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매력, 태국

태국

 
 
으로 굿뉴스코 해외봉사를 가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전 영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영어를 쓰는 나라는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이왕 해외에서 1년을 지낼 거면 특이한 언어를 배우고 싶었어요.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는데 ‘요리보고 세계보고’라는 프로그램에서 터키의 음식과 태국의 음식이 소개되는 순간 맛있어 보이는 음식에 매력을 느껴 둘 중 한 나라에는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태국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선배들로부터 태국 관련된 정보나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태국으로 가기로 했어요. 특히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습니다.

태국 해외봉사를 다녀와 무엇을 배우셨나요? 짤막한 에피소드와 함께 얘기해주세요.

가장 잘 배운 것은 태국어입니다. 태국어는 자음 44개, 모음 34개의, 라면부스러기를 뿌려놓은 듯한 모양의 글자를 사용합니다. 처음에는 ‘그림 같이 보이는 이 언어를 내가 과연 말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태국사람들을 만나 보니 태국어를 정말 하고 싶더라고요. 그 나라의 언어를 먼저 이해해야태국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잖아요. 태국어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공부를 해보니 태국어가 잘 맞았어요. 태국에 간 지 6개월 만에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됐고 말하는 것은 어느 정도 통역이 가능했어요. 해외봉사를 다녀오면 다른 언어를 받아들이는 건 기본이고, 현지 대학생들과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대화할 시간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작은 것에서부터 한국과 태국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찌개를 끓이면 가운데 냄비를 두고 각자 숟가락으로 먹거나 국도 같이 나눠먹기도 하잖아요. 한국 단원들끼리 각자 숟가락으로 국 떠먹고 그러니까 태국학생들이 저희가 먹던 음식엔 손도 안 대더라고요. 결국 나중엔 태국학생들이 직접 설명해줬어요~.
“가운데 국그릇에 쓰는 숟가락이 따로 있어서 각자 떠먹어야 돼. 이 사람 저 사람 입 댄 걸 쓰면 섞이잖아.”
그런데 참 희한한 건 태국인들은 빨대를 이 사람 저 사람 같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다는 거예요. 이런 문화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잖아요? 태국에서 봉사하면서 나와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외국인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는데 그들이 한국 정서와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을 해도 저는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말은 그 나라의 정서이기도 하니까요.
 
 
태국에서 어떤 봉사를 했나요?
일단 태국어 덕분에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태국 여행을 할 때 혼자서도 어디든지 다닐 수가 있겠더라고요. 작년에 결혼해서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가이드 없이 남편과 여기저기 잘 다녔거든요. 그리고 태국에 여행을 가려고 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항상 연락이 와요. 저한테 이것 저것 정보를 물어보는데, 주변 사람들은 ‘태국!’하면 ‘이보름!’이 바로 떠오른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는 거 쉽지 않잖아요?
해외봉사를 막 다녀와서는 태국 대사관에서 행사가 있을 때 통역했어요. 굿뉴스코 3기로 태국에 다녀온 선배가 대사관에서 일을 했는데, 후배들에게 통역 관련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어요. 덕분에 저는 4년 동안 태국 대사관 행사 통역을 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행사가 있을 때 영사님을 초청할 수도 있었고, 태국의 유명한 공연팀도 알게 됐어요. 태국어를 계속 사용하다보니 잊지 않고 계속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굿뉴스코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여러 가지 직업을 체험하고 순간적인 대처능력, 적응력이 길러진 것 같아요. 한국어 선생님, 댄스 선생님, 요리 선생님, 공연기획자, 의상제작 등 태국에 있으면서 많은 것들을 해봤고요. 태국에 다녀와서도 고등학생들에게 댄스를 계속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도 외국인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만나면 외국인들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줄 수 있겠더라고요.
 
 
2007년 태국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이보름씨, 2006년과 2007년 2년간 아프리카 토고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박종도 씨 두 사람은 7년 후, 2014년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해외봉사가 그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끈이 되었다.

