에 지원하면 일단 이천에서 근무를 합니다. 그런데 SK텔레콤에 지원하면 어디서 근무할지 모릅니다. SK하이닉스는 주로 전자, 반도체 등을 전공한 이과 출신자가 가고, SK텔레콤은 주로 문과 출신자가 갑니다. 그럼 수능처럼 SK하이닉스는 연세대 경영학과가 지원하고, SK텔레콤은 서울대 법대가 지원하면 될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같은 SK지만 완전히 다른 회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원래 현대였는데 SK가 되었기 때문에 아직 조직문화가 하나로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분산된 조직문화 속에 힘들 수 있죠. SK텔레콤은 어떨까요? 극장에 가면 요즘 통신광고가 많이 나옵니다. 중국 통신사까지 따라오며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직원들도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하는 순간부터 또 다른 직무에는 지원이안 됩니다. 선택을 하지 못하니 결국 익숙한 데로 지원합니다. 그런데 내가 익숙한 곳이 옆 사람도 익숙하거든요. 그렇게 익숙한 곳의 경쟁률은 높아집니다.

어학점수는 지원 자격만 되면 OK
학생들이 공부했던 ‘어학점수’ ‘학점’이 이젠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바보가 아니라면 영어능력은 면접 때 대화만 해보면 바로 압니다. 지원 자격이 토익 700점 이상이면 700점만 따면 되요. 700점과 900점이 똑같다고 보는 겁니다. 기업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방학 내내, 심지어 6개월간 휴학하고 토익공부만 해서 남은 거라곤 700에서 800점 올린 것밖에 없는 사람이 많아요. 사실 지방대, 안 좋은 대학을 나왔더라도 토익점수 없이 입사한 사람이 많습니다.

이력보다는 스토리
자기소개서 작성법은 유튜브에 조민혁만 검색해도 얼마든지 무료로 배울 수 있습니다. 이제 기업들도 지원자들의 이력에는 관심이 없고, 지원자가 갖고 있는 ‘스토리, 생각’이 회사에 들어와서 어떻게 연계될지를 물어보고 싶어 합니다.

 

3. 구직자도 변해야 한다

자기가 할 직무를 찾아 준비하기
기업은 변했는데 구직자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직무를 선택해야 할 구직자들이 어떤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직무로 인사팀이 배치해주지 않았다고 회사에서 변리사 준비를 합니다. 회사가 이유가 있어서 배치한 것입니다. 그럼 현재 배치된 곳에서 잘해서 다른 곳으로 옮겨져야지요.

부모님의 원함이 아닌 격려 필요하다
부모님들이 자녀의 말을 듣고 방향을 밀어줘야하는데 부모님의 원함대로 끌어가기 때문에 자녀가 힘들어집니다. 어떤 학생은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문과가 적성이라 문과에서 공부했는데, 엄마가 문과 나와서 뭐 할거냐 화학대나 약대에 가라고 해서 갔다가 망했어요.” 하며 울었습니다. 90년대 출생한 친구들을 보면 자기주관을 갖고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고 부모님의 말에 끌려 다니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님이 창의력을 북돋아주면 취준생들은 ‘굳이 대기업에 입사하지 않아도, 또 실패하더라도 부모님이 괜찮다고 했어. 다시 일어서서 도전해보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4. 투자하지 않는 습관을 버려라

구직자들이 바꿔야 할 습관은 ‘투자하지 않는 습관’입니다. 대표적으로 좋은 옷 입고, 카페에서 커피 마실 돈은 있으면서 인적성검사 책은 사지 않습니다. 비싸야 삼만 원인데 세 명이 만 원씩 내고 돌려보기도 해요. 인적성검사는 책만 사서 수능공부 양의 1/10만 하면 되는데, 공부하지 않습니다. 서류 통과를 해야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서류 통과하고 5일 내에 시험 날입니다. 그때 시작하면 사실상 대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항상 눈앞에 닥치면 벼락치기하는 습관을 갖고 살기에 그렇습니다. 학교, 전공 등을 지금은 바꿀 수 없지만 인적성을 공부한다면 직장은 바꿀 수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면 내일 당장 인적성검사 책을 살 것 같지만 사지 않습니다. 토익에 투자하지 말라고 3년째 말하고 있는데 듣지 않거든요. 10명 중 9명이 인적성검사 공부하고 1명이 공부 안하고 통과하면, 나도 그 학생처럼 공부하지 않아도 통과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부모님께 “나중에 은혜 다 갚을테니 양복 좀 사주세요”라고 말씀드려서 깔끔한 이미지에도 투자하세요. 아버지 양복 빌려 입지 마시고요. 면접관들이 굉장히 꼼꼼히 보거든요. 회사 밖에서는 그 사원을 보고 회사의 대표 이미지를 생각하니까요.

 

5. 카더라를 맹신하지 말기

*카더라: “○○가 ~라고 하더라” 식으로 정확한 근거가 없는 소문을 사실처럼 전달하거나, 그런 소문을 의도적으로 퍼트리는 행위. 추측성으로 만들어진 짐작 또는 소문. 취업카페를 보면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을 많이 올려놨습니다.

