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혁 쌤의 취업 X파일

구직자 대부분은 스펙 문제로 자신이 취업에 실패한다고 생각하고 스펙을 쌓는 데 열을 올린다. 그러나 또 면접에서 떨어지고 눈물을 흘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취업 컨설턴트 조민혁은 취업이 안 되는 것은 사실 내 자신의 문제라고 일침을 놓는다. 열정과 패기를 보는 임원들 앞에 서기 위해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채용 절차는 서류심사→인적성→1차 면접→최종 면접 순입니다. 여기서 1차 면접과 최종 면접은 중요한데 시급하지 않습니다. 인적성 검사는 중요하고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인적성 검사를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인적성 검사 또한 중요합니다. 자소서도 중요하고 시급합니다. 서류 안에 들어가는 것이 이력서, 자소서이죠.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적성 검사와 자소서처럼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먼저 준비합니다. 남들도 그 일을 먼저 하기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죠. 시급한 것을 하다 보니 실수, 시행착오도 많아집니다. 반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중요한데 시급하지 않은 것을 먼저합니다. 즉, 1차 면접, 최종 면접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방학 때 1차 면접, 최종 면접에 집중해야 합니다. 스펙에 너무 올인하다 보니 정말 했어야할 것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6·25사변이 언제 일어났는지, 우리나라 헌법이 몇 년도에 만들어졌는지도 모릅니다.

면접 때 불합격하는 사람은 어두운 사람, 자신감 없는 사람, 고생 안 해 본 사람 등 세부류입니다. 이들하고는 출근해서부터 10시간 이상 같이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두울 이유가 없는데 어둡습니다. 왜 취업을 해야 되는지 본인이 모르죠. 그런 사람은 최종면접에서 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답을 본인에게서 찾아야 되는데, 스펙에서 찾습니다. 공통적인 문제는 삶의 문제입니다. 1차 면접, 최종 면접을 위해 이러한 부분을 고치려면 삶이 밝아야 합니다. 마음을 열라는 이야기입니다.

취업은 비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취업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이 그렇습니다. 가수 서태지 씨가 9집 앨범 8곡을 준비하는데 5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열정이죠. 지원 동기는 내가 올인을 해서 고민을 많이 해야 나옵니다. 고민을 하지 않고 쉽게 결과를 얻으려고 하니까 답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누구나 열외 없이 입사하는 순간, 을이 됩니다. 그런데 자꾸만 갑을 꿈꿉니다. 여행이 좋아서 여행사에 지원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공대생의 경우, 엔지니어를 꿈꾼다면 지방 근무가 당연한데 ‘유배 간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본인의 인생과 자신에 대한 비관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친구 관리도 하지 않고, 존경하는 사람도 없고, 고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립니다.

이런 우울한 생활부터 바꾸어야 됩니다. 면접장에 가면 이러한 마인드를 모두 탈바꿈해야 됩니다. 그것이 얼마나 힘듭니까? 그래서 표정이 어둡고, 결국 면접에서 떨어집니다. 회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는 학교를 졸업을 한 사람에게 자기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면접관이 휴학을 했었는지 물어봅니다. 휴학을 한 것을 문제로 삼기 때문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목표가 있어서 휴학을 했는지, 그냥 휴학을 했는지 알고 싶어서입니다. 임원들은 결과를 보지 않고, 과정과 패기를 봅니다. 그 사실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속 시원해지는 Q&A
Q1.면접관 앞에서 자신감 있게 해야 되나요, 겸손하게 해야 되나요?
둘 다입니다. 겸손하고 자신 있게 해야 됩니다. 본인을 어필하는 단어나 표현을 적게 사용하면 자신감 있게 들려요. 자신감과 겸손이란 건 결과입니다. 씨앗을 뿌렸을 때, 무언가를 했을 때 나오는 열매죠. 나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공을 버리려다 보니 나를 감추고 있구나. 전공을 버리면 안 되겠다.’ ‘내가 지방대 출신이라서 그렇구나. 지방대를 인정해야지’ 하면 마음이 열립니다. 면접관이 여러분을 공격하는 게 아닌데 공격받는 것처럼 느낍니다. 면접관이 자격증 때문에, 휴학 때문에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Q2.졸업유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졸업유예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졸업 유예가 끝났을 때,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신감이 남을 수 있다면 해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졸업유예는 하지 마세요. 면접관은 왜 졸업유예를 했는지 반드시 점검합니다. ‘이건 안 물어보겠지’ 하는 것만 물어봅니다. 졸업 유예를 한 후 스펙을 쌓는 사람들이 있는데, 분명한 것은 회사는 회사에 대한 절실함을 중요하게 봅니다. 절실하게 임하세요.