 
 
굿뉴스코 커플로 결혼하셨는데 어떻게 선택하셨나요? 결혼에 대해 조언을 하자면요~
첫째, 결혼에 대한 환상 또는 기대를 갖지말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기 때문입니다. 결혼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기에 잘 맞는 것보다 안 맞는 게 훨씬 많거든요.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아예 다른 종족(?)이라는 걸 인정하셔야 해요. 생각하는 것도 보는 시선도 아예 다르거든요. 정말 달라요.
둘째, 본인이 남편보다 부족하다고 여겨라. 본인이 남편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함께 맞춰 가며 사는 게 재밌어요. 저는 남편한테 종종 말해요. 나 같이 성격이 좋지 않은 사람이랑 결혼해줘서 고맙다고…. 사실이거든요. 내가 못났다고 생각하니 나보다 나은 남편의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게 너무 고맙고요.
셋째,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서로의 감정을 잘 설명해주려고 합니다. TV나 SNS를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여자들의 언어가 있다고 하잖아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니 남자들이 답답하겠더라고요. 이렇다 저렇다 정확하게 말해주지도 않으면서 왜 모르냐며 성질을 내는 여자를 이해한다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삐졌으면 왜 삐졌는지 설명을 해줘요. 답답하면 상황이 이래서 답답했다. 그렇게 말을 해주니까 남편도 이해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어요. 이렇게 대화를 하니까 서로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대화라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왜 굿뉴스코 출신 짝을 선택했냐?’고 물으신다면 통하는 게 있어서예요. 남편은 2년간 토고로 해외봉사를 다녀왔어요. 서로 지냈던 나라와 살았던 환경은 다르지만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며 배운 건 똑같잖아요. 그리고 언어를 배우면서 겪었던 어려움이라든지 같은 것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 부유하게 사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해외봉사를 하며 알게 됐어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한데, 저희 부부는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서로에게 억지로 맞춰가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른 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걸 배우며 지냈던 그 시간들이 현실에서도 적용이 되더라고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현실과는 어떻게 다른지요?
전 솔직히 결혼에 대한 환상이 따로 있지는 않았어요. 주변에 결혼한 선배들을 보면서, 그리고 엄마 아빠를 보면서 결혼에 대한 환상을 따로 만들어 놓은 게 없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결혼하고 실망을 했다든지 그런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만족합니다^^. 기대를 크게 한 만큼 실망도 크다고 하잖아요? 결혼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를 갖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환상은 그야말로 환상일 뿐이거든요.
결혼 상대에 대한 이상형에 대해서도 제 개인적으로는 이상형을 딱! 만나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연애는 환상처럼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혼은 현실이에요. 레알 현실! 연애는 쉽게 헤어질 수 있지만, 결혼은 그게 아니잖아요? 한평생 같이 살아가야 하는 것이니까 환상을 따라가야 하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현실을 생각해야 되죠. 결혼은 서로의 장점, 단점을 보고 하나둘 맞춰가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사는 거라고 하잖아요. 완성된 하트는 없다고, 둘이 같이 하트를 만들어 가는 거라고…. 결혼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재미있어요. 상상하지 않았던 일들이 매일 매일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작은 것이라도 남편이 제게 무언가 해주는 것이 정말 고맙고 감사해요.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살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해외봉사가 부부 사이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언제든지 그 시절을 추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아서 좋아요. 대화가 쭉 이뤄질 수 있는 소재가 둘 다 많다보니 대화가 끊길 일이 별로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둘 다 해외를 많이 다녀보고 경험해봐서 그런지 생각하는 것도 갇혀 있지 않고 좀 개방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대화의 중요성을 둘 다 잘 알고 있기에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고 지내게 되고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굿뉴스코를 다녀와서 지금은 굿뉴스코와 관련된 인터넷이나 SNS를 관리하는 일, 사진을 찍는 일들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일들을 함께할 굿뉴스코 동문들이 많이 모일 수 있도록 활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인터넷이나 SNS활동은 취미로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남편이랑 저랑 둘 다 사진을 찍기를 좋아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굿뉴스코 단원들이 봉사하는 모습을 한번 제대로 찍어봤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올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이보름 씨는 남편과 함께 2세의 앞날을 계획하고 있다. 두 부부는 나중에 아이가 커서 대학생이 될 때 자신들처럼 해외봉사를 통해 더욱 성장할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벌써부터 어느 나라로 보낼지 의논 중이다. 다른 세상을 경험한 그들 부부가 행복해 보인다.

사진 | 배효지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