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서 선택한 아프리카
내가 우리 교회를 만난 지 어언 19년이 되었다. 꼬마 때 엄마 따라 교회를 나가기 시작해 초등학교6학년 때까지 다니다가, 이후로 스물넷이 되던 해까지 발걸음을 끊었다. 가끔 교회에 간 적이 있었는데, 엄마에게 돈을 받기 위해서였다. 세상에서 나는 내 멋대로 참 방탕하게 살았다. 재작년 10월, 아버지와 심하게 싸웠다. 아버지성격도 보통이 아니시기에, 정말 살 마음이 없어서‘당신이 아빠라도 상관없다. 같지 죽자!’ 하는 마음으로 싸웠다. 그런데 막상 죽음 앞에 서니까 무서웠다.

아버지는 구원받지 않으셨지만 나는 1년 전쯤에 구원받았는데, 죽음 앞에 서니까 내가 구원받았다는 사실이 몹시 흔들렸다. 구원을 받았다 해도 교회의 음성이나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멋대로 살았던 것을 생각하니 죽음이 두려웠다.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 팔목을 꽉 잡고 힘을 쓰지 못하게 소파에 눕혔다. 내가 그렇게 힘이 센 것이 아닌데 초인적인 힘이 나왔다. 나중에 보니, 아버지 팔이 다 시커멓게 멍들어 있었다.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친구 집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왜 그런 아버지를 만나고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랐을까?’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많이 울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내가 잘못했다고 하지 않고 무조건 아버지 탓으로 돌렸다. 나중에 엄마가 들어오라고 하셔서 못 이기는 척 들어가 아버지께 울면서 죄송하다고 했지만, 마음에서는 앙금이 사라지지 않았다. 내 모습이 정말 악했다. ‘나란 인간은 부모도 죽일 수 있는 놈이구나!’
실제로 친구들은 많이 죽이려고 했다. 싸우다가 벽돌로 머리를 찍기도 하고, 공사장에서 쓰는 큰 알루미늄 판으로 친구 머리를 찍으려고도 했다. 진짜 친한 친구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른 친구들과 다 싸운 것 같다.

나는 나만 생각하고 살았기에 친구여도 마음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때려버렸다. 아버지를 늘 욕했지만, 내 성격이 아버지와 똑같았다. 그런 내모습을 돌아보며 전과 같은 생활을 도저히 계속할 수 없었다. 나는 아프리카부룬디로 단기선교를 지원했다.

▲ 부룬디에서 봉사하는 김성현
▲ 부룬디에서 봉사하는 김성현
10년 피운 담배가 그냥 피우고 싶지 않았다
부룬디로 가는 비행기 안, 부룬디에 도착하면 선교사님과 사모님께 “내가 봉사는 하겠습니다. 그런데 나 담배 피우고 술 먹으니까 그런 것은 신경 끄십시오. 어차피 복음이나 교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요.” 하고 말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밥을 먹고 나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일어나지 않았다.

밥 먹고 나면 바로 담배를 피워야 하는데 … . 내가 담배를 피운 지 10년이 지났으니까 꽤 오래 피웠고, 밥만 먹으면 늘 담배를 피우고 싶었는데 그 생각이 안 올라오는 거였다! ‘한번 보자. 언제까지 안 피우고 싶나?’ 하루 이틀이 지나고, 1주일 2주일이 지났다. 그런데도 전혀 담
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담배를 끊는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인가?
교회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자기 힘으로 끊을 수 없고 하나님이 끊게 해주신다고 하던데, 하나님이 나에게도 일하시는구나!’

내게 일어난 변화에 깜짝 놀라서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하나님이 나에게 역사하셨으니까 나도 거기에 대한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바꿔먹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에는 아무것도 아니었겠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했다. 그 후로도 담배는 한 번도 피우지 않았다.

노력할 단어도 없는데…!
나는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아 영어 실력이 진짜 형편없었다. 부룬디에 도착해서 자기 소개를 해야 했는데, 영어회화 책을 보고 거기에 나오는 문장을 그대로 베껴서 말했다.
“내 이름은 김성현이고, 나이는 스물 셋입니다. 저의 취미는 음악 감상이고, 축구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성경을 좋아합니다.” 성경이라는 말만 내가 덧붙였다.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도 할 수 있는 말인데, 나는 그것도 말할 수 없었다.