토익보다는 말하기 시험인 토스를 딴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토스만 보면 되는데 토익도 준비한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댓글이 더 기가 막힙니다.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직무를 정하고, 지원할 회사, 지원동기를 정해야 할 시기인데 틀린 정보로 많은 것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6. 스펙에만 관심 갖지 말기

취업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합격한 사람의 스펙만 관심 있게 봅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준비했는지에 대한 과정’은 보지 않지요. H공사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으로 합격한 H사원은 입사 전까지 200개나 되는 지원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쉬운 일이겠습니까?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구직 기간 동안에 부모님 눈치도 보였을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뚫고서 어떻게 도전했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7. 채용 프로세스를 현실적으로 이해하자

2006년 제가 포스코에서 근무할 때, 전체직원이 17,000명을 웃도는데 인사팀은 5명 내외였습니다. 5명이면 다른 기업에 비해많은 것입니다. 직원 수가 1,000명, 1,200명 정도인데 인사팀이 1명이라 혼자 노무, 기획 등을 다 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수백 개의 자기소개서를 혼자 꼼꼼히 면밀히 볼까요? 아니죠. 딱 ‘면접관이 기대하는 문구’를 넣어야합니다.

그 회사가 필요한 능력, 예를 들어 이공계열이면 알고리즘을 만들수 있는지 등 그 능력 하나가 궁금한 겁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문과는 전공을 보지 않기 때문에 활동을 봅니다. ‘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말이죠.

예를 들어 ‘업무수행에 필요한 역량은? 그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은? (1000자)’이라는 질문에는 어떤 내용이 좋을까요? 전국 지점 15곳을 방문하는 거예요. 1주일이면 다 돕니다. 방문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죠.

 

8. 자기소개서는 요리사의 마음으로!

어머니가 요리할 때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서 재료를 꼼꼼하게 고려하죠. 재료=경험, 요리법=편집법입니다. 자기만의 경험으로 잘 편집해서 자기소개서를 쓰면 됩니다. 그런데 구직자들은 경험을 그냥 막 씁니다. 하지만 자소서는 회사와 지원자의 소통을 위한 공간이지 SNS가 아니에요. 한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 “CJ의 글로벌화에 앞장서서 우리의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맛의 행복을 전하겠습니다. … CJ 식품들은 저에겐 맛있는 음식입니다.”

글로벌한 내용으로 시작하더니 일기가 됐습니다. 이렇게 쓰면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와도, 토익이 990점이라도 떨어집니다. 반면에 한 지원자는 “중국에 전통 한국식 애슐리 매장 30개 오픈에 기여하겠습니다. 중국인들의 트렌드인 웰빙에 한국식을 도입하고, 중국이 와인 5대 소비국인 것을 감안해 와인기업과 손을 잡아 저가격이지만 분위기 있는 매장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이랜드가 지금 이러한 쪽으로 진출 중이구나 하며 조사하고 파악해서 썼습니다. 반면에 현대자동차에 지원한 서울대 법대 학생은 도전한 것을 쓰라는 질문에 ‘사법고시 1차 합격했던 도전!’에 대해 썼는데 바로 탈락했죠. 회사는 오로지 어떤 직무에서 어떻게 일할 건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9. 합격한 사람과 대화하세요

구직활동에 도움이 되는, 합격한 사람과 만나서 이 사람이 직원이 되기 위해 얼마나, 어떻게 준비했는지에 대해 들어보세요. 합격한 사람과 이야기하면 ‘내가 되고자하는 실체가 내 눈앞에 있네. 그래, 나도!’ 하는 마음으로 동기부여가 됩니다.

울산대 기계공학과 여학생이 울산에서는 기계공학과를 나와도 여자라서 취업이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친구들은 모두 취업이 잘 됐거든요. 그 학생의 주변을 보니 학과에서 200명 중 10명이 여자인데 10명중 2명만 구직활동하고 나머지는 공무원 준비를 한다고 했습니다. 2명도 대화를 자주 안 하고 토익공부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 학생은 이미 안 된다는 패배의식 속에 있었어요. 혼자 있거나 또는 안 되는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니 점점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자존감이 하락한 것입니다. 합격한 사람을 만나 밥도 사주며 많이 물어보길 바랍니다.

 

10. 꼭 하고 전하고 싶은 말

본인을 위한 구직 활동
취준생이라고 위축될 것이 없습니다. 떨어졌다면 받아들이고 탓하지 말아요. 그리고 다른 곳에 도전해 보는 겁니다.

대하기 어려운 사람과 면접 연습을
최종면접까지 왔으면 아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면접대비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면접을 준비하려고 일부로 대화하기 어색한 사람들을 많이 찾아다녔어요. 내가 대하기 어려운 사람과 대화하는 연습을 계속하면 면접관 얼굴을 똑바로 보고 웃으면서 말하게 돼요. 그럼 면접관이 ‘이 사람은 준비를 잘했네?’라고 생각합니다.

구직활동에 도움 되는 사람 만나기
친구는 편하게 만나도 구직활동에서는 냉정히 구직활동에 도움을 줄 사람들과 만나야 해요. 상반기 공채 준비로 조급하실 텐데요, 취업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야 됩니다. 한 학생은 자기소개서를 2년간 250개를 썼어요. 나를 더욱 더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선배와 많은 대화를 나누길 바랍니다.
 

조민혁
대한민국 대표 취업 컨설턴트로, 한국외대 법학과와 연세대 GMBA를 졸업하고 2006년 POSCO 채용팀에 입사하여 발표면접, 토론면접 등의 면접관으로 활동했다. 현재 구직자들을 위해 매달 2회 현직자를 초청하여 취업에 꼭 필요한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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