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의 아픔을 딛고 시에라리온에 희망이 자라고 있다

▲ 체육대회에서 즐거워 하는 학생들
▲ 체육대회에서 즐거워 하는 학생들
영화 'Blood Diamond’의 무대이기도 한 아프리카 서쪽 끝에 위치한 시에라리온은 다이아몬드로 인한 잦은 내전의 상처와 고통을 가진 나라다. 다이아몬드로 인한 시에라리온의 내전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다이아몬드가 주는 부에 눈이 먼 사람들은 광산을 차지하기 위해 소년병들을 마약에 찌들게 하여 그들의 손에 도끼와 총검을 쥐어진 채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이게 했다.
다이아몬드 광산을 반군과 정부가 번갈아가며 채취했고 지금은 광맥이 말라버려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채굴된 흙을 물에 거르는 일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전 국민의 90%가 평생 보지도 못한 다이아몬드에 의한 전쟁으로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았다.

2002년 영국의 중재로 내전이 끝나고 엄청난 경제 발전을 일궈낸 나라 시에라리온, 하지만 이곳에서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평균 수명 35세 가장 짧은 나라, 인구대비 난민 수와 장애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인 이곳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지금 시에라리온에는 한국에서 파견 된 한 선교사를 통해 희망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2007년 1월 시에라리온에 처음 파견 된 황용성 선교사(시에라리온 프리타운 교회)는 선교활동을 하며 소망 없는 현지 청소년들을 위해 링컨과 같은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링컨 하이스쿨(Lincoln High School)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 링컨 하이스쿨의 교실과 책상, 의자를 손수 만들고 있는 황용성 선교사
▲ 링컨 하이스쿨의 교실과 책상, 의자를 손수 만들고 있는 황용성 선교사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교실을 짓고 책상과 의자를 만들고, 학생들과 교사를 모집하였지만 학교를 운영한 경험이나 자금도 부족하여 어려움도 많았다. 다행이 300여명의 학생이 신청하였고 학교를 시작하게 되었다.
“학생들에 비해 책상과 의자가 부족해 서로 바짝 붙어 앉아서 땀을 뻘뻘 흘리는데도 배우고자 하는 열의에 감동을 받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가 마치면 시장에 나가서 코코넛이나 음식물을 팔면서 스스로 학비를 벌어야 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형편을 원망하지 않고 밝게 웃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한국에서 행복할 수 있는 조건에서 사는데도 욕망에만 빠져서 삶을 불행하게 여긴 것을 깨달았습니다. 300명이 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학교를 관리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힘들지만 이 어려움들을 통해 하나님을 느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학교 안에서 댄스 팀과 합창단을 만들어 학생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것을 생각할 때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 황용성 선교사(시에라리온 프리타운 교회) - 

그리고 5년이 지난 2012.04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의 링컨 하이스쿨에서 4.6-7일 이틀간 아주 특별한 운동회가 열렸다. 처음으로 열리는 체육대회라 연습할 운동장을 빌리는 것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선생님들 간에 갈등도 있었지만 그 일로 서로가 더 가까워졌고 얼마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드디어 체육대회가 시작되었다.
Red, Blue, Yellow, Green 4팀으로 나누어 진행 된 체육대회에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참석자들과 함께 달리기, 줄다리기, 투포환 던지기, 깨끗하게 먹기 대회, 태권도 등등 체육대회 게임들이 진행되면서 처음 100여명에서 1,000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다.

▲ 체육대회가 열리는 운동장
▲ 체육대회가 열리는 운동장
▲ 체육대회에서 즐거워하는 링컨 하이스쿨 학생들
▲ 체육대회에서 즐거워하는 링컨 하이스쿨 학생들
“중학교 1학년 때 저는 문제아였습니다. 도둑질하고, 싸움을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링컨하이스쿨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저는 계속 제 생각만 믿고 있었습니다. 황용성 선교사님과 상담을 하면서 전해주시는 말씀을 들으며 구원을 받고 정말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제 생각을 더 이상 믿지 않고 하나님의 생각을 믿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하는 체육대회라 무척 떨렸는데 폐막식 때 태권도와 댄스도 해서 이 지역에서 가장 특별한 운동회가 되었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와서 구경하고 정말 멋졌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속한 엘로우팀이 1등을 해서 정말 기뻤습니다. 트로피를 제가 받았는데 정말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이번 운동회가 제 삶에서 가장 멋지고 행복했던 체육대회였습니다.”
                                                   - 링컨하이스쿨 고등학교 1학년 존 방구라 -
각박한 환경 속에 자신 밖에 모를 줄 알았던 학생과 선생님들도 협동 할 수 있었고 체육대회를 통해 함께 즐길 수도 웃을 수도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행복이라는 것은 우리가 억지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마음을 나눌 때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고 한다.
“올해 1회 체육대회에는 400명의 학생들이였지만 내년에는 1,000명의 학생들과 더 기쁘고 행복한 체육대회가 될 것입니다. 1년 후 더 많은 링컨 하이스쿨 학생들이 함께 할 것이고 변할 것입니다.“
시상식 후 체육대회를 마치며 황용성 선교사는 내년을 기약했다. 

시에라리온의 내전은 끝났지만 그 피의 다이아몬드의 영향은 아직도 그대로다. 이곳에 필요한 것은 자선단체의 경제적 지원보다 미래를 키워갈 청소년들이 가져야 할 희망이다.
한 선교사가 품은 희망이 처음엔 불가능하게만 보였지만 5년이 지난 지금 하나의 희망이 400명의 마음에서 자라고 있다. 앞으로 5년, 10년 후 링컨 하이스쿨의 청소년들이 자라 각각의 위치에서 그들이 품은 희망을 전할 때 시에라리온이 어떻게 변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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