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더 큰 보람은 없다' 굿뉴스의료봉사회 아프리카 의료봉사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매년 연례행사처럼 24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아프리카로 향하는 이들이 있다. 6시간 넘는 시차, 찌는 듯한 더위, 순서를 무시하고 먼저 진료해 달라며 몰려드는 환자들 등 온갖 악조건이 그들을 기다린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새 삶을 얻는 것을 보면,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더없이 즐겁다’는 3인의 의사를 만났다.

 
 
나는 침과 한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한의사다. 2007년에는 1년간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해외봉사도 다녀왔다. 탄자니아에서 지내는 동안 많은 현지인들이 진료비를 낼 돈이 없어 간단한 병이나 상처인데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평생 고생하며 사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지난 2010년부터 굿뉴스의료봉사회의 의사선생님들과 함께 매년 아프리카로 의료봉사를 다녀오고 있는데, 올해는 특별히 아내와 함께 탄자니아에 갔다.

아프리카에는 중국 영화가 많이 보급되어 있어 사람들이 침술등 동양문화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있다. 내가 침을 놓고 있으면 아프리카 사람들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빙 둘러싼 채 구경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그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물론 현지에도 ‘차이니즈 클리닉’이라고 침을 놔주는 병원이 있긴 하지만, 의료보험 제도가 정착되어 있지 않아 만 원 정도 하는 진료비를 모두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침은 여러 번 맞아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완전히 끝나려면 25만 원 정도 되는 비용이 든다. 서민들은 감당할 수 없는 큰 액수다.
더구나 아프리카 사람들 중에는 힘든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여자들이 무거운 짐이나 물건을 어깨에 메고 옮기거나 공사현장에서 힘든 일을 하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몸을 돌볼 여유도 없이 힘든 일을 하다 보니 한국같으면 60세 넘어서 나타나는 오십견, 디스크 등 퇴행성 질환이3,40대의 젊은 나이에도 찾아온다.

 
 
한방과의 경우 약품이 부족해서 허리가 아프거나 비염이 있는데도 소화제를 줄 때가 있다. 사람들이 본인도 모르는 갖가지 질병이 있다보니 그나마 증세에 맞지 않는 약이라도 먹는 편이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방과의 경우 약품이 부족해서 허리가 아프거나 비염이 있는데도 소화제를 줄 때가 있다. 사람들이 본인도 모르는 갖가지 질병이 있다보니 그나마 증세에 맞지 않는 약이라도 먹는 편이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내가 맡은 한방과에는 하루 평균 80명의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한국에서는 하루에 30~40명의 환자를 보는데, 80명의 환자를 보려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점심시간 외에는 쉬지 않고 환자를 돌봐야 했다. 그나마 예년에 비하면 환자의 수가 줄어든 편이라 환자의 증세를 충분히 듣고, 약도 증세에 맞게 줄 수 있었다. 침대도 준비되어 있지 않아 환자를 눕혀놓고 무릎을 꿇은 채 침을 놓자니 힘들었다.
우리 팀의 봉사일정은 총 사흘이었는데, 매일 장소가 바뀌기 때문에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한 번뿐이다. 하지만 그렇게나마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치료를 해 준 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닭을 잡아 요리를 해서 가져다주는 분도 있었다. 탄자니아에서 닭은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대접하는 음식이다. 우리 부부가 탄자니아에 다녀오느라 든 항공료, 그리고 한의원을 휴진하느라 줄어든 수입을 합치면 대략 천만 원정도는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를 만난 사람이 병을 치료받고 새 삶을 살 것을 생각하니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내도 신혼여행을 새로 다녀온 기분이라고 했다.

탄자니아에서 1년간 봉사단원으로 지낼 때는 한 번도 말라리아에 걸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말라리아에 걸렸는지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두통, 오한, 발열, 설사 등으로 호된 고생을 해야 했다. 이번 봉사를 계기로 아프리카에 가서 살면서 그곳 사람들을 위해 누구나 부담없이 올 수 있는 한의원을 운영하고 싶은 꿈이 생겼다. 끝으로 현지에서 우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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