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굿뉴스코프레젠테이션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건국대학교 4학년 안우림 씨.
그녀의 꿈은 언어의 배움을 통해 말과 글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학생들을 양성해내는 국어 교사가 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공감형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그녀가 프레젠테이션 5분 스피치에 도전한 스토리를 소개한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
누구나 자신이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를 추억으로 안고 살아갈 것이다. 나에게는 ‘미국에서의 굿뉴스코 해외봉사 활동’이 바로 그것이며, 그 추억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때 다시 살아 움직이는 행복의 감정이 되어 나를 감싸 안는다. 그렇기에 나는, 미국에서의 1년을 다른 사람들에 게 말할 때 가장 행복하다.

다시, 행복을 만나기까지
‘제 1회 굿뉴스코 프레젠테이션 대회.’ 이 글귀를 마주한 순간 나의 가슴은 쿵쾅 뛰었다. 자동반사적인 반응이 아닌가. 내가 가장 행복한 것을, 그것도 마음껏 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준다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내 ‘대회’라는 두 글자를 ‘부담’이라고 번역하고,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계산을 마친 나의 뇌는 ‘안 돼!’라는 신호를 내게 보내왔다. 내 마음과 머리가 충돌할 때 더 이상 나에게는 수가 없다. 다른 곳에서 답을 찾는 수밖에.
그때 다행스럽게도 나는 이런 글을 읽게 되었다. ‘어떤 일을 “포기할래.”보다 더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해 볼 걸.”이다.’ 나는 왠지 이 대회를 포기한다면 “해 볼 걸.”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할 것만 같았다. 아니 그럴 것이 분명했다. 그 순간 나의 마음이 외부로부터 온 지혜에 힘을 얻어 내 머리를 이기는 소리를 들었고, 나는 결정했다. 다시 한 번 살아 움직이는 행복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기로.

 
 
대회의 의도를 파악하자.
내가 이제까지 했던 체험담이나 강연과 다르게 대회는 주최자의 목적과 의도가 있다는 생각에 나는 먼저 이 대회의 심사기준을 살펴보았다. 내용 부문의 심사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1. 독창성 2. 봉사활동을 통한 내면적 성장 3. 봉사활동을 계기로 한 향후 계획.’ 물론 이외에도 ‘태도, 청중 반응, 발표 시간 5분.’ 등 이 심사의 한 부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통한 내면적 성장과 그 성장이 영향 끼친 나의 미래를 독창적으로 보여주는 것. 이 대회가 원하는 방향은 알았지만 그 모든 것을 5분 안에 표현하기란 정말 힘든 일이었다. ‘어떤 내용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라는 고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Prologue.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니?
내가 무대에 서서 한 첫 마디는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니?’였다. 이 말은 내가 3달 전 교육실습을 나갔을 때 나를 가르쳐 주었던 선생님 앞에서 연구 수업을 한 후 들은 말이었다. 단 한 마디지만 그 상황이나 듣는 이와 말한 이와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꽤나 충격적인 말이다. 임팩트 있는 말 한 마디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그리고 과거가 아닌 현재를 먼저 보여주는 것. 이 두 가지가 독창성을 염두에 둔 발표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나는 그 말에 뒤따라온 실망과 죄송스러운 마음은 잠시, 내가 어설프게 잘하는 것보다는 아예 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기에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워올 수 있었던 나의 최근 경험을 말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의 세계를 배웠던 2년 전의 미국으로 관중들을 초대했다.

나는 그렇게 나의 경험을 통해서 부족함은 오히려 나의 진짜 모습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것을 알았다.
나는 그렇게 나의 경험을 통해서 부족함은 오히려 나의 진짜 모습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것을 알았다.
Chapter 1. 사랑해, 아이린.
그들이 나를 따라 와 처음 만난 사람은 내 친구 아이린이었다. 아이린은 나를 만나기 8개월 전에 아들이 총살당한 사연이 있는 아주머니였다. 그녀는 돈이 없어서 변호사를 사지 못하고 직접 법을 공부해 재판을 준비 중이었고, 남편이 없는 미혼모였다. 그렇게 불쌍한 아이린은 나에게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으며 그렇게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때 나는 해 줄 말이 없었다. 어떤 위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만큼 힘들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해외봉사 기간 중에 듣고 배웠던 마음의 세계를 아이린에게 말해주었다. 내 말을 듣고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말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말을 들은 내가 나도 모르게 내 입을 움직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우린 만났고 그 이후에 나는 아이린에게 매일 안부를 묻는 동시에 힘이 되는 글귀나 말씀을 보내주면서 우린 친구가 되었다.
몇 달 후 나는 그녀를 세계문화박람회라는 행사에 초대했고, 그 행사에서 나는 첫 만남 때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녀의 웃음을 보았다. 예뻤다. 그녀의 마음이 한층 밝아졌다는 것을 그 얼굴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아이린을 만나면서 깨달았다. 사람의 아픔은 다른 사람의 사랑과 만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Chapter 2. 가장 아플 때 가장 행복했다.
아이린이라는 친구를 통해서는 아픔에서부터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느꼈지만 정작 나 본인에게는 어땠을까. 나는 뉴욕 맨해튼에서 대부분의 활동을 했었다. 그곳에는 단 3명의 한국인 해외봉사 단원이 있었다. 해외봉사를 한 지 3년차 된 언니, 2년 차 된 언니, 1년 차 된 나. 언니들은 햇병아리 같은 나에 비해 영어를 잘했고, 미국 문화를 더 잘 알았다. 나는 그들 옆에서 정말 부족했다. 하지만 내가 정말 내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었다.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언니들이 나를 혼낼 때나 내 잘못을 지적할때 항상 부딪혔다. 그러다 한 언니랑 크게 싸우게 되었고 나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생각했다. ‘내가 정말 잘못한 것이 없을까?’ 아니었다. 사실은 내가 이기적이어서 언니들을 항상 이겨먹으려고 했던 것이고, 언니들은 나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언니들을 통해서 나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을 대 할 때도 차츰 가면을 벗기 시작했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내부족함 가리개로 썼던 그 가면들을 말이다. 나는 그렇게 나의 경험을 통해서도 부족함은 오히려 나의 진짜 모습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것을 알았다.

Epilogue. 최고의 행복은 당신의 아픔으로부터.
나는 이것으로 나의 이야기를 마쳤다. 하지만 내 마지막 미션은 발표를 들어 준 관중들이 하나의 메시지를 얻어가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 남은 30초의 시간에 관객석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은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온 어려움과 부족함에 머물러 있을 것인지,
저와 제 친구처럼 그것을 기회로 삼아 다른 이들의 사랑을 발견할 것인지 말입니다. 전 여러분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을 기대하면서 마지막으로 이 한 마디를 남기겠습니다. 최고의 행복
은 당신의 아픔으로부터.”

마지막 한 마디를 관중에게 던진 후 받은 박수와 환호를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프레젠테이션 대회는 나에게 해외봉사의 경험과 함께 가장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 나는 간접적으로나마 나의 발표를 들어준 분들에게도 감사함을 담아,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할 기회가 왔을 때는 ‘포기할래’가 아닌 ‘해 볼 걸’을 선택하길. 그리고 어려움과 부족함에 머무르기 보다는 그것을 새로운 행복의 기회로 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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