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코 13기 서하은

단아한 외모에 부드러운 미소가 인상적인 이번 달 표지모델 서하은 씨.
항공관광을 전공하는 스튜어디스 지망생이기도 한 그는 영국에서 1년간 봉사를 하고 올해 초에 귀국했다. 어려서부터 일탈을 꿈꿨지만, 지금은 해외봉사 정신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길 꿈꾼다.

 
 
서하은은 내성적이지만, 틀에 갇히길 싫어하는 자유로운 성격을 가졌다. 평소에도 친구들과 어울리며, 맛집을 가고 여행을 즐긴다. 그는 호텔 지배인인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사춘기 시절부터 일탈을 꿈꿨다. 지금의 전공 또한 고등학교 3학년 때 친한 친구와 함께 우연히 지망했다.
“항공관광과는 스튜어디스 지망생들이 많은 준비를 하고 들어와요. 저는 화장법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입학시험을 치렀어요. 다행히 주변의 염려와는 반대로 합격했지요.”

항공관광과의 수업 일정은 1학년 때부터 고시생을 방불케 할 만큼 빡빡하다. 여기에 제2외국어를 포함한 3개 국어 습득과 각종 서비스 실습도 병행해야 한다. 그는 장학금을 탈 정도로 학교생활에 충실했지만, 아르바이트까지 하다 보면 지칠 때가 많았다. 여기에 부모님과의 갈등도 점점 깊어졌다. 부모님이 집 안에 머물기보다는 계속해서 여기저기를 다녀야 하는 그의 미래를 염려했던 것. 지식 못지않게 외모를 가꿔야 하는 현실에도 노파심이 많았다.

Korea event에서 자신에게 한국어를 배웠던 학생들과 함께
Korea event에서 자신에게 한국어를 배웠던 학생들과 함께
“그러던 중 굿뉴스코 해외봉사를 지원했어요. 이전보다 밝아진 선배들을 보며, ‘나도 뭔가 달라지겠지’ 하고 희망이 생겼어요. 한편으로는 고생하며 더 강해지고 싶었어요.”
낭만적인 유럽의 풍경을 떠올리며 한국을 떠난 서하은.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봤던 예쁜 집들과는 달리, 런던은 곳곳에 아프리카 사람들이 이주해 살고 있었다. 그가 생활하는 센터 주변에도 흑인이 적지 않았다. 유럽에서도 인종차별이 심한 영국에서 그는 동양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종종 무시를 당했다. 한국에서였다면 각종 액세서리와 예쁜 옷을 입고 다녔을 테지만,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해외봉사자이기에 유명 상품이 즐비한 상점 앞에 마음을 줄 여유도 없었다.

궂은일을 해야 할 때도 많았다. 유럽의 중앙에 자리한 알프스 산맥에서는 젖소 농장에서 5일 내내 100여 마리의 젖소들의 먹이를 주고 배설물을 치웠다. 고된 노동 후, 현지에서 마련해주신 우유와 빵, 치즈 등의 간식을 보며 감사를 배웠다.
그는 1년 동안 매주 두 번씩 센터 인근의 여자 중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강남스타일>과 한류 드라마 인기의 여파로 영국에는 한국어에 관심을 가진 학생이 많았다. 그는 매주 정규수업 외에도 따로 시간을 내서 학생들과 친하게 어울렸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점점 그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게 됐다. 그가 귀국하기 직전엔 그에게 한국어를 배운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를 피해 건너온 봉사단원과 빅 벤 앞에서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를 피해 건너온 봉사단원과 빅 벤 앞에서
그는 해외봉사를 하며 점점 모르고 살던 자신의 단점을 봤다. 지금껏 억지로 집안 어른들을 따르려고만 한 탓인지, 그는 사실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툴렀다. 불만을 속에 담아두고 끙끙거릴 뿐, 밖으로 표출하지 못해 잘 어두워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같은 방을 쓰는 다른 단원들에게 자신의 이런 마음을 털어놓게 됐다. 한국에서는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이따금씩 어머니에게 문자로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보수적인 가정 분위기 속에서 오랫동안 곪아있던 마음도 진지하게 고백했다. 그의 속마음을 들은 부모님도 예전과는 달리 그
를 이해해주셨다.

“올해 2월에는 밝은 마음으로 귀국했어요. 부모님 두 분이 인천공항으로 저를 마중 나오셨지요. 다들 서로를 보며 반가워했어요.”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된 후, 그는 부모님과 한결 가까워졌다. 하교 후에는 재잘재잘 어머니께 학교생활을 털어놓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반 대표를 맡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한다. 요즘은 졸업을 앞두고 미래의 자신을 계획 중이다.

“스튜어디스는 많은 나라를 다녀야 하는 일이잖아요. 이전에는 직업을 통해서 부모님께 벗어나려는 바람도 있었어요. 지금은 영국에서 배운 봉사정신으로 제가 모시는 승객이 행복해지도록 돕고 싶어요.”
 

모델 | 서하은 (수원과학대 항공관광과 2학년) 사진 | 홍수정 기자 진행 | 배효지 기자
촬영장소 | lighthouse R
헤어&메이크업 | 이승미 의상 | WHO.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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