부룬디에 도착해서 2주 만에 마하나임 학교를 홍보하러 나갔다. 한국에서 함께 간 다른 친구들은 영어가 조금이라도 되기에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나는 케냐에서 온 ‘조이스’라는 단기선교사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런데 조이스가 자기 따라다니지 말고 사람들을 만나서 말을 하라고 했다. 아는 영어라고는 간단한 표현 한두 개뿐인데 어떻게 말하겠는가. 그런데 나에게 자꾸 노력하라고 했다. 아는 단어가 있어야 노력하지, 노력할 단어도 없는데 … !
한 달 동안 아프리카 친구들과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지냈다. 아침에 “잘 잤어?” 하고 인사하는 것, “밥 먹었냐? 밥 맛있게 먹어라.” 하는 것이 내가 하는 말의 전부였다.

▲ 영어캠프에 참석한 아이들에게 성경 말씀을전했다.
▲ 영어캠프에 참석한 아이들에게 성경 말씀을전했다.
영어로 세 시간 동안 말씀을 전했다
부룬디에 간 지 3개월 만에 무전전도여행을 떠났다. 가기 전에 준비를 많이 했다. 모대곤 선교사님이 복음을 어떻게 전하는지를 적은 종이도 주셨다. 나는 영어를 너무 못 하니까 그림으로라도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아담과 하와, 천국과 지옥, 뱀과 선악과’ 등을 그렸다. 그림을 보여 주면서 손짓발짓으로 복음을 전할 생각이었다.

드디어 무전전도여행을 떠나 도착한 마을 기테가, 그곳엔 전기도 없고 우물도 없었다. 우리가 전도하자 마을 사람 100여 명이 말씀을 들으려고 모였다. 정말 부담이 되었지만 어쩔 수 없이 복음을 전해야 했다. 창세기 성경을 폈다. 창세기 3장 이야기가 영어로 말하기가 그나마 쉽기 때문이었다. 닷새 동안 그곳에서 지내야 하기에 5일 밤낮을 창세기 3장 이야기로 버텨야겠다고 생각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내 입에서 영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무려 세 시간을 이야기했는데도 막히지 않았다. 내가 아는 단어만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조합해서 쓰는데도 말이 되었다. 말씀을 다 전하고 나서, 내가 세 시간 동안 영어로 말씀을 전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내가 어떻게 영어로 말을 하고, 내가 어떻게 성경 이야기를 전할 수 있지?’하나님에 대해서 생각했다.

‘진짜 이건 내가 말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내 입을 열어 말씀을 전하게 하시는구나! 그렇다면 내가 5일 동안 창세기 3장 말씀만 전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다음 시간부터는 성경 말씀을 잘 모르지만 일단 이야기를 꺼냈다. 나아만 장군 이야기, 베드로 이야기, 38년 된 병자 이야기 … . 이야기를 하다 보면 처음에는 많이 막혔다. 30분 정도 이야기하면 할 말이 다 떨어졌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 도와 달라고 마음으로 깊이 기도했다. ‘나,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데, 당신이 나를 여기에 보내셨고 당신이 내게 말씀전할 마음을 주셨으니까 내 입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그러고 나면 입이 열렸다. 해야 할 말이 생각나고, 사람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성경 구절이 생각나고 … .

전도여행을 떠나기 전에 복음을 전하는 데 쓰이는 성경 구절들을 종이 넉 장에 빽빽이 적어서 갔는데, 그걸 한 번도 보지 않고 복음을 전했다. 말씀을 전하는 동안 그 구절들이 다 생각났기 때문이다.‘하나님이 다 준비하셨는데, 하나님이 준비하신 계획 안에 내 계획을들고 왔구나.’정말 감사했다.

