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빠질 수 있는 '불신'

 
 
사람에게는 몸과 마음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혈압이 얼마인지, 헤모글로빈 수치가 얼마인지 잘 알지만 ‘마음’에 대해서는 너무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몸을 사용해서 달리기, 복싱, 농구 등은 잘 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잘 쓰지 못해서 일어나는 문제가 많습니다. 몸이 어려움에 빠지면 마음도 같이 어려워합니다. 마음을 쓸 줄 몰라서 그렇습니다.
만약 감옥에 갇혔다고 한다면 몸만 갇힌 것이지 마음이 갇힌 것은 아닙니다. 마음은 철창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슬프면 마음도 슬퍼합니다. 마음을 아는 만큼 넓어지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존! 그게 왜 너라고 말하지 않았어? 왜!
1950년 6.25 전쟁 이후 LA에는 한 부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에게는 평소 아들이 있는데, 아들과 어머니는 마음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군대에 지원했고 일본으로 와서 6.25전쟁에 투입이 됐습니다. 엄마는 아들 소식을 알지 못해 안타깝던 차에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존이에요. 엄마, 방금 LA 공항에 내렸습니다.”
“그래, 존 빨리 와라. 안 오고 뭐하고 있어?”
“엄마, 제 친구가 있는데, 전쟁터에서 만난 친구입니다. 그 친구는 안타깝게 지뢰를 밟고 오른쪽 다리와 팔을, 그리고 한쪽 눈을 잃었어요.”
“얼마나 불행하겠니. 안됐구나.”
“엄마, 그 친구와 함께 살면 안 될까요?”
“아들아, 무슨 소리야. 전쟁터에 다녀오더니 네가 감정적으로 되었구나. 그런 사람이 집에 있으면 얼마나 불편한지 아니? 딱 잘라 말해서 보내렴.”
“엄마...”
“아들아, 그 이야기 그만하고. 빨리 와라.”
“엄마. 건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그래. 빨리 오너라.”
엄마는 아들이 오는 게 너무 기뻤습니다. 엄마는 아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날이 밝아오는데, 밤새 피곤하지 않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먼동이 트고 그러나 8시가 되어도, 9시가 되어도 아들이 오지 않는 겁니다. 오후 1시 가까이 전화 한 통이 울립니다. 그런데 전화기 건너편으로 경찰이 아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엄마는 전쟁터에서 살아돌아온 아들이 미국에서 죽었다는 이야기가 믿기지 않았습니다. 정신없이 달려간 병실 안에 그녀가 사랑하는 아들, 존이 있었습니다. 얼굴이 이지러져있고, 눈이 하나 없고, 팔과 다리가 하나 없는 겁니다. 엄마가 아들 시체를 끊어 앉고 울었습니다.

“존! 존!! 너는 그가 왜 너라고 말하지 않았어? 바보 같은 존! 네가 한국의 평화를 위해 다친 다리, 엄마가 네 다리가 되어 줬을 텐데! 너 왜 그가 너라고 말하지 않았어. 존!!”

아들은 지뢰를 밟고 몸이 하늘에 떠올랐다가 떨어졌습니다. 정신을 잃었고, 정신을 다시 찾았을 때 병원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는데, 다리가 말을 듣지않았습니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병원으로 후송되어 6개월 동안 치료를 받았고 미국으로 이동됐는데, LA 공항에서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을 떠날 때는 건강했는데, 미국에 돌아올 때는 흉측한 몸으로 돌아왔구나! 내가 이런 몸으로 미국에 도착하면 누가 봐줄까?’

존은 친구들 한 명 한 명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앤드류, 탐, 제니퍼... 어느 누구 하나도 흉측한 자기를 반겨 줄 사람이 없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나를 사랑할 지 몰라! 아니야.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나를 얼마나 흉측하게 생각할 줄 몰라.’

하지만 존은 엄마를 만나는게 두려웠습니다.
‘엄마가 나를 보고, 눈빛이 변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지? 어떻게 말해야 하지? 엄마가 나를 귀찮아하면, 엄마가 나를 싫어하면... 내가 엄마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고. 어떻게 대해야 하지?’

그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존은 엄마의 마음을 알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정말 옛날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는지 궁금했습니다. 엄마의 마음을 알 길이 없었습니다. 존은 엄마와의 전화 통화에서 엄마가 자신을 불편하게 여기겠다고 오해했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나타나지 않는 게 효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넓은 미국 땅에, 이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나를 받아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럼 내가 살아서 뭐하겠느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호텔에 뛰어내려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엄마는 사랑하는 아들의 시체를 끌어안고 울고 또 울었습니다.

 
 
서로 믿지 못해서 불행하다
저는 수원 교도소에서 오랫동안 재소자들과 신앙상담을 했습니다. 1년 동안 교도소에 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게 됐습니다. 세상을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큰 이유는 가난도 아니고 죽음도 아닙니다. 마음이 흐르지 못해서였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믿지 못해서,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믿지 못해서, 형과 동생이 마음이 흐르지 않아서 불행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갇혀서 다른 사람이 자신의 나약한 생각을 알게 될까봐 두려워합니다. 사실 사람이 가장 행복해지는 것은 사람을 진심으로, 마음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맛이 있습니다. 사과 맛과 복숭아 맛이 다르듯 그 사람만이 가진 맛이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가족에게 마음을 열고 쉴 수 있을 때, 사람은 행복하고 자유롭습니다.

마음의 이야기를 해보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얕보이지 않으려고 마음을 닫습니다. 좋은 아내가 되고, 좋은 남편이 되려고만 하지 상대의 마음을 잘 모릅니다. 사람들은 잘나고 싶고, 잘하고만 싶어 합니다. 그래서 유창한 영어 능력, 스펙 쌓기에 열중합니다. 하지만 사회는 점점 삭막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쉴 만한 그늘이 없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고 멋진 차를 사서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남편을 마음으로 대하고, 아내를 마음으로 대하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작은 일로 아내가 남편을 속이면 나중에 어려운 문제가 왔을 때 불신이 생기고 이혼을 하게 됩니다.
가난해도 마음의 이야기를 하면 좋습니다. 진짜 좋은 친구는 마음으로 만나는 친구입니다. 마음으로 만나면 세상에서 가까운 친구가 됩니다. 마음으로 대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은 가식입니다.

이제 가까이 있는 아버지에게 이야기해보세요. 
“아버지, 그때 내가 거짓말 했는데 모른 척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고마웠어. 그때 사실 차비가 없었거든. 너네 아빠가 차를 태워줘서 정말 고마웠어.”
“나, 그때 너와 이야기하면서 어려웠어. 평소에는 안 그랬는데 그때 넌 왜 짜증냈어?”
“이번에 참 미안했어. 내 마음은 안 그런데, 자꾸 마음과 달리 그런 말을 했어.”
상대방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면, 여러분이 앞으로 사업을 하든, 정치를 하든 훨씬 능력 있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글 | 박옥수(IYF 설립자, 마인드 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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