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수용소에서 탭댄스? 전쟁터에서 춤이라니…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그 묘한 이질감이 곧 연극 <로기수>의 핵심이다.
복면을 뒤집어쓴 수십 명의 포로들이 함께 춤을 추는 한 장의 사진.
그 사진으로 시작된 뮤지컬 로기수는 말도 안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조차 꿈을 꾸는 하늘을 날고 싶은 북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로기수>에서 이념을 넘어선 희망의 춤사위를 느껴보자.
시간 화~금요일 8시 / 토요일 3시, 7시 / 일요일 2시, 6시
장소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문의 02-541-2929
티켓 가격 R석 66,000원 S석 44,000원
그런 그가 미군 보급창고에서 처음 만난 미국 탭댄스에 빠져버렸다. 그것은 그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드는 꿈이자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새로 부임한 수용소장 돗드는 포로들을 적십자단 환영 무대에 세우고자 한다. 하지만 당시 포로수용소의 북한군 포로들은 공산당파와 반공파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었기에 얼굴을 보이기조차 자유롭지 않았다. 미군으로부터 춤, 노래 등을 배운 그들은 얼굴이 노출되면 공산당파 포로들에게 해코지를 당할까 두려워 복면을 쓰고 무대에 오른다. ‘나를 가로막은 저 철망을 넘어 나를 억압하는 모든 걸 버리고 나는 춤추고 싶어. 꿈꾸고 싶어. 세상 끝까지 이대로.’ 절망적인 환경에서 노래하며 탭댄스로 꿈과 희망을 찾은 로기수를 말리던 형 로기진도 그의 열정을 가로막지 못하고 그 꿈을 지켜주다가 희생하는데….
보도사진작가 베르너 비쇼프가 1952년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찍은 사진. 전쟁포로들이 얼굴에 복면을 쓴 채 열을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뒤로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은 마치 이들을 감시하듯 서 있다. 어떤 상황일까?
당시 거제 수용소의 포로들은 공산당파와 반공파로 갈라져 대립했고 미군에게 춤과 노래를 배운 반공파들은 얼굴이 노출되면 공산당파들에게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복면을 썼다고 한다. 이 사진 한 장에 상상력을 더해 태어난 창작뮤지컬 <로기수>. 전쟁통에 이념의 대립이란 상황에서 탭댄스로 꿈을 키우는 소년의 이야기를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