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육포럼 2015 (3)

2015년 세계교육포럼에 반가운 인물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동안 굿뉴스코 해외봉사 단원들이 활동했던 84개국의 나라에서 온 교육부 장.차관들. 특히 1년간 해외에서 현지인들과 동거동락했던 굿뉴스코 해외봉사자들은 자신들이 다녀온 나라의 장.차관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며 감격해 했다. 해외봉사 이후에도 한국에서 장.차관들을 만나 교육에 관해 이야기하며 소중한 추억의 순간을 포착했다.

(왼쪽부터) 베냉 교육부 부장관 콜망 크리스토프 아제비와 최가영
(왼쪽부터) 베냉 교육부 부장관 콜망 크리스토프 아제비와 최가영
대학을 졸업한 박근혜 대통령의 유학 시절, 그녀는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생이 바뀌는 순간을 겪었다. 육영수 여사의 죽음 이후 20대 청년 박근혜가 한국으로 돌아와 그 빈자리를 채웠고, 그녀는 한 나라의 의견을 대변하는 외교활동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그녀처럼 민간 외교관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 최가영 씨. 평소 소심하고 조용했다는 최가영 씨는 인하대학교 영어교육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베냉에서 1년간 해외봉사하고 돌아온 최가영 씨는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2015 세계교육포럼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바로 베냉 교육부 콜망 크리스토프 아제비Coleman Christophe Adjebi 차관.

작년 한 해 베냉에서 한글 아카데미, 음악 아카데미 등 여러 가지 다채로운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온 그녀는 한국을 방문한 콜망 크리스토프 아제비 차관과 이야기를 나누자 베냉에서 한국 대학생의 봉사 활동에 감격해 했다.

최가영 씨가 굿뉴스코 해외봉사에 도전한 이유가 있다. 평소 부족함 없는 한국의 환경에서도 이유 없이 만족감이 떨어지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인생을 개척할 수 없을까 고민했던 것. 특히 평소 엄마에게 ‘짜증이 난다’는 말을 많이 했던 그녀는 엄마로부터 ‘뭘 해줘도, 아무리 잘해줘도 감사할 줄 모른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됐다. 그리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때 아프리카 베냉으로 굿뉴스코 해외봉사를 다녀온 다른 친구들을 보면서 그녀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대한민국 사범대학 학생 중에 어느 누가 한 나라의 장.차관과 소소한 이야기들을 거리낌 없이 말하고 교육 문제를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지금 돌아보면 베냉에서 봉사한 1년이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삶을 선물해준 시간이었습니다. 봉사를 할 당시에는 조금 힘들고, 아프리카의 환경과 문화가 낯설었지만 그 시간이 신기하게도 저에게 지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합니다. 차관님을 만날 때도 제가 한 나라에 도움을 주는 일에 같이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어요.”

가영 씨는 차관과 작년 한 해 동안 베냉 수도 코토누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나눴다. 말라리아 걸렸던 사연, 아카데미와 클린 캠페인 스토리, 베냉 청소년들과 함께 월드캠프를 했던 이야기, 베냉과 깊은 인연으로 국제청소년연합이 정부로부터 땅을 기증받아 청소년 센터를 짓는 일, 작년 한 해 베냉 청소년부 차관과 아보메 깔라비 국립대학교 총장님이 포럼에 참석한 이야기 등 이야기꽃을 피웠다.

가영 씨는 차관과 함께하는 서울 투어가 설레면서 긴장된다고. 사실 그녀 자신의 언어 실력이나 여러 가지를 살펴보면 절대 만날 수 없는 기회라고 고백한다.
“지난해 베냉으로 1년간의 해외봉사 활동이 이렇게 큰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피부색부터 환경, 문화, 사고방식이 전혀 다른 베냉 차관님과 신기하게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소소한 아프리카의 추억을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도착한 SK T.um. 최첨단의 미래 과학을 기술에 부여한 집, 자동차, 쇼핑에 적용한 것을 직접 체험해보는 멋진 시간 여행 속에서 과묵했던 차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른 일정을 뒤로하고 SK T.um 방문에 한국의 과학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한눈에 파악한 듯 감탄했다. SK T.um 방문 이후 안과에서 시력 검사를 마쳤고 조촐하게 한국식 보쌈을 함께 먹었다. 보쌈을 어떻게 먹는지 설명을 듣던 차관은 새로운 한국 음식을 도전하듯 음미했다. 자연스럽게 지금의 교육부 실무자인 차관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그의 인생 이야기를 곁들어 들을 수 있었다.

