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국문과 15학번 슈사 무크토바

슈샤는 3년 전에 한국에서 굿뉴스코 활동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한국유학을 감행했다. 그는 ‘한국어 통·번역가’라는 꿈을 위해 다음 달 연세대학교 국문과에 신입생으로 입학할 예정이다.

 
 
마론 인형 같은 외모에 금발을 한 러시아 소녀가 속사포처럼 유창한 한국어를 쏟아낸다. 그는 올해 스물셋인 슈샤. 굿뉴스코 활동을 대전에서 한 덕분(?)인지, 억양에서 충청도 사투리가 자연스레 묻어나온다.
“비행기를 타고 2년 만에 인천공항에 내렸을 때에는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릴 정도로 기쁘더라고요. 요즘은 외국인 등록증과 의료보험 등 각종 서류준비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의 모습은 새 학기 준비로 마음이 설레는 한국의 여느 여대생들과 다름없다.

본래 무용학도였던 그는 학창시절 4년 동안이나 발레를 전문적으로 배웠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무용을 그만두고,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미술문화학과에 진학했다. 학과 공부에 흥미를 붙이지 못해서 문헌정보학과로 전과했지만, 공부보다는 한국드라마를 인터넷으로 보기를 즐겼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가며 독학을 하던 중, 우연히 굿뉴스코 단원이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한글학교 소식을 접했다. 이후 한글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굿뉴스코 댄스팀인 ‘라이쳐스 스타스’ 팀원들과도 어울렸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그 또한 굿뉴스코 단원이 되어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제 성격이 원래 굉장히 소심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행여 말 실수라도 할까 봐, 사람들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어요. 같이 파송된 러시아 단원 두 명하고만 어울렸는데, 몇 달 뒤에 그 친구들이 모두 고국으로 돌아간 거예요. 하는 수 없이 주위에 있는 한국 사람들과 친해져야 했어요.”
마침 그의 숙소는 방이 커서 한 방에서 함께 지내는 한국 학생들이 14명이나 합숙했다. 개인적인 성향이 짙고,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러시아 문화에 비해 공동체 의식이 강한 한국 사람들의 ‘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는 매일 잠들기 직전까지 또래보다 두세 살 많은 언니들에게 타지생활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마음을 나눴다. 또 러시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전 지역의 ‘라이쳐스 스타즈’ 팀원으로 활동하며, 2012월드캠프와 굿뉴스코 페스티벌, 각종 관련 워크샵에 참가했다. 또 시간이 날 때마다 대전에 위치한 충남대학교와 배재대학교를 찾아 굿뉴스코 홍보도 했다.

▲ 굿뉴스코 출신 학생들과 함께 대전 시내에서 아프리카 노래를 부르며 (왼쪽에서 네 번째가 슈샤)
▲ 굿뉴스코 출신 학생들과 함께 대전 시내에서 아프리카 노래를 부르며 (왼쪽에서 네 번째가 슈샤)
“러시아에서는 대학건물들이 도시 곳곳에 단과대별로 떨어져 있어요. 한국의 대학 캠퍼스는 공원처럼 낭만적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아주 예쁘더라고요.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인상이 깊었어요. 러시아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더라도 도서관에서 밤을 새는 일은 거의 없거든요. ‘나도 이렇게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며 학업에 몰입하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그는 굿뉴스코 활동으로 한국어를 체득하며, ‘한국어 통·번역가라는 꿈을 갖게 되었다. 2013년 8월 고국인 러시아로 돌아갔지만, 새로운 인생의 목표가 생겼기에 본래 다녔던 학교로 복학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현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굿뉴스코 단원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며 한국유학을 준비했다.
“돌이켜보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무척 좋아했어요. 한국어를 처음 배울 때에도 한국 책을 많이 읽고 싶었는데요. 한국어를 러시아어로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어 자료가 거
의 없더라고요. 저는 앞으로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통·번역할 수 사람이 되고 싶어요. 로버트 할리나 샘 해밍턴처럼 방송활동도 하면서 제가 배운 해외봉사 마인드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어요.”
2시간가량의 인터뷰가 조금도 막힘없이 진행될 만큼 그의 한국어 실력은 유창했다. 한류 열풍에 흥미를 가진 것을 계기로 자신의 꿈을 키우고 있는 슈샤. 기자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가 있는지’ 물었다.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데 KBS 드라마 <왕의 얼굴>이 재미있더라고요. 학교에 가면 연관된 콘텐츠를 두루 접해보고 싶어요!”
슈샤는 2월이 더욱 기쁘다.


 
 
모델 | 슈샤 무크토바 Mukhortova Kseniia 사진 | 홍수정 기자
진행 | 배효지 기자 헤어&메이크업 | 차경희 의상협찬 |Mind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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