▲ 부룬디에 간 지 3개월 만에 무전전도여행을 떠났다. 전도여행에 동행한 응가비라노 형제와 함께, 여행 중 길에서.
▲ 부룬디에 간 지 3개월 만에 무전전도여행을 떠났다. 전도여행에 동행한 응가비라노 형제와 함께, 여행 중 길에서.
이제는 공부 해야겠다
그동안 나는 내 틀 안에 갇혀 있었다. ‘난 영어를 못 해, 난 성경을 몰라… .’ 무전전도여행을 다녀온 후로는 그 틀을 다 깨뜨려버렸다. 무슨 말이든 하려고 했다. 문장이 맞지 않아도 이야기했다. 그렇게 지내는 동안영어가 조금씩 늘었다. 점점 신이 났다. 그런데 내 좋은 마음으로 하다 보니, 그게 얼마 가지 못했다. 다시 영어에 서툴다는 부담에 사로잡혀 복음 전하는 것이 주저되었다.

한번은 한국에서 온 다른 단체의 봉사단원들을 만났다. ‘잘됐다, 이 기회에 우리말로 복음을 전하자!’ 하고 생각했다. 그동안 영어로 복음을 전하면서 ‘내가 못 하는 영어로도 이 정도 복음을 전하는데, 한국말로 전하면 목사님 뺨치게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너, 정말 한국말로 복음을 잘 전할 수 있어?’ 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서 복음 전한 것으로 나를 높여 놓은 것이 보였다. 복음을 전할 수 없는 실제 내 모습이 보였다.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도, 하나님의 은혜를 다 빼버리고 내 것들만 남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날 후로 복음 전하는 일을 위해 하나님께 자주 기도했다. 그 전에 는 어느 곳에 가서 말씀을 전할 일이 있으면 준비하지 않고 그냥 가서 성경을 뒤지다가 눈에 들어오는 내용을 전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 성경을, 복음을 공부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말씀을 전하기전이나 복음을 전하기 전에 성경을 보고, 선교사님께 들은 말씀을 메모해 놓은 것을 보며 공부를 많이 했다. 선교사님도 “복음 전하는 것도 공부해야 해. 너희들 공부 안 하면 절대로 복음을 전할 수 없어.” 하고 자주 말씀하셨다. 그 일 또한 하나님이 내게 베푸신 큰 은혜였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나는 봉사만 하다 돌아왔을 수도 있는데, 그처럼 복음을 전할 수 있게 공부도 하여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그 삶이 정말 행복했다.

“선생님, 당신은 우리의 목사입니다.”
6월 말에 있었던 우간다 월드캠프 기간에도 하나님은 내게 큰 선물을 주셨다. 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우간다에 갔을 때, 케냐 나이로비교회의 김병관 전도사님이 나에게 ‘복음 전할 줄 아냐?’고 물으셨다. “저는 영어는못 합니다. 그런데 복음은 압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다음날 전도사님 은 우리 선교사님을 찾아와 “성현이가 복음을 전할 줄 압니까?” 하고 물으셨다. 선교사님은 “얘, 영어는 못 하는데 복음은 전할 줄 알아.” 하셨다. 그러자 전도사님이 갑자기 어느 반의 교사 이름을 지우더니 거기에 내 이름을 써넣고는 “너, 오늘부터 이 반 교사 해라.” 하고는 가버리셨다.
‘우간다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인데, 이런 나라에서 영어가 서툰 나보고 무얼 어떻게 하라고 … ?’

60여 명의 교사 가운데 한국 사람은 나와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온한 형제님뿐이었다.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그때 키수무에서 선교하시던 양덕만 목사님이 “복음을 전할 때 학생들을 보지 마라. 그들이 말씀을 잘 듣든 안 듣든, 말씀을 거절하든 욕을 하든 복음의 힘을 믿어라.” 하고 이야기해 주셨다. 내가 말씀을 잘 전하지 못하고 영어에 서툴러도 복음의 능력만 믿으면 하나님이 일하신다고 하셨다. 솔직히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긴가민가했다.