 
 

과묵한 콜망 크리스토프 아제비 차관이 입을 열다

한국과 베냉이 거리상 가까운 나라였다면 그는 자신의 자녀를 한국에 유학을 보내서라도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을 만큼 한국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그 와중에 가영 씨는 베냉에서 봉사하면서 어떻게 달라졌고 특히 아버지와 대화 없던 관계가 밝고 소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자녀를 둔 아버지인 그 역시 즐거워했다. 그는 자신의 부모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저희 부모님은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분이었습니다. 제 가족은 모두 9명인데, 3명의 아들과 4명의 딸이 있는 대가족입니다. 당시 대부분 가난했고 다른 친구들이 학교 가는 걸 싫어할 만큼 그 당시는 학교에 안가도 그만인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셨던 부모님은 누나, 형들 모두 학교에 보냈습니다. 학교에서는 뭔가 잘못을 하면 선생님이 아버지에게 모두 이야기를 할 정도로 아버지는 학교 선생님과 가까이 지내셨습니다. 부모님은 우리가 항상 수업을 빼먹지 않도록 학교 앞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부모님은 언제나 우리를 올바르게 키우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방과 후에는 스터디 그룹도 만들었는데 항상 수업에 결석하지 않도록 아버지는 헌신적으로 노력하셨습니다. 어머니도 매일같이 도시락을 싸다 주셨습니다. 우리가 꾀병을 부릴 때면 아버지는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걸 항상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공부를 잘하면 외국으로 유학 갈 수 있는 국비 장학생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저는 덴마크에서, 동생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대학을 다녔습니다. 심리학과 법학을 전공했고 심리학과 철학은 고등학생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심리학은 어떻게 학생들을 대하고 공부를 시킬 수 있을지 연구를 하므로 도움이 됐습니다.

교사 중에서도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는 법학 공부를 하면서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선을 알게 됐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항상 교육부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공부를 더 하고 싶어 할지 연구를 합니다.
저 또한 일터에 나갈 때는 가장 먼저 나가서 일을 했고, 사람들이 저를 신뢰하였습니다. 베냉에서는 교사 자격증도 있어야 하고 그것으로만 사람을 이끄는 지도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을 이끄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격증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베냉 교육의 현실에 대해 묻자 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베냉에는 학생들이 많은 데 비해 교사가 부족합니다. 좋은 선생님을 두루두루 지역으로 보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실정입니다. 좋은 선생님 밑에 좋은 제자가 나올 수 있으므로 이런 점을 개선해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베냉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교육 열풍에 대해 묻자 그는 ‘컴퓨터 교육이 매우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한국의 SK T.um을 관람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다’고 표현했다.
“외국에서 저에게 미래 생활관에 대해 설명했다면 믿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눈으로 보고 체험을 했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게 사실이야?’ 한다면 나는 ‘서울에 있어!’라고 말할 겁니다. 만약 그가 믿지 않는다면 서울로 데려오면 됩니다. 과학의 발전이 이렇게 빠른 게 놀랍습니다.”

그는 지난 4일간의 빠듯한 한국 일정 속에서 자칫 놓칠 뻔했던 최첨단을 볼 수 있어서 큰 여운이 남은 듯했다. 특히 최가영 씨와 몇몇 굿뉴스코 대학생들의 만남에 크게 고마워했다.
“여러분이 옆에 있어서 더 보기가 좋았습니다. 만약 이렇게 초청해주지 않았더라면 한국에서 4일간 있었음에도 한국의 최첨단을 보지 못했을 겁니다. 여러분이 있어서 이런 걸 볼 수 있었고 참 감사합니다.”

굿뉴스코 동문회 위원인 안병선 원장이 베냉 차관의 안과 검진을 했다. 검진 후 안경을 맞추자 눈이 밝아졌다며 어린아이 처럼 기뻐했던 차관.
굿뉴스코 동문회 위원인 안병선 원장이 베냉 차관의 안과 검진을 했다. 검진 후 안경을 맞추자 눈이 밝아졌다며 어린아이 처럼 기뻐했던 차관.

그는 베냉이 벌써 한국과 쌍둥이 국가 같은 느낌이 든다고 표현했다. 특히 굿뉴스코의 젊은 대학생들과의 만남에서 그는 마음의 젊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몸이 젊지만 머리가 텅 비었고 생각이 없는 사람이 과연 젊은 것인가?’ 그가 물었다. 몸의 나이와 상관없이 마인드가 젊다면 젊은이에 속하며 모든 국민이 마인드가 젊어서 사로 나누고 교류할 수 있어야 자신의 발전 또한 더불어 있다고 조언했다.

“삶은 하나의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누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갇혀있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그는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사람입니다. 앞선 사람들과 자기 동료들과 또 주변의 많은 사람과의 교류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굿뉴스코를 다녀온 젊은이들의 사고의 젊음에, 다른 사람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행동하는 젊음에,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어시스트 | 김은우, 신요한, 박수정 캠퍼스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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