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혁 쌤의 취업 X파일 (2)

 
 

Q1 다음 취업시즌까지 어떻게 효과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아직 하반기 공채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취업시즌인데 겸손하지 않게 벌써 물러서려고 하시네요. 그런 자세로는 합격하지 못합니다. 하지 않으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공대생이라고 하셨지요? 공대생인데 아직 취업을 못한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요즘은 인문계보다 공대 출신을 더 많이 뽑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취업실패는 사회 탓이 아니라 자신 탓입니다. 공대생이면 현장에서 뛸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러지 않는다는 겁니다. 겸손하지 못한 거죠.
진심으로 무언가를 원하면 주변을 탓하지 않고, 그 길을 내 길로 받아들입니다. 정말 PD가 되고 싶었다면 대기업에도 갈 수 있고, 종편에도 갈 수 있어요. 그런데 다들 대기업에 가려고 해요. 그래야 주변에서 가야 멋있다고 하니까요.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자꾸만 본인의 스펙 탓으로 돌리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자기한테 맞는 길이 분명히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될 때입니다. 내 직무가 어디에 맞는지 누구에게 물어본 적이 없잖아요. 언젠가는 꼭 해야 되는 일입니다. 입사한 뒤에 하면 이미 늦습니다. 언젠가 해야 되는 고민을 자꾸 뒤로 미루면 죽을 때까지 미룰 것입니다. 취업을 본인의 인생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Q2 공대를 졸업했지만 취업해서는 마케팅업무를 하고 싶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그렇다면 공대생일 때 최선을 다했어야 합니다. ‘이러이러한 일이 싫어서 이 회사에 왔다’고 했을 때 좋아할 회사는 없습니다. 회사는 여러분이 싫어하는 일을 시켜요. 신기하게도 그걸 정확히 간파해냅니다.
“숫자 싫어하지? 그러면 엑셀 해 봐.”
“서울에만 살아서 지방에서는 못살지? 지방에 6개월 가 봐.”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합니다. 회사는 나의 관심사에 관심없습니다. 회사에 대해 너무 환상을 가지고 접근하지 마세요. 특히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만 보고 취직하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특히 여성들은 백화점, 면세점에 들어가고 싶어 하며, 실제로 경쟁률도 높습니다. 그런데 입사한 직원 10명 중 6명 정도는 퇴사합니다. 이런 회사들은 전 세계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직원들에게는 일단 지방근무부터 시키는데, 이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Q3 압박면접 대처법은 무엇인가요?
연습하면 됩니다. 사람들 앞에서 1시간 내내 이야기하면서 남들의 시선을 즐기면 단련이 됩니다.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지, 실천하면 다 됩니다. tvN <오늘부터 출근>이란 프로그램에서 출연진들이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프레젠테이션하기를 두려워합니다. 무대에 서서 본인의 음악을 하는 것과 직장인들 앞에서 결론부터 두괄식으로 말하는 건 상황은 다르기 때문이죠. 연습을 하기 위해 주변 상황을 정리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살면서 하루 종일 면접 상황을 생각하고 연출해 보세요. 매일 친구와 자소서 쓰듯이 두괄식으로 이야기하세요.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어느덧 생활화가 될 것입니다.

 
 

Q4 생산품질 계열 지원을 하는데 학과생활 외에 대외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자소서에 쓰면 도움이 될까요?
생산품질 부서 직원에게 대외활동을 권하지는 않겠죠. 게다가 공부만 하기에도 빠듯한 공대생한테 말이죠. 얼마 전 모 대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팀장이 ‘우리 회사는 공대생은 자소서 평가를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어요. 전공 점수만 본다는 이야기죠. 전공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컴퓨터공학과 학생이라면 어플리케이션 개발하고 알고리즘을 짜느라 밤새면서 얼마나 희열을 느꼈는지를 보고 맞춤형 인재를 뽑겠다는 것입니다.
이공계 수학 I, II, III가 있으면 I을 공부한 사람보다는 더 어려운 III를 공부한 사람이 더 좋다는 것이죠. 여러분에게 우울한 이야기이지만, 현실입니다.

Q5 전공과 직무의 연계성을 얼마나 중요시하나요?
전공과 직무의 연계성이 높은 이공계라면 당연히 전공만 볼 테지만, 그렇지 않은 인문계는 다릅니다. 인문계는 처음부터 배운다는 각오로 힘들여 더 많은 공부를 해야 됩니다. 이공계생과 비교하면 안 됩니다. 모아놓은 적금을 타듯 그들은 대학생활 동안 어려운 공부를 한 것에 대한 보상을 잠깐 누리는 시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면 이공계는 입사하면 이직이 어렵습니다. ○○자동차 변속기를 만들기 시작하면 평생 그걸 하는 것이죠. 인문계는 그렇지 않아요. 장단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초점을 둬야지 대기업이란 간판,  근무조건, 장소 등에 초점을 두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일러스트 | 김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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