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편리 두 마리 토끼 잡은 ‘미래의 은행상狀’

언제부터인가 현금을 사용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빽빽하게 꽂혀있던 지갑 속 카드들도 스마트폰 안에 바코드로 내장된 지 오래다. 카카오톡을 이용해 물건도 구매하고, 선물도 전송하는 시대, 우리는 이미 핀테크 세상 안에 들어와 있다.

 
 
금융업계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금이야 스마트뱅킹으로 각종 송금과 증권 거래가 가능하지만, 30대 초반인 기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직장인들은 노란색 월급봉투로 봉급을 받고, 주부들은 은행을 직접 방문해 세금을 냈다.
2007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PC로나 가능하던 많은 작업이 모바일로 가능해졌다. 이른바 ‘스마트 혁명’이었다. 이제 오프라인과 인터넷 뱅킹으로 하던 금융업을 모바일로 처리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 한마디로, ‘은행 갈 일’이 없어진 요즘이다.

지갑이 필요 없는 사회
핀테크FinTech란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각종 금융 서비스를 IT 기술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급속히 발전하며 금융 패러다임을 바꾸는 태풍의 눈이 됐다. 여기에 금융서비스에 필수적인 접근성, 보완성, 신뢰성이 꾸준히 보완되며, 2009년에는 독일 피도르 은행이 자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구글 등 온라인 매체로 자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금융기관인 ‘캐피털 원’도 2012년 네덜란드 인터넷 전문은행 ING를 인수해서 온라인으로만 영업 중이다. 우리에게 해외 직구 모바일 쇼핑몰로 잘 알려진 라인 딜Line Deal도 바로 이들 중 하나. 스마트폰의 선두주자인 애플도 지난해 10월 애플페이를 출시하며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온라인쇼핑몰 알리바바도 결제서비스 알리페이를 출시해 사용자를 넓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창조 경제의 중심, 핀테크FinTech
IT 강국인 우리나라도 2014년에 공인인증서 의무화 폐지 등 정부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많은 기업이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올해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IT와 금융을 융합한 핀테크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고, 크라우드 펀딩 등 모험자본을 활성화해 금융의 역동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금융개혁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인터넷 전문은행도 정식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금융서비스의 핵심인 본인인증을 대신해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액티브 X 설치나 카드 또는 보안코드를 입력하는 번거롭던 기존의 금융시스템의 과정도 간소화될 전망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2007)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라는 뜻. 911테러와 중동 전쟁 등으로 경기가 악화된 미국이 고금리 정책을 펴다가 2004년에 이를 중단하며 발생했다.
많은 대출자들이 원리금을 갚지 못하게 되며 대형 금융사, 증권회사들이 파산됐다. 이러한 현상은 국제금융시장의 세계경제위기를 불러왔다.

 
 
또 은행 계좌번호나 카드를 한 번만 연결해 놓으면 바로 결제나 송금 등 각종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낮은 금리와 저렴한 수수료 등의 이점도 따른다. 무엇보다 날로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서 현대인이 손바닥 안에서의 쉽고 간편한 경제생활이 가능해진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핀테크업체는 60여 개에 이른다. 시장점유율이 1~3%에 이르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모바일 하나로 각종 결제를 비롯한 주요 은행 업무는 물론, 개인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변화를 거부하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는 금융업체들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과 삼성에서 각종 금융 업무를 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현상이 올해부터 1년간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산되어 향후 10년 내에 모든 금융 시스템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도 쓰고 있어요! 생활 속 핀테크
다음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결제 비밀번호를 등록하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상품구매가 가능하다.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인 뱅크 월렛 카카오로도 계좌번호 없이 카카오톡 친구에게 간편하게 송금 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서울시 지방세와 전기료도 수납할 수 있다.
네이버 라인의 라인페이 국내 가맹점은 아직 5만 여개에 불과하지만 네이버 로그인만으로 사용이 가능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많다.
삼성페이 타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NFC(근거리 무선통신)보다 훨씬 빠른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방식이 탑재되어서 신용카드를 긁던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 간단한 결제가 가능하다. 현재는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6, 갤럭시 S6엣지 등에만 탑재되어 있지만, 점차 적용범위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 밖에 인터파크의 ‘옐로페이’ 소셜커머스 티몬의 ‘티몬페이’ 가상화폐 ‘비트코인’ 등 다양하다.

 
 
왜 지금 핀테크인가
미래의 창 / 가격 14,000원
금융과 ICT 분야에서 일하는 저자들이 오랜 현장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핀테크 산업을 소개하는 책. 우리 금융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