실제로 내가 우리 반 학생들에게 서툰 영어로 복음을 전했을 때, 학생들은 나를 안됐다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봐도 학생들이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에서 계속 부담이 올라왔다. ‘이대로 계속 교사를 해야 하나, 진행본부에 찾아가서 못 하겠다고 말해야하나?’ 그런데 하나님은 계속 “나를 믿고 복음을 전해라. 내가 학생들에 게 구원을 선물해 줄게. 너는 입만 열어라. 내가 네 입을 통해 일하게 네입을 빌리자.” 하셨다. 마음을 정했다. ‘내가 영어를 잘하건 못하건 복음을 전하자!’


그렇게 캠프가 지나갔다. 우리 반 12명 모두 구원받지 않은 학생들이 었는데, 캠프를 마칠 때 보니 6~7명이 구원을 받았다. 그 친구들이 나에게 선생님이나 목사님이라고 부르며 복음을 전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했다. 절대로 나를 잊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들 중에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여럿 되었는데, 그들도 나에게 “선생님, 당신은 우리의 목사입니다.” 했다.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에게 교사라는 직분을 주시고, 학생들 앞에 나아가 복음을 전하게 하신 하나님. 내가 전하는 복음을 듣는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고 구원을 받게 인도하신 하나님. 그런데 우리 반 친구들은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나는 그 영광을 하나님께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이 아니었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인데, 하나님이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나에게 하나씩 가르쳐 주셨다. 먼저 내 상태를 정확히 알게 하시고, 다음에 그 문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주셨다. 내가 믿음을 가지고 뛰어넘은 것이 아니라, 내가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하나님이 만들어 가셨다. 하나님이 내 안에 믿음을 하나씩 만들어 주셨다.
우간다 월드캠프에 참석한 후로 나는 복음을 위해 살고 싶었다. 선교사가 되고 싶었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받은 사랑을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 부룬디 월드캠프기간에 ‘깃발 뺏기’ 경기에서 이긴 학생들이 기뻐하고 있다. 나는 진행을 맡았다.
▲ 부룬디 월드캠프기간에 ‘깃발 뺏기’ 경기에서 이긴 학생들이 기뻐하고 있다. 나는 진행을 맡았다.
그래, 망하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자!
그 후로도 나는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부룬디 월드캠프 때에는 우여곡절 끝에 부모님이 오셨다. 아버지는 절대로 교회에 오실 분이 아닌데, 먼 아프리카까지 오신 것이다. 부룬디에 오셔서 변한 내 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많이 놀라셨다. 부모님과 함께 처음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 후로 나는 한 번 더 시험에 들었다. 좋은 일이 이어지다 보니 다시 내 좋은 마음에 빠져 지냈던 것이다. 내 마음을 믿으면 반드시 혼돈과 고통이 찾아왔다. 하나님의 인자하신 손길로 사단이 넣어준 그 마음에서 얼마 후 풀려날 수 있었다.

부룬디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 마음에서 갈등이 일어났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서 마하나임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을까? 나는 잠자는 것, 쉬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국에 가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잡혀있었다. 교제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선교사님께 나가지도 않았다. 그런 가운데 케냐 수양회에 참석했고, 콩고 선교사님과 단기선교사들이 교제하는 시간에 선교사님이 우리에게 물으셨다.

“삼성과 이름도 없는 회사 두 곳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면 어디를 가겠습니까?”
30여 명이 다 삼성이라고 대답했다. 삼성에 가면 돈을 많이 받으니까, 배울 것이 많으니까, 다른 사람보다 높은 위치에 설 수 있으니까 등등 이유는 가지각색이었다. 목사님이 다시 이야기하셨다.
“그렇지요. 한국은 몰라도 삼성은 알 만큼 삼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로,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님의 회사에는 안 들어가려고 합니다. 삼성은 언젠가는 망하지만 하나님의 회사는 절대로 망하지 않는데, 여러분은 왜 그 회사에 들어가지 않습니까?”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이 되었다.

