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반전

 

 
 
 
 
아프리카 사람들의 질병에 대한 관념(?)
카메룬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캠프를 가끔 열었다. 그날도 학생캠프 하던 날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학생이 강연을 듣던 도중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해, 모두 다 놀랐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다행히 같이 캠프에 참석하던 대학생 중에 같은 증상을 가진 친구가 있어서 봉지를 가져와서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렇게 오전 프로그램이 끝나고 점심을 먹는데 나와 다른 봉사 단원 한 명과 캠프 중 숨쉬기 힘들어했던 친구와 다른 현지인이 같은 상에서 밥을 먹게 되었다. 그런데 현지인 친구가 그 아팠던 학생이 숨을 못 쉬어서 힘들어하던 때를 흉내 내면서 웃었다. 한국인인 우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칫 잘못됐으면 그 친구가 죽을 수도 있었는데 그 일을 웃음거리로 생각하는 것을 보고 현지 친구에게 화를 내면서 나쁘다고 나무랐다. 그런데 나중에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아프리카에서는 말라리아로 또는 간단한 질병이지만 돈이 없어서 약을 제때 사 먹지 못하고 내버려두다가 가족들이 숨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 보니 내가 만난 친구 중에도 그 가족 중에 말라리아로 죽은 형제가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오염된 물을 마시고 다리가 완전히 자라지 못해서 병에 걸려 절뚝거리거나 목발을 짚고 다니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래서 그들은 죽음이 무섭고 슬프기는 하지만 질병을 어느 정도 흔하게 여겨 담담히 받아들이는 경향이 컸다. 카메룬 사람들은 장애에 대해서도 한국인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래서일까. 질병이 한국보다 흔해 사람들이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문화가 형성됐다는 게 놀라웠다.

 
 
생각보다 훨씬 단단한 아프리카인의 피부
2009년에 해외봉사를 다녀온 뒤 2010년 여름, 카메룬에서 열린 월드캠프 때 카메룬을 다시 방문했다. 20대 젊은이들이 참가하는 이 캠프에서 봉사하고, 지부장님과 현지 친구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낸 뒤, 가장 친했던 현지인 친구들과 무전여행을 떠났다.
해외봉사를 하는 동안에 방도 따로 썼던 친구들이라 같이 샤워할 일이 없었는데, 그날은 함께 샤워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신기한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발뒤꿈치 각질 제거용 돌’이었다. 아주 반가웠다. 한국은 돌보다는 더 편리한 도구를 사용하긴 하지만 엄마가 돌을 썼던 기억이 있기에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발 각질을 제거해보겠다고 다 쓴 후 돌려주니, 그 친구가 다 썼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말했더니 그 친구는 비누를 몸에 바른 후 그 돌로 몸을 문지르는 것이다! 너무너무 아파보였지만 친구는 무척 시원해 했다.


디자인 | 김진복 기자   글과 사진 제공 | 홍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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