Q3.자소서 작성시 겸손해야 되나요, 자랑해야 되나요?
자소서에서는 자랑하면 안 됩니다. 자랑은 이력서에 하세요. 자소서는 결과를 물어보지 않고, 이력서는 결과만 있죠. 어떻게 결과를 1000자나 쓸 수 있나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과정이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과정을 쓸 때, 다 똑같이 리더 역할, 소통의 달인에 대해서 씁니다. 다 똑같이 쓴 내용은 보지 않아요. 차라리 자신이 작은 팀원으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남이 잘되어 기뻤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세요. 겸손이라는 것은 자신감과 붙어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겸손하지 않아서 실패한 사람이 많습니다. 자소서의 내용 자체가 겸손하게 작성되어야 합니다.

Q4.직무 경험이란 무엇인가요?
직무 경험은 직무에 관련된 경험이 아니라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을 말합니다. 안타깝게도 여러분은 구직 활동에 있어서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취
업에 있어 스펙을 보다가, 보지 않는 상황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죠. 삼성의 경우, 애당초 2학년 때 어느 정도 방향을 정하고, 3학년 때 계획해서, 4학년 때 그 계획에 맞게 준비한 사람을 뽑는다고 해요. 그 시기가 지난 여러분은 이제 어떡하라고요. 속상합니다.
여러분은 바꿀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도 준비해야 하죠.

Q5.아르바이트 경험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돼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죠. 아르바이트 경험 너무 좋죠. 대신 회사는 경험 자체를 평가하지 않아요. ‘왜 했는지’ 목적이 중요한 거예요.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를 경험했어도 자발적인 목적, 무엇을 생각하기 위해서인지가 중요해요.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이 날 무시하는 건가? 알바 시급 5,200원 벌어서 뭐해?’라는 생각으로 보냈다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Q6.인문 vs. 상경 중 선호하는 학과가 있나요?
당연히 상경 계열을 선호합니다. 4년 동안 회사에 대한 것을 공부한 학과인데 선호하면 안 되나요? 그러나 선호는 선호일 뿐입니다. 점수화시켜서 가산점을 주진 않아요. 경영학과도 채용에서 많이 떨어집니다. 다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출발할 수 있죠. 경영학과인 만큼 기대하는 수치가 높습니다. 재무팀, 회계팀은 기대치가 더 높고, 마케팅팀은 그보다 더 높습니다.

Q7.토익 점수가 어느 정도로 중요한가요?
토익은 중요하지 않아요. 회사는 토익에 대한 믿음이 없으니까요. 삼성 채용 보세요. 어학점수 레벨이 정해졌잖아요. 삼성 SDS에서 영어 쓸 일이 없죠. 그곳에서 일 못하고 나가면 비전공자 데려다 놓고 일해요. 밤새도록 일해서 오류 잡아내요. 어학이랑 무슨 상관있나요?

Q8.이력서에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만 써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금융 자격증을 땄더라도 금융 쪽에 적성이 맞지 않아서 마케팅을 갔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은행 가려다가 갑자기 진로 바꿨다고 싫어하는 임원은 없습니다. 임원 분들 나이가 여러분 아버지 또래입니다. 아버지와 많이 대화해 보면 알죠. 임원 분들이 기대하는 것이 전문성일까요? 그분들도 고시, 편입 고민했던 분들이기에 여러분의 생각을 잘 압니다.

Q9.전문분야 자격증이 필수인가요?
자격증은 필수가 아닙니다. 졸업을 위해 자격증이 필요한 곳이 있기도 해요. 외대 학생들은 어학 점수 몇 점 이상이 필요하고, 건축공학과는 기사자격증을 요구하는 데도 있죠. 그렇지 않은 이상 자격증 준비는 하지 마세요. 자격증 외에도 할 게 너무 많아요. 취업에서 정말 중요한 면접 준비를 해야죠.

Q10.직무 선택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본인이 직접 먹어봐야 합니다. 시간이 없다면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물어봐야 합니다. 몇 다리 건너서 “마케팅이 어때?” “영업 관리는 어때?” 하면 본인에게 맞는 직무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직접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Q11.고스펙자가 서류에서 탈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수록 놓지 못합니다. 고스펙자는 자신의 스펙을 놓지 못합니다. “별 거 없어요. 안 돼도 삼성 정도 생각하고요. 많이 바라지 않아요. 월 350만 원이면 돼요.” 현실에 없는 회사를 가지려고 합니다. 눈을 낮춰서 지원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차피 회사에서 여러분은 다 노예입니다. P&G, 구글 코리아에 가서 신입사원이 되나, 파스쿠치에서 커피를 만드나 다 똑같은 일입니다. 대신에 장기적으로 생각하세요. 일을 했을 때 ‘내 중심으로 할 수있을 것이냐’, ‘이 일을 꾸준히 했을 때 내가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을 것이냐.’ 그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대기업과 작은 기업 중 어떤 회사가 많겠어요? 전 세계 건축 구조를 복원하고, 공학기술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보급하는 마이다스아이티라는 작은 회사가 있어요. 여러분은 이 회사에 대해서 잘 몰라요. 삼성SDS와 마이다스아이티 중 어디에 가고 싶어요? 여러분 머릿속에는 기준이 대기업, 남의 눈이잖아요. 자신이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자신이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선택하는 겁니다.

디자인 | 김진복 기자 도움말 | 조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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