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신년맞이_콜롬비아

콜롬비아의 펠리스 아뇨!

펠리스 아뇨! 친근한 인사법 콜롬비아에서는 행복한 새해라는 뜻으로 ‘펠리스 아뇨¡Feliz año!’라고 인사를 합니다.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남미 여러 나라에서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융합되어서 동일하게 인사를 해요. 한국처럼 윗사람에게 쓰는 인사가 따로 있지 않고 특별한 격식을 갖추지 않는 것이 특징이에요. 길거리에서나 엘리베이터에서도 나이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만나는 사람들에게 ‘쪽!’하고 소리를 내며 서로 볼을 맞대거나 가볍게 안아주면서 새해 인사를 합니다.

ⓒOndrejk
ⓒOndrejk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콜롬비아의 새해
한국에서는 새해 첫 일출을 보면서 소원을 빌고 한 해를 시작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하잖아요.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새해 일출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오히려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에 가족들이 모여 밤늦게까지 파티를 열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매우 중요시해요. 비록 대가족이 모이는 건 아니지만 함께 사는 가족이나 가까이 사는 친척과 함께 즐겁게 보냅니다.
1월 1일 아침 눈을 뜰 때까지 옆집에서 신나는 음악 소리가 들릴 때가 많았어요.
12월 31일에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저녁식사를 할 때 먹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옥수수 잎이나 바나나 잎에 옥수수 가루로 반죽을 해서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넣어서 만든 따말tamal과
전통 수프인 아히아꼬ajiaco, 오리고기, 번영을 뜻하는 밀 이삭과 빵을 먹어요. 그리고 31일 밤 11시 55분이 되면 가족들이 모여 샴페인이나 포도주잔을 들고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시를 들으면서 한 해를 돌아보며 추억합니다. 밤 12시가 되어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거리의 폭죽 소리와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가족 모두가 일 년 열두 달을 뜻하는 포도알 열두 개를 먹으면서 새해의 소원을 빌어요.
그때 재미있는 전통놀이를 하는데 거대한 사람 모양의 인형을 만들어서 그 안에 화약이나 폭죽을 넣어 헌 옷을 입힌 후에 12시 정각에 불을 붙여요. 그러면 안에 있던 폭죽과 화약들이 터지는 광경을 보면서 한 해의 액운을 날려버리고 지난해와 작별하는 의식을 합니다.
또는 다 같이 모여 다음해의 재물 복을 점치기도 해요. 감자 세 개를 준비해서 한 개는 껍질을 다 벗기고 다른 하나는 반만 벗기고 나머지 하나는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눈을 가린 채 감자 3개 중 하나를 고릅니다. 껍질을 다 벗긴 감자를 뽑으면 재물 복이 없는 것이고 중간만 벗긴 감자를 뽑으면 적당한 재물 복이 있고 껍질이 그대로 있는 감자를 뽑으면 재물 복이 많다며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콜롬비아에 와서 신기했던 것은 연말이 되면 유난히 길가나 상점에 노란색으로 된 제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거예요. ‘예쁜 색이어서 연말 분위기상 비치해뒀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나서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유는 이곳 남미에서는 새해 복을 노란색 팬티로 표현해서 많은 복을 받길 바라는 뜻으로 31일에는 꼭 노란색 팬티를 입는다고 해요.

 
 
콜롬비아에서 만난 상상 이상의 경험들
벌써 2015년이 지나가고 2016년이 다가온 것이 실감 나지 않아요. 2009년 1년 동안 콜롬비아에서 행복한 해외봉사활동 시간을 보낸 후 콜롬비아가 너무 좋아서 귀국하지 않고 2010년에 하베리아나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해서 공부하게 되었어요. 한국에서 학교 다닐 때에 비하면 언어장벽, 문화장벽 등이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해외봉사활동에서 배운 마인드로 이겨낼 수 있었고 많은 분의 도움으로 11월에는 논문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남미에서 생활한 지 벌써 7년이나 지났네요.
이곳 콜롬비아에서 한국에 있었으면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2012년 5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남미방문 시통번역으로 행사를 돕기도 하고 지난 4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4개국 순방단이 콜롬비아에 왔을 때도 통번역을 하면서 대통령의 외교 일정을 돕는 의미 있는 활동도 할 수 있었어요.

 
 
올라! 나의 새로운 2016년!
콜롬비아와 한국 양국 간의 관계와 실제 업무를 배우고 싶어서 주 콜롬비아 한국대사관에서 인턴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에는 졸업도 하고 대사관에서 인턴으로 일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세계를 향한 더욱 새로운 시각과 외교적인 능력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멋진 일들이 가득했던 것처럼 올해도 행복하길 소원해요. 그리고 한국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행복한 시간도 보내고 싶어요.


글 | 김은하(하베리아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
콜롬비아에서의 1년간의 해외봉사를 마친 그녀는 제2의 고향이 된 콜롬비아가 너무 좋아서 7년째 머무르고 있다.
그동안 학교도 다니고, 한국 대통령의 남미 방문시 통번역도 하였다. 현재 주 콜롬비아 한국대사관에서 인턴일을 하며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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