‘하나님의 회사는 진짜 망하지 않는 회사인데, 망할 것같이 보여도 절대로 망하지 않는 회사인데, 나는 왜 거기에 들어가기를 주저했지?’
하나님이 내게 해주시고 싶은 말이 그것이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하나님의 일꾼으로 일한다면, 내 눈으로 볼 때 돈이 없을 수도 있고 가진 것이 없을 수도 있지만 난 절대로 망하지 않겠다!’그 자리에서 마음을 정했다.
‘내가 여태 가지고 있던 생각, 이게 내 생각이 아니라 사단이 준 음성이 구나. 사단이 나를 하나님의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방해했구나.’ 갇혀 있던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 내가 망하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자!’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을 때
선교사님께 정한 내 마음을 말씀드렸다.
“목사님, 저 망하지 않는 하나님의 회사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기에 제가 너무 부족하고 은혜를 입어야 하는데,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많이 교제해 주세요.”
“그래, 내가 봐도 너는 세상에 가면 또 방탕하게 살 것이니 네가 갈 곳은 하나님의 회사밖에 없다. 네가 세상을 따라가면 언젠가는 망해서 교회로 돌아올 것이다. 지금 마음을 정하고 인도를 받으면 넌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네가 마음만 낮추면 네 주위에 있는 사람이 다 네 스승이 된다. 누구에게라도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 네가 신학교에 들어가면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생각하고 낮은 마음으로 무릎을 꿇고 배워라.

너는 내가 섬겨준 별이지만, 그 별은 오래 못 간다. 1년 동안 부룬디에서 사랑 많이 받고 하나님의 보살핌 안에서 은혜로 편하게 지냈는데, 신학교에 들어가면 똥이 되어서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는 복음 전도자가 될 사람이 아니고, 복음을 위해 살 사람도 아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하나님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을 때 빨리 거기 들어가서 하나님의 세계를 배우고 싶은 마음, 하나님의 일꾼으로 쓰임 받으면 내가 진짜 위대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이 막 올라왔다. 내가 설령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낮고 천한 위치에 있더라도 하나님 앞에 설 때 복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전의 김성현은 이미 지나갔다
돌아보면, 내가 전에 어떻게 살았든지 하나님이 내 인생을 이끄셨다는 마음이 든다. 내가 형편없이 살지 않았다면 절대로 복음을 위해 살 사람이 아니기에 하나님은 날 내버려두셨고, 결국 이 자리에 서게 하셨음을 본다. 그래서 지난 삶을 후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고 복음을 위해 살고자 하는 마음을 하나님이 주셨기에 너무나 감사하다.
부룬디에서 돌아와 세상 친구들과 만나 술자리에 앉았는데, 내 마음에서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친구들이 주고받는 이야기의 내용이 너무 유치했다. 품격이 낮다는 게 아니라 유치한 세상 이야기밖에 없었다. 요즘은 기도가 많이 된다. 언제라도 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사람
이기 때문이다. 게을러지고 나태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집에 있지 않고 교회의 행사들에 참석한다. 몸이 힘들어도 말씀을 듣는 삶이 좋다.


얼마 전에 한 말씀을 받았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이 말씀처럼 이전의 김성현은 이미 지나갔다. 내가 구원받은 순간 김성현은 없는 것이다. 내 속에서 올라오는 생각들을 보고 ‘이전의 내 삶이 나빴는데 내가 신학교에 갈 수 있을까? 신학교에 가서 잘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건 다 이전의 김성현이다. 나는 이미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새 것이 되었다. 새 것이 되었으니 사단의 음성을 듣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게 살면 나는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의 인도로 주님을 뵙는 그날까지 복음 전하는 삶을 살 것이다.

▲ 부룬디 교회 청년들과 단기선교사들
▲ 부룬디 교회 청년들과 단기선교사들
이전에 알던 교회 친구들이 나를 보고 정말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좋은 마음이 얼마 가지 않는다고들 한다. 맞다. 내가 세상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나는 다시 이전의 김성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내 좋은 마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좋은 마음으로 살고자 한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곳으로 이끌리고, 하나님의 음성을 따라 살고 싶다.

부룬디에서 나를 위해 사는 삶 보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이 얼마나 값지고 행복한지 알았다. 복음을 전해서 한 사람이 구원받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나는 아프리카에 다시 가서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 